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1만8353곳에서 흔적 남아…국회에 특검 요청”
박병우 세월호참사진상규명국 국장이 22일 오전 서울 중구 소공로 포스트타워에서 열린 ‘세월호 블랙박스’ CCTV 조작 관련 특별조사 요청 기자회견에서 ‘DVR 조작’ 관련 조사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뉴스1 |
가습기살균제사건과 4·16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이하 사참위)가 지난 2014년 법원에 제출된 세월호 폐쇄회로(CC)TV 복원 데이터와 세월호 블랙박스 격인 DVR(Digital video recorder·CCTV 영상장치) 본체 수거 과정이 조작됐다는 증거를 확보했다면서 특별검사 임명을 22일 요청했다.
사참위는 이날 서울 중구 포스트타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CCTV 영상 조작의혹을 조사한 결과, 법원에 제출된 CCTV 복원 영상 파일이 조작됐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DVR 본체 수거과정 조작에 대한 증거도 추가 확보함에 따라 국회에 특별검사 임명을 요청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세월호 안에는 64개의 CCTV가 설치됐고 DVR은 항공기의 블랙박스와 같다”며 “사고 당시 바로 수거됐다면 사고 원인은 물론이고 구조를 기다리던 승객들의 마지막 동선을 쉽게 파악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기존 검찰 수사는 DVR 복원데이터의 심도 있는 분석을 하지 못해 데이터에서 식별되는 조작 흔적을 발견하지 못했다”며 “세월호 DVR 수거 과정에서 확인되는 심각한 조작 정황도 간과했다”고 지적했다.
가습기살균제사건과 4·16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 제공 |
앞서 법원에 제출된 데이터 파일에는 4월10일부터 참사 당일인 16일까지의 비디오·인덱스 파일이 포함됐다.
이와 관련해 사참위는 “광주지방법원 목포지원에 제출된 영상 파일을 분석한 결과 1만8353곳에서 주변부와 동일한 내용의 섹터가 식별됐다”며 “엉뚱한 주변 섹터의 데이터가 복사된 후 덮어쓰기 되는 바람에 해당 섹터의 영상 재생 시 에러가 발생하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덮어쓰기에 사용된 소스 데이터와 에러가 발생하는 데이터 사이의 간격에 임의의 규칙성이 발견되며, 덮어쓰기 된 데이터는 동영상 파일임에도 관련(MPEG-4) 규격에 부적합한 것으로 누구든 식별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특히 이러한 덮어쓰기의 74%가 4월15일~16일 사이에 집중됐다고 사참위는 강조했다.
세월호 참사의 직접적인 원인과 관련한 CCTV 영상이 집중적으로 조작됐을 가능성이 제기되는 이유다.
사참위는 DVR 수거 과정 조작 의혹을 보강하는 추가 증거도 함께 제시했다.
세월호 선체 내 64개 CCTV와 선으로 연결돼 있던 DVR이 분리된 채 다른 장소에서 포착된 점, 해경이 사참위에 제출한 DVR 수거 과정을 담은 영상이 재촬영된 영상으로 보인다는 점, 해경 현장지휘본부 문서 정리현황 문건에서 ‘0509 DVR 인양후 인수인계 내역’이라는 공문서 제목이 등장하는 점 등이다.
문호승 세월호진상규명소위원회 상임위원은 “사참위 조사관들은 국내외 최고 전문가들과 함께 세월호 CCTV 영상 데이터는 변조됐으며 DVR 수거과정도 조작됐다는 단서를 찾아냈다”며 “앞으로 특검에선 사참위가 찾아낸 사실 토대로 그렇다면 누가 조작했는지, 왜 그랬는지를 낱낱이 밝혀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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