지난 6월 21일 인천 옹진군 대연평도 해안에서 우리 해군 고속정이 북한 영해에서 조업중인 중국 어선을 주시하고 있다. /사진=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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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평도 인근 해상에서 실종된 해양수산부 공무원이 북한 해역에서 발견된 것으로 파악된다. 이 공무원이 북한으로부터 피격을 당해 사망했다는 설 역시 힘을 받고 있다. 국방부는 이와 관련해 "다양한 관련 첩보를 분석하는 중"이라고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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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리퍼만 남긴 채 새벽에 사라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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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국방부 등에 따르면 지난 21일 낮 12시 51분 인천 옹진 소연평도 남방 2㎞(1.2마일) 해상에서 해수부 소속 어업지도선 선원 A씨(47)가 실종됐다는 신고가 해양경찰에 접수됐다.
A씨는 전남 목포 소재 서해어업지도관리단 소속 해양수산서기(8급)다. 실종 당시 소연평도 인근 해상 어업지도선에서 어업지도 업무를 수행하고 있었다. 꽃게 성어기라 어업지도선은 물론 해경, 해군 모두 총출동한 상황이었다.
어업지도선에 함께 탄 다른 승선원들의 진술 등을 종합하면, A씨는 21일 오전 0시부터 4시까지 당직근무를 했으며, 오전 1시 35분쯤 개인 업무를 이유로 조타실에서 나간 것으로 알려졌다. 동승한 선원들은 21일 오전 11시30분쯤 점심식사를 앞두고 A씨가 보이지 않자 선내와 인근 해상을 수색했으나 A씨의 슬리퍼만 선상에서 발견됐다. 이후 해경에 실종신고가 접수됐다.
22일 오후 1시 50분부터 23일까지 해양경찰 및 해군함정, 해수부 선박, 항공기 등 약 20여대의 구조세력이 실종해역을 중심으로 집중수색했지만 실종자를 발견하지 못했다.
해당 어업지도선에는 CC(폐쇄회로)TV가 설치됐지만 A씨가 사라진 장면은 CCTV의 사각지대에서 벌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조사당국은 A씨의 동선과 실종 경위를 파악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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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적 선택인가 자발적 월북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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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20일 오후 인천 옹진군 대연평도에서 바라본 북한 갈도가 해무로 인해 흐릿하게 보인다. /사진=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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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 실종 가능성이 높던 A씨 사건이 변곡점을 맞이한 것은 22일 군 당국에 접수된 첩보 이후다. 군 당국은 A씨가 북한 해역에서 발견된 정황이 포착됐다며 정밀분석중이라고 23일 밝혔다.
국방부는 A씨의 생사 여부에 대해서, 또는 어떻게 A씨가 발견됐다는 정보를 획득했는지 등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정보 취득 경로 자체가 군 기밀사항에 해당할 가능성이 높다. 어업지도선 내에서 유서 등은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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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묵묵부답인 가운데 피격·사망설 떠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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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1일 경기 파주 접경지역에서 바라본 북한 초소(오른쪽)에 인공기와 최고사령관기가 내려가 있다. 왼쪽은 지난 6월 23일 북한의 대남 확성기 재설치 당시 깃발이 걸려있는 모습. /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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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당국은 북측에 정보공유를 요청할 예정이었다. 현재 정부가 북한에 정보 공유를 요청할 수 있는 경로는 판문점 적십자 채널, 남북간 군 통신선, 유엔사 채널 등이 있다. 하지만 북한은 지난 6월 대북전단 살포를 중단하지 않는 한국 정부에 대한 항의 차원에서 일방적으로 남북간 연락채널을 모두 차단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23일까지 북한 정부는 A씨에 대한 어떠한 입장도 내지 않고 있다. 북한의 정보 공유와 입장 표명이 늦어질수록 정확한 사건 파악도 차일피일 늦어질 수밖에 없다. 관계당국은 A씨가 북한에 있는 사실이 확인될 경우 송환을 요청한다는 방침이었다.
그런데 일부 매체는 정보당국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A씨가 월북을 시도하다가 북측의 원거리 총격을 받고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북측이 코로나19(COVID-19) 방역을 위해 A씨를 화장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말을 덧붙였다.
국방부는 이같은 보도에 대해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았다. A씨의 사망설에 힘이 실리는 이유다. A씨가 월북을 했던 것인지, 아니면 사고로 조류에 떠밀려 북으로 향했던 것인지 여부 등은 더 따져봐야 한다. 북측이 원거리 총격을 했던 것인지, A씨를 붙잡은 후 총격을 한 것인지 등 역시도 아직 명확하지 않다.
24일 오전 중 국방부는 지금까지 확보한 첩보들을 분석한 결과를 밝힐 예정이다. 명확하게 설명되지 않은 미스터리들이 얼마나 풀리게 될지 여부가 관건이다.
세종=최우영 기자 young@, 최경민 기자 brow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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