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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시론] 추석연휴 고비 잘 넘겨야 온전한 등교수업도 앞당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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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시론] 추석연휴 고비 잘 넘겨야 온전한 등교수업도 앞당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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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코로나19 확산 탓에 중단된 수도권 학생들의 등교가 약 한 달 만에 재개돼 모처럼 학교에 활기가 생겼다. 지난달 25일 등교 수업을 끝으로 서울·경기·인천 지역의 유·초·중·고교(고3 제외)에 전면 원격 수업이 시행된 지 27일 만이다. 수도권 전면 원격 수업 기한은 애초 지난 11일에서 20일로 한 차례 연기됐는데 사회적 거리두기 정도가 2.5 단계에서 2 단계로 완화돼 기한이 더 미뤄지지는 않았다. 다만 유·초·중의 등교 인원은 전체의 3분의 1 이내, 고교는 3분의 2 이내로 제한된다. 그간 매일 학교에 간 고3 학생도 대입 수시모집 학생부가 마감돼 등교·원격 수업을 병행한다. 비수도권에도 원칙적으로 같은 기준이 적용되는데 지역에 따라 밀집도를 탄력 운영할 수 있다. 일부 특수학교 등을 제외하고는 전국적으로 전체 학생이 매일 등교할 수 있는 학교는 없는 셈이다. 교육부는 추석 연휴 특별방역 기간이 종료되는 다음 달 11일까지 일단 이 기준을 유지하기로 했다. 연휴를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이후 학교 거리두기 강도가 결정된다는 얘기다. 큰 틀의 코로나19 방역뿐 아니라 학교 수업 정상화 측면에서도 또 한 번의 중대 고비를 맞게 됐다.

수도권 학교들의 문이 다시 열리며 대부분 학교에서 등교수업이 가능해졌으나, 21일 오전 기준으로 전국 4개 시·도 123개 학교에서 여전히 등교수업이 이뤄지지 못했다. 순차적 등교 수업이 시작된 5월 20일부터 지난 20일까지 학생 확진자는 누적 549명인데, 지난 17일 이후에만 10명이 늘었다고 한다. 교실의 기본적인 밀집 구조에다 기온 하강이 겹치는 가을 이후 학교 내 감염 확산 위험도는 더 높아질 수 있다. 각자 가정으로 직결되는 학생들의 동선으로 볼 때 학교는 언제든지 잠재적인 감염 폭발 고리가 될 수도 있다. 한시라도 긴장의 끈을 늦출 수 없다. 원격수업 장기화에 따른 학생 간 교육격차를 해소하는 노력도 학교와 교사들이 안은 숙제다. 설문조사에 따르면 원격수업으로 학습 격차가 확대됐다고 답한 교사가 79%에 달했다. 맞춤형 학습 지도에 더욱 신경 써야 하는 이유다. 학생들이 학교 밖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남에 따라 학생 돌봄에 사각지대가 생길 수 있다는 점도 늘 유념해야 한다. 어린아이들이 방치되는 바람에 사건·사고에 노출되는 불행한 일이 없도록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

교내 방역의 성공 여부는 근본적으로는 학교 밖 감염 억제 노력에 좌우된다. 복잡다단한 학교 밖 일반 사회 구조가 훨씬 더 관리하기 어려운 곳이어서 학교 밖 감염이 교내로 퍼질 위험이 상존하기 때문이다. 감염병으로부터 교실을 지키려면 학교 밖의 노력과 배려가 선행돼야 하는 셈이다. 당국은 추석 연휴 고향과 친지 방문 자제를 당부하지만, 이를 괘념치 않는 여행으로 인한 인구 이동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돼 걱정이다. 지난 5월 연휴와 7월 말~8월 초 거리두기가 완화되자 여행과 모임이 늘어 확진자가 증가한 경험을 잊지 말아야 한다. 확진자 급증세는 꺾였으나 수도권 지역사회에 잠복한 감염이 상당수 있어 연휴를 통해 전국적으로 확산, 증폭될 위험이 크다고 한다. 국내 첫 재감염 의심 사례도 발생해 긴장을 키운다. 공동체 모두의 건강과 안전을 위해 올해만큼은 방역에 협조하는 수준을 넘어 스스로 방역의 주체가 되는 추석 연휴가 되길 바란다. 고향의 부모님, 주변 어르신들의 건강과 아이들의 온전한 학업을 위해서라도 더욱 그렇게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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