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 부품 '소형 롤러블 디스플레이'…"아직 시작단계"
LG전자, 저렴한 中 BOE와 롤러블 폰 개발 협력 중인듯
LG전자가 14일 롤러블 폰의 티저 영상을 공개했다. (LG 윙 공개행사 영상 갈무리) ©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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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정현 기자,권구용 기자 = LG전자가 지난 14일 'LG 윙'과 스마트폰 혁신 전략인 '익스플로러 프로젝트'를 공개하면서 롤러블폰에 대한 공식 티저 영상을 공개했다. 그동안 소문만 무성하던 롤러블폰을 LG전자가 공식화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딱딱한 스마트폰 디스플레이(화면)를 부드러운 소재로 바꿔 책처럼, 혹은 조개처럼 '반으로 접는' 형태가 폴더블폰이라면, 롤러블폰은 아예 부드러운 소재의 스마트폰 화면을 돌돌말아 동그란 축대를 중심으로 잡아 뺏다 넣었다 하며 쓸 수 있는 형태다.
롤러블폰의 상용화는 벌써 4년째 거론되고 있다. 폴더블 폰과 달리 아직 시제품도 공개된 적 없는 롤러블폰, 과연 언제쯤 만나볼 수 있을까.
삼성디스플레이가 지난 2016년 SID2016 전시회에서 처음으로 공개한 소형 롤러블 디스플레이(SDI 제공) ©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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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티저 통해 롤러블 폰 실루엣 공개…내년초 시제품 공개 예상
롤러블폰의 핵심인 '소형 롤러블 디스플레이'가 처음 모습을 드러낸 건 지난 2016년이다. 당시 삼성디스플레이는 'SID 2016'에 참가해 두루마리처럼 말 수 있는 14.5㎝(5.7인치) 크기의 롤러블 아몰레드(AMOLED) 디스플레이를 선보였다.
이후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Δ상소문처럼 펼쳐지는 익스팬더블폰(LG전자) Δ태블릿 형태로 늘어나는 롤러블폰(삼성전자) Δ디스플레이 확장 익스팬더블폰(샤오미) 등 다양한 형태의 롤러블폰에 대한 특허를 출원하며 롤러블폰에 대한 소비자들의 기대감도 커졌다.
특히 권봉석 LG전자 사장은 지난 1월 열린 세계가전박람회(CES) 2020에서 "롤러블TV 갖고 있는 회사가 왜 폴더블을 안하겠냐"며 "시장 인식에 차이가 있고 조금 더 시간이 걸리더라도 프리미엄 혁신 제품을 준비 중"이라며 롤러블폰을 암시하는듯한 말을 했다. 이에 LG전자의 차세대 혁신 폰은 롤러블폰이 되리라는 예측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지난 14일 공개된 티저영상을 통해 드러난 롤러블폰의 실루엣으로 LG전자의 차세대 폼팩터는 롤러블폰이라는 점이 기정사실화됐다.
티저 영상 및 국내에 출원된 특허 등을 바탕으로 보면 현재 LG전자에서 준비하고 있는 롤러블폰은 디스플레이가 'ㄹ'자 모양으로 말려있다가 한쪽을 잡아당기면 넓게 펴지는 형태다.
업계에 따르면 LG전자의 롤러블폰 개발은 'B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진행되고 있다. 현재 LG전자에서는 오는 2021년 공개를 목표로 롤러블폰의 시제품을 준비하고 있는 단계로 알려졌다.
LG전자가 14일 공개한 '익스플로러 프로젝트'라는 이름의 혁신 스마트폰 전략.(LG전자 제공) ©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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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소형 롤러블, 이제 시작 단계…내년 출시 글쎄"
그러나 롤러블폰의 상용화가 2021년에 이뤄지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게 핵심 부품인 '롤러블 디스플레이'를 다루는 디스플레이 업계의 중론이다.
디스플레이의 특정 접히는 부분의 곡률반경(R)이 커야하고, 계속 스트레스를 받는 폴더블폰과 비교했을 때, 롤러블폰에 들어가는 디스플레이는 한 부분이 스트레스를 크게 받지는 않는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휘어져야 하기 때문에 OLED 패널 전체가 휘어짐을 견딜 수 있어야 한다. 기술의 난이도는 크게 다르지 않지만, 요구하는 기술이 다른 셈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아직 소형 롤러블 디스플레이는 연구개발을 시작하는 단계라 롤러블 디스플레이가 스트레스를 견디는 정도가 어느 정도 수준이라고 말하기조차 쉽지 않다"며 "디스플레이 분야 기술력을 보면 국내 업체들이 제일 낫고, 그다음이 중국 BOE일텐데 LG전자는 비용 문제로 BOE와 함께 준비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LG전자의 롤러블폰 파트너로 BOE가 거론되는 이유는 비용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LG전자는 생산공장을 모두 해외로 이전하고 강도높은 '제조 단가 낮추기' 전략을 취하고 있는데, 롤러블폰이 상용화된다면 핵심 부품인 디스플레이 단가가 높아지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부품을 공급할 수 있는 BOE와 협업하는 것으로 읽힌다.
단 BOE가 롤러블 디스플레이를 개발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지난해 삼성전자와 화웨이, 모토로라가 겨뤘던 폴더블폰 1, 2차전에서 삼성전자는 완승을 거뒀다. 승패를 가른 가장 요인 중 하나는 '디스플레이의 완성도'였다.
당시 화웨이와 모토로라 모두 BOE의 폴더블 디스플레이를 사용했다가 "디스플레이의 완성도가 떨어진다"는 비판을 받고 흥행에 실패했다. 삼성전자 폴더블폰의 디스플레이를 제작한 건 '삼성 디스플레이'였다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 TCL이 해외 IT매체 씨넷을 통해 공개한 준비 중인 롤러블 폰의 '모형'. 구동되는 시제품이 아닌 모형이다.(씨넷 유튜브 갈무리) ©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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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제품'도 나온 적 없는 롤러블폰
롤러블폰의 경우, 스마트폰 제조사 중 글로벌 시장점유율이 높은 삼성전자, 애플, 화웨이 등이 개발에 뛰어들지 않아서인지 아직 '시제품'조차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적이 없다.
지난 3월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 TCL이 해외 IT매체 씨넷을 통해 자사가 준비하고 있는 롤러블폰의 '모형'을 공개했을 뿐이다.
TCL은 지난 3일 진행된 'IFA 2020'에서 롤러블 폰의 시제품을 공개할 것으로 기대됐으나, 과거에 공개했던 콘셉트 영상을 그대로 틀면서 롤러블폰 개발에서 별다른 진척이 없다는 점을 드러낸 바 있다.
또 다른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새로운 폼팩터는 제품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어떤 부분이 어렵다는 점이 밝혀지고, 단가도 어느 정도 나올 거라고 가늠하게 된다"며 "스마트폰용 롤러블 디스플레이는 가격이 어느 정도 될지 모를 정도로 아직 연구개발을 시작하는 단계라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에서는) 별로 이야기 나오는 게 없다"고 선을 그었다.
Kri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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