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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들이 마약했나”...국민연금 “그걸 왜” 확인 어렵다

파이낸셜뉴스 김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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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들이 마약했나”...국민연금 “그걸 왜” 확인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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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18일은 창립기념일이라 ‘책임회피’
감사, 고발장도 직접 접수했으나 ‘몰라’ 일관


국민연금 운용역 4명 대마초 혐의 모두 인정 /사진=뉴스1

국민연금 운용역 4명 대마초 혐의 모두 인정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전주=김도우 기자】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직원들이 마약 혐의로 적발된 사실이 알려진 지난 18일 국민연금이 ‘창립기념일’을 이유로 사태 파악도 제대로 하지 않아 안일한 대처로 일관했다는 비난이 일고 있다.

국민연금과 기금운용본부의 운영이 분리돼 있어 “내용을 모른다”는 취지의 답변도 내놔 ‘무책임한 대응’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18일은 국민연금이 창립 33주년을 맞은 공식 휴무일이다.

국민연금공단은 17일 ‘창립 33주년 기념식’을 온라인으로 진행했다.

이날 공단은 “기금적립금 752조 원을 보유한 세계 3대 연기금으로도 성장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모두 함께 행복한 국민, 든든하고 신뢰받는 연금, 스스로 혁신하는 공단 등을 위해 노력하겠다”며 “국민이 믿고 의지할 수 있는 튼튼한 제도와 기금운용으로 국민과의 약속을 지켜나가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18일 오전부터 ‘국민 자산 750조원’을 굴리는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직원이 대마초를 피워다. ‘750조 국민연금, 마약 하고 투자하나’ 등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경찰에 불구속 입건됐다는 보도가 터져 나왔다.

이 사건에 관한 국민연금 관계자의 말은 더 황당했다.

“직원들이 마약했나”는 질문에 국민연금 한 관계자는 “오늘은 창립기념일이고 직원들이 대부분 출근하지 않아 확인이 어렵다”고 답변했다.


그러면서 “기금운용본부 직원 일은 국민연금에서 알 수 없다”는 취지로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기금운용본부 내에 언론 대응 담당자들이 있지만, 그들의 연락처까지는 모르겠다”고 선을 그었다.

/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하지만 기금운용본부는 국민연금이 기금의 전문적 운용을 위해 설립한 조직으로 국민연금 산하에 있다.


이 때문에 산하 조직의 일을 국민연금이 모른다는 설명은 쉽게 납득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파이낸셜 뉴스 취재결과 마약 투약으로 물의를 일으킨 기금운용본부 직원 4명은 자체 감사를 통해 지난 7월 14일 경찰에 고발했다.

또 국민연금 징계위원회의 결정에 따라 직무에서 배제된 이후 지난 9월 9일 해임됐다.

조직의 운영이 분리돼 있다면 기금운용본부 직원이 국민연금의 처분에 따르는 일은 있을 수 없다.

국민연금 또 다른 관계자는 한 참 뒤 “당시에는 상황에 대한 입장정리가 필요해서 그랬다. 미안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금운영본부 직원이 마약한다는 소문이 있어 자체 조사하고 감사해 경찰에 고발장을 접수했다”며 “관련 직원들은 감사 직후 업무에서 배제됐고 현재는 해임된 상태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경찰조사가 진행 중이고 결과에 따라 적법하게 처리할 것이다”고 덧붙였다.

전북지방경찰청 마약수사대는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 위반 혐의로 대체투자 부서 소속 책임 운용역 A씨와 전임 운용역 3명 등 모두 4명을 불구속 입건해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A씨 등은 지난 2∼6월께 전주 소재에 있는 한 운용역의 주거지에서 여러 차례 대마초를 피운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대마를 사들인 것으로 조사됐다.

A씨 등은 경찰 조사에서 “마약을 했다”면서 혐의를 인정했다.

그러나 투약 횟수 등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964425@fnnews.com 김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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