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영동군 양강면 구강마을은 46가구 70여명이 사는 작은 농촌마을이다.
해마다 명절이 되면 이 마을엔 자식, 손주, 친인척들이 찾아와 북적였다.
하지만 올해의 경우 사정이 다르다.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주민들이 자식·손주들에게 “이번 추석에는 절대 오지 말라”고 당부했기 때문이다.
쓸쓸한 추석을 보내는 주민들에게 최근 반가운 소식이 찾아왔다.
마을에서 주민들에게 긴급재난지원금을 지급하기로 한 것이다.
영동군 구강마을은 자체적으로 마련한 마을기금을 활용해 주민들에게 긴급재난지원금을 지급하기로 했다고 23일 밝혔다.
충북 영동군 양강면 구강마을 배정완 이장(사진 왼쪽)이 마을 주민에게 긴급재난지원금을 전달하고 있다. 영동군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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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기금은 평소 주민들이 농약 빈병이나 폐비닐 등을 팔아 모은 돈이다.
올해도 3500만원 정도를 모았다.
마을 주민들은 당초 이 돈을 춘계 관광, 체육대회 등에 400만~500만원 정도를 사용할 계획이었다.
그러니 코로나19로 이를 활용하지 못했다.
이 마을 배정완 이장(57)과 주민들은 명절을 앞두고 쓸쓸한 마을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 긴급재난지원금을 집행하기로 뜻을 모았다.
지급 대상자는 이 마을에 주소를 둔 46가구이다.
배 이장은 23~24일 마을을 돌며 1가구당 10만원씩의 영동사랑상품권을 전달할 계획이다.
거동이 불편한 홀몸노인 가정에는 배 이장이 필요한 물품을 직접 구매해 가져다 주기로 했다.
배 이장은 “코로나19로 더욱 외로운 명절이 될 것 같아, 작은 위로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에 주민들의 뜻을 모았다”며 “마을주민 모두가 힘을 모아 위기를 극복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삭 기자 isak84@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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