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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이재명 지사 대법원 판결

이재명 쪽, 파기환송심서 “검찰 기소권 남용 폐해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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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구의 공소사실 2년 넘게 유령과 싸워왔다” 호소

검찰 “과거부터 광범위한 의혹”…벌금 300만원 구형

이 지사 “국민께 송구”…다음 달 16일 선고


한겨레

‘친형 강제입원 의혹 사건’과 관련해 관련한 허위사실공표 혐의로 항소심에서 당선무효형을 받았다가 대법원의 무죄 취지 판결을 받은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21일 오후 수원고등법원에서 열린 파기환송심 첫 재판에 출석하며 지지자들에게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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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형 강제입원 의혹’과 관련해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기소돼 당선무효형을 선고받았다가 대법원에서 무죄 취지 원심 파기 판결을 받은 이재명 경기지사 쪽이 “이번 사건은 검찰 기소권 남용의 폐해를 분명히 보여준 것”이라며 “검사의 항소를 기각해 이 사건의 종지부를 찍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수원고법 형사2부(재판장 심담) 심리로 21일 열린 이 지사의 파기환송심 첫 재판에서 이 지사 쪽 변호인은 “피고인은 아무런 실체관계가 없는 허구의 공소사실, 즉 유령과 싸워왔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피고인의 친형인 고 이재선씨에게 정신질환이 있었느냐가 쟁점이 된 사건인데, 검찰은 정신질환이 없었다고 전제하고 공소를 제기했다. 이런 억지·허위 기소를 벗어나는 데에 2년 가까운 시간이 걸렸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검찰은 “선거 과정에서 정치적 표현의 자유가 보장돼야 한다는 대법원의 다수의견 판시에는 동의하나, 이번 사건 발언은 지극히 개인적 의혹과 도덕성에 대한 발언”이라고 반박했다. 또 “방송토론의 돌발성·즉흥성 등 특성을 고려할 때 표현의 명확성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대법원은 판시했지만, ‘친형 강제입원’ 관련 의혹은 과거부터 광범위하게 제기돼 왔다”며 “피고인은 그와 같은 의혹이 제기될 때마다 본건 발언과 대동소이하게 답했고, 토론회 이전에도 동일한 의혹이 제기돼 같은 질문에 대해 준비했으리라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검찰은 이어 “(대법원 다수의견 논리대로라면) 후보자가 어떤 의혹이나 자질 시비와 관련해 소극적 부인으로 일관할 경우 허위사실공표죄로 처벌할 수 없게 되므로, 유권자가 후보자 검증 기회를 박탈당할 수 있다”면서 이 지사에게 파기환송 전 원심 선고형인 벌금 300만원을 구형했다. 선출직 공무원은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벌금 100만원 이상의 형을 확정받으면 당선이 무효가 된다.

이와 관련해 이 지사는 “특별히 드릴 말씀이 없다”고 최후 변론을 했다. 선고기일은 다음 달 16일로 잡혔다.

이 지사는 성남시장 재직 시절인 2012년 6월 보건소장, 정신과 전문의 등에게 친형을 정신병원에 강제 입원시키도록 지시한 혐의(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로 기소됐다. 그는 2018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열린 텔레비전토론회에서 ‘친형을 강제입원 시키려고 한 적이 없다’는 취지의 허위 발언을 한 혐의(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도 받았다.

1심은 이 같은 혐의를 모두 무죄로 판단했지만, 2심은 허위사실공표 혐의에 대해서는 유죄로 보고 당선무효형인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지난 7월 상고심에서 “이 지사의 토론회 발언은 상대 후보자의 의혹 제기에 대한 답변·해명에 해당하며 이 과정에서 한 말은 허위사실 공표 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해 원심을 깨고 무죄 취지로 사건을 수원고법에 돌려보냈다. 대법원 판결이 법적으로 기속력(임의로 대법원 판결을 철회하거나 변경할 수 없는 구속력)이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 파기환송심에서도 상고심의 무죄 판단이 그대로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크다.

한편, 이 지사는 이날 오후 2시50분께 법원에 나와 취재진의 질문에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 그런데도 격려와 응원을 아끼지 않으셔서 송구한 마음뿐이다. 아직 절차가 많이 남아 있으니 끝까지 성실하게 재판에 임하겠다”며 “도정 역시 차질이 없도록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최근 야권과 논쟁이 이어졌던 지역화폐와 관련한 질문에는 답하지 않은 채 그대로 법정 안으로 들어섰다.

법원 주변에는 이른 시간부터 지지자 20여 명이 찾아와 “이재명 화이팅”, “힘내라” 등을 연호하며 법정을 향하는 이 지사의 모습을 지켜봤다.

김기성 기자 player0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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