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총회 화상 연설서 충돌
트럼프 “거짓말” 등 맹비난
시진핑 “대화를” 확전 자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 사진)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2일(현지시간) 뉴욕에서 열린 제75차 유엔총회에서 화상 연설을 하고 있다. 뉴욕 | A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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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중국 정상이 22일(현지시간) 유엔총회 화상 연설에서 코로나19 책임론 등을 두고 충돌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중국 바이러스’라고 부르며 “중국에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은 “중국은 다른 나라와 냉전이나 전면전을 벌일 생각이 없다”며 미국이 코로나19 사태의 정치화를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뉴욕에서 열린 제75차 유엔총회 일반토의에서 화상 연설을 하면서 “우리는 188개국에서 무수한 생명을 앗아간 중국 바이러스라는 보이지 않는 적을 상대로 치열한 전투를 벌이고 있다”고 했다. 이어 “바이러스 발생 초기 중국은 국내 여행을 봉쇄하면서도 중국 밖으로의 항공편은 허용했다”며 “중국 정부와 중국이 사실상 통제하고 있는 세계보건기구(WHO)는 인간 대 인간 감염 증거가 없다고 거짓말을 했다”고 말했다. “유엔은 중국에 대해 그들이 한 행동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도 했다. 또 “중국은 매년 수백만t의 플라스틱과 쓰레기를 해양에 투기한다”며 “중국의 탄소배출량은 미국의 거의 2배에 달하며,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고 했다.
시 주석은 화상 연설에서 “국가 간에 이견이 있는 것은 정상적이지만 반드시 대화와 협상으로 적절하게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은 세계 최대 개발도상국으로서 평화적이고 개방적”이라며 “패권이나 세력 확장을 추구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문명 간의 충돌에 빠지는 상황을 피해야 한다”며 “각국이 연대를 강화하고 코로나19 정치화를 중단해야 한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제기하는 중국 책임론을 반박한 것이다. 다만 “대화와 협상”을 강조하는 등 미국과 전면전을 피하려는 입장도 드러냈다.
장쥔(張軍) 유엔 주재 중국대사는 시 주석 연설을 소개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19 중국 책임론을 반박했다. 장 대사는 “국제사회가 코로나19 바이러스와 싸우는 데 전력을 다하고 있을 때 미국은 정치 바이러스를 전파하고 있다”며 “미국 대통령의 근거 없는 비난을 단호히 거부하고 반대한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 바이러스 주장을 정치 바이러스로 규정하며 맞받은 것이다.
워싱턴 | 김재중 특파원 herme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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