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2.19 (목)

이슈 정부 VS 의료계 첨예한 대립

의대생 국시 못보나 안보나…미응시 2726명 운명은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머니투데이 최태범 기자]

머니투데이

[인천=뉴시스] 이종철 기자 = 전공의들이 업무복귀를 한 8일 오전 국가고시를 거부한 의과대학생이 인천시 미추홀구 인천버스터미널역 사거리에서 피켓시위를 하고 있다. 2020.09.08. jc4321@newsis.com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의료계 집단행동의 마지막 주체였던 의대생들이 단체행동을 중단했지만, 이들의 의사 국가고시(국시) 실기시험 재응시 문제를 놓고 정부와 의료계의 이견이 계속되는 양상이다.

의대 교수들은 의대생들의 단체행동 중단 결정에는 국시 재응시 의사가 담겨있다며 이들의 구제책을 촉구하고 있다. 반면 정부는 의대생들이 직접 요청하지 않는 한 재시험을 검토할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김강립 보건복지부 1차관은 16일 브리핑에서 의대생 국시 재응시와 관련해 "정부의 기존 입장 변경을 검토할 상황은 아직 아니다"며 "의대생들의 명확한 의사표시가 없는 상태에서 정부가 의도를 짐작해 검토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했다.

정부는 지난 4일 대한의사협회(의협)와 집단휴진 중단에 합의하며 의사 국시 접수기한을 지난달 31일에서 지난 6일로 한 차례 연장한 바 있다. 다른 국가시험과의 형평성을 고려할 때 추가 접수나 재연장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전국 의대생 단체인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의대협)는 의대 정원 확대와 공공의대 신설 반대를 위해 실시했던 국시 거부와 동맹휴학 등 단체행동을 지난 14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의대협은 단체행동 중단 이후 국시 재응시 여부에 대해선 별도로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복지부에 따르면 8일부터 시작된 이번 국시 실기에는 응시 대상자 3172명 중 14%인 446명만 신청해 미응시자가 2726명(86%)에 달한다.

연간 3000여명의 신규 의사 배출이 중단되면 당장 수련병원 인턴과 공중보건의·군의관 모집에 차질이 불가피하다. 이로 인한 후폭풍은 고스란히 환자의 몫으로 돌아올 수 있다. 공공의료 인력 부족에 따른 지역 의료격차 심화 가능성도 있다.

정부는 다른 시험과의 형평성·공정성을 고려할 때 추가 기회를 부여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보이면서도, 의대생들이 먼저 국시 응시 의사를 밝혀오면 구제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는 뜻을 내비치고 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지난 14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국시 재응시 기회 부여를 묻는 질문에 "시험을 보겠다고 하는 사람이 없는데 어떻게 하겠느냐"고 반문했다. 의대생들의 의사에 따라 재응시 기회도 열려있음을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의대생들이 정부에 구제 요구를 하려면 대국민 이해를 구하는 절차가 먼저 진행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국민여론이 워낙 악화됐기 때문이다. 정부는 재응시 의사가 공식화되면 국회·여당 등 정치권의 힘을 빌려 해법을 모색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태범 기자 bum_t@mt.co.kr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