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적 달성 여부와 무관하게 부정한 청탁하면 죄"
"법 시행 얼마 안돼…판례 적어 적용 어려울 수도"
검찰, 국방부 등 압수수색…통화내역 등 확보할 듯
[서울=뉴시스]김명원 기자 =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1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해 자리하고 있다. 2020.09.15. photo@newsis.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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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류인선 기자 =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 의혹과 관련해 일명 '김영란법'으로 불리는 청탁금지법 적용 여부가 새로운 쟁점으로 떠올랐다. 법조계 관계자들은 추 장관 측의 문의, 연락이 김영란법상 부정한 청탁인지 검찰 수사가 필요하다고 했다.
16일 뉴시스와 통화한 복수의 법조계 관계자들은 추 장관 등에게 김영란법 위반 혐의를 적용할 수 있는지에 대해 엇갈린 반응을 내놨다. 구체적인 사실관계가 파악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서씨가 2017년 6월 진료에 소요된 4일 외에 병가를 15일 추가로 사용한 것은 특혜라는 의혹에 대해 국방부가 "규정과 절차에 따라 이뤄진 것"이라고 판단하면서 관련 의혹들이 해소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국방부는 서씨가 병원 요양심의를 받지 않고 병가를 연장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규정 위반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추 장관 부부가 국방부 민원실에 휴가 연장 관련 민원을 넣은 정황이 담긴 문건이 공개됐다. 이에 따라 청탁금지법 위반 여부가 복병이 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기존에 고발된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등은 적용되기 어렵다는 시각이 있었다.
추 장관 측이 서씨의 부대 배치 관련 청탁을 했다는 취지의 부대 관계자 주장도 야당 의원실을 통해 알려졌다. 추 장관 딸의 비자 발급 청탁 의혹도 제기됐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부정한 청탁만 해도 김영란법을 어긴 것이 된다"며 "소기의 목적 달성 여부는 중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통화 내용이 확보된다면 가장 명확하게 알 수 있을 것"이라며 "통화한 담당자 및 참고인의 진술만 있어도 혐의 적용 여부가 명확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다른 변호사도 "부대 배속 등 병역 관련 업무에 대해 법령을 위반해서 처리하게 하는 행위도 부정청탁으로 본다"며 "사실관계에 따라 김영란법이 적용될 수 있다"고 봤다.
예를 들어 추 장관 측이 "휴가 절차에 대해 다각도로 절차를 알아봐서 제대로 처리해달라"는 취지로 요청해도 김영란법을 위반했다고 판단할 수 있는 소지가 있다는 것이다.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아들 '군 휴가 의혹'을 수사중인 검찰이 국방부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한 15일 서울 국방부 청사 별관 앞으로 군인들이 지나고 있다. 2020.09.15.kkssmm99@newsis.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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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중한 입장을 보이는 법조계 관계자도 있었다. 김영란법에 대한 판례가 많지 않아 혐의 적용이 어려울 수 있다는 것이다.
또 다른 변호사는 "청탁금지법이 시행된지 얼마 안 되고 판례가 많지 않다"며 "부모가 민원실에 민원을 제기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추 장관 측 주장은 맞는다"고 했다. 단순 문의로는 죄가 되지 않는다는 의미다.
법조계 인사들은 한 목소리로 명확한 사실관계 파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대표적인 것이 국방부 민원실과의 통화 내역이다.
검찰은 이날 국방부 민원실, 충남 계룡대에 위치한 육군본부 직할부대인 정보체계관리단 등을 압수수색했다.
군 중앙서버에는 2015년 이후 국방부 민원실에 걸려온 음성 녹취파일이 모두 저장된 것으로 파악됐다. 국방부 민원실에 전화로 휴가 연장 방법에 관해 연락한 인물이 누구인지 확인 가능할 것으로 추정되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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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화 내용을 분석하면 서씨의 휴가 연장과 관련해 이른바 청탁금지법 위반 소지 여부도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추 장관은 전날 국회 정치분야 대정부 질문에 출석해 이태규 국민의당 의원이 "장관은 직접은 아니더라도 가족, 또는 보좌진이나 당직자 등이 부대 관련자에 전화한 일이 일체 없느냐"라고 묻자 추 장관은 "일단 저는 전화를 시키거나 제가 한 사실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서울동부지검 형사1부(부장검사 김덕곤)는 서씨의 군 휴가 가운데 2017년 6월5일~27일 사이 두 차례의 병가와 한 차례의 개인휴가 사용이 위법하다는 취지의 고발 사건을 올해 1월부터 수사하고 있다.
검찰은 지난 13일 서씨를 직접 불러 조사했다. 그 전날인 12일에는 추 장관의 전 보좌관도 소환해 조사한 것으로 파악된다.
서씨 측은 검찰 조사에서 "위법한 행위는 없었다"는 취지로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동부지검 형사1부는 추 장관에게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가 있다는 고발 사건도 지난 14일 배당받았다.
◎공감언론 뉴시스 ryu@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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