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윤창호법 방조죄' 적용 검토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위험운전치사(윤창호법) 혐의로 입건된 A씨(33·여)가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14일 오후 인천 중부경찰서를 나서고 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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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취 상태로 벤츠 차량을 운전하다가 치킨 배달을 하던 50대 가장을 치어 숨지게 한 이른바 '인천 을왕리 음주 사고'와 관련해, 경찰은 차량 동승자에게 음주운전 방조죄와 함께 '윤창호법 방조죄'도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인천 중부경찰서는 16일 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 방조 혐의로 불구속 입건된 A(47·남)씨에게 이른바 윤창호법인 개정 특정범죄가중처벌법(특가법)상 위험운전치사 방조 혐의도 추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윤창호법이 시행된 지 얼마 안 됐기 때문에, (아직) 윤창호법 방조 입건 사례 없는 걸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음주운전 방조죄의 경우 통상 벌금형이 나오지만, '개정 특가법'의 위험운전치사 방조죄까지 적용되면 징역형을 선고받을 가능성이 크다. 음주운전을 하다가 사망사고를 냈을 경우 처벌을 강화한 개정 특가법의 법정형은 무기징역 또는 3년 이상의 유기징역이다.
방조범의 경우 형법에 따라 법정형의 절반으로 형량이 줄어드는데, 판사가 무기징역이 아닌 유기징역을 선택해 감경하면 A씨의 경우 1년 6개월 이상의 징역형을 선고받게 된다. 다만 초범 여부 등이 양형에 참작될 경우 형량이 더 줄어들 수는 있다.
법조계 관계자는 "개정 특가법상 위험운전치사죄가 벌금형이 없는 죄명이기 때문에 방조범에게도 벌금형은 선고될 수 없다"며 "단정하긴 어렵지만, 음주운전 방조죄로만 기소되는 경우보다 형량이 훨씬 높아진다고 보면 된다"고 했다.
한편 경찰은 이날 오후까지 A씨에 대한 조사를 벌였다. 경찰 관계자는 "A씨가 자신에게 유리한 진술을 하도록 운전자를 회유했다는 의혹을 인정하지 않았다"며 "A씨가 '문자를 주고 받는 과정에 본인이 관여한 바도 없다'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또 "(A씨가) 차 문을 열어준 행위에 대해서는 인정했지만, 나머지 부분은 '술에취해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했다"며 "개정 특가법상 방조 혐의 적용은 더 검토가 더 필요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A씨는 지난 9일 새벽 0시 55분쯤 인천시 중구 을왕리해수욕장 인근 한 편도 2차로에서 벤츠 승용차를 몰다가 사고를 낸 운전자 B(33·여)씨의 동승자다. 만취상태였던 B씨의 차량은 중앙선을 넘었고, 오토바이를 타고 치킨을 배달하러 가던 50대 가장이 치어 숨졌다. 경찰에 따르면 A씨와 B씨는 전날 처음 만난 사이로, 벤츠 차량은 A씨 회사 법인 차량이었다.
고석현·심석용 기자 ko.suk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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