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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이재명 지사 대법원 판결

[박정규의 작살]이재명에게 보내는 공개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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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수원)=박정규 기자]#1.2015년쯤이다. 당시 이재명 성남시장(현 경기지사)을 처음 만났을때 그는 이미 싸움닭이었다. 변호사 출신답게 논리도 정연했고 달변가였다. 홍준표 당시 경남지사와 무상급식을 놓고 격론을 벌이고 공개토론을 제안했다. 남경필 전 경기지사와 좋은 사이도 아니다. 거침없었다. 언론의 십자포에도 절대 굽히지않았다. 언론뿐 아니다. 정치인들의 공격에도 맞장을 떴다. 엄청난 소송은 당연히 잇따랐다. ‘소송의 달인’으로 손색이 없었다. 악플과 선플은 늘 기사 댓글에 공존했다. 내가 아는 이 시장은 흥행을 위해 기다릴 줄도 안다. 골든타임을 찾아내는 천부적인 재질도 있다. 당시 박근혜 대통령의 정책에 반기를 들었고, 이로인해 수많은 고초도 겪었다고 했다. 하지만 그는 ‘직진’ 그 자체였다. 성남공화국이란 표현을 썼다. 성남대통령, 사이다라는 별칭은 이미 흔한 표현이다. 유승준 입국 반대에도 적극적인 입장을 표현해 포털 클릭수를 높혔다. 지자체장이 연예인 관련 내용에 접근하는 것은 흔하지않는 일이다. 그는 자신의 존재감을 세상에 드러냈다. 성남시장 재직시 한국갤럽 조사에 잠룡 1%지지율로 세상에 화려하게 등장했다.

#2. 그는 지금 대권 잠룡 1~2위라는데 이견이 없다. 대법원 족쇄도 없어졌다. 하지만 지금의 이재명 경기지사 모습은 성남시장 당시 모습과 크게 다를게 없어보인다. 대권 잠룡인데 말이다. 코로나 사태에 신천지를 급습해 국민적 관심을 한몸에 받았다. 이 파트가 이재명 발톱의 서막이다. 움츠렸던 이 지사 고삐는 풀렸다. 이상하게도 문재인 정부의 실패한 정책마다 대안이 쏟아져 나왔다. 문 정부 약점인 듯 아닌 듯 모호한 경계점에서 이 지사는 해결책을 제시했다.

국민 불만 ‘불멸의 1위’인 제동걸리지않는 아파트 문제 해결책부터 코로나 시대 기본소득 지급, 기본주택, 서민금융경제, 평화론에 대한 대권주자의 순서대로 자신의 의견을 페북정치로 알렸다. 논리도 정연하고 정의로운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용어 선택이 때론 섬뜩하다.

요즘 조세연 보고서에 대한 이 지사의 생각만 봐도 그렇다. ‘얼빠진·문책’까지 끝까지 가보겠다는 이 지사의 의견도 좋다. 하지만 학자의 의견은 의견일뿐이다. 이만하면 됐다. 이 지사는 본인의 원하던 아니든 대권 잠룡이다. 그보다 수신제가치국평천하(修身齊家治國平天下) 관점에서 보면 그가 이끄는 경기도라는 지자체에서 숨은 파열음이 나온다. 이 지사가 먼저 시작했던,지자체가 시작했던 그건 중요치않다. 감정의 골은 깊어진다. 지역화폐와 관련, 남양주·수원 등 몇 지자체에서 이 지사와 공식 충돌했다. 수원·남양주시는 재난기본소득을 현금으로 지급했는데 방침을 어겼다며 비용보전격인 특별조정교부금 지급대상에서 이 두 지자체를 제외했다. 수원 125억, 남양주 70억원이다. 모두가 경기도민인데 말이다. 이대로라면 독립적·독자적인 행정이라며 봉기를 든 지자체가 또 나올 수 있다. 불만이 많은 지자체장은 또 있다. 다만 오프더레코드(off the record)를 요구해 쓸수 없을 뿐이다. 경기도도 제대로 관리하지못하고 ‘눈에는 눈 이에는 이 ’라는 함무라미 법전 잣대는 자칫 공포·독재라는 이미지와 오버랩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래서 자질론도 나온다. 이낙연 대표는 덕장의 이미지가 있다. 이 지사에게 덕장의 이미지는 찾기 힘들다. 그냥 싸움 잘하는 장수고, 병사 이미지가 딱 어울린다.

#3. 대권 잠룡은 달라야한다. 성남시장 모습이 그냥 잠룡모습으로 이어지면 곤란하다. 자신이 옳다고 해도 오류를 들여다봐야하고, 성남시민이 보는 시각이 곧 국민들이 보는 시각이라는 관심법은 애당초 존재치않다. 만약 이런걸로 흥행했다고, 성공했다고 이런 스타일을 고집한다고 해도 곤란하다.

경기도지사급이 아닌 대권 잠룡은 남달라야 할 이유는 참 많다. 법적으로 모든걸 털어낸 어쩌면 유일한 잠룡일지라도 국민들에겐 이따금 따뜻한 덕장의 이미지와 용서와 화해라는 메세지도 중요하다. 조세연 논란으로 “가도 너무 갔다”는 말이 시중에 나돈다. 이 지사가 곱씹어볼 대목이다. 참모들의 역할도 더욱 중요하다.

한 지인이 이런말을 했다. “이 지사 주변에는 제대로 된 참모가 없나봐. 목숨걸고 직언하고 일합을 겨누는 그런 참모가 있다면 참 좋을텐데”라고 했다. 사실 이 지사 주위에는 봉급받는 참모가 수없이 많다 주변에 사람만 많으면 될까. 누가 나에게 조언을 하고 토론을 하고 의견을 개진할 용기있는 참모는 과연 몇명이나 있나 이 지사는 고심해야한다. 독재정치를 할 수 없기 때문에 공론의 장이 필요하다는 것은 이 지사는 잘 알고있다. 이따금 “내 생각만 옳다”라는 오류를 잡아주는 참모도 필요하다. 페북정치 달인인 이 지사는 페북글을 공개하기전에 공론도 해봐야한다. 역발상하면 내가 이들에게 소통을 자유롭게 해줄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줬냐라는 자성의 시간도 필요하다. 성남시장 시절 한 비서실장이 결재서류판 한무더기 들고 자유롭게 시장실을 드나들지 못해서 문 앞에서 안절부절했던 모습을 봤다. “많이 무서운가 보다”라는 생각이 절로 나왔다. 무서우면 소통은 없다. 독재만 남는다. ‘이틀러’가 되서는 안된다.
헤럴드경제

이재명 경기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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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b140@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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