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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경제적으로 지원해줄 아빠·오빠 구해요”, 日 10대들은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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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일본 도쿄의 한 유흥가에서 JK비즈니스(여고생 접객 영업)를 하던 한 학생이 경찰관에 주의를 받고 있는 모습. 교도/연합뉴스


1990년대쯤 일본 사회를 뒤흔든 ‘원조교제’가 최근 몇 년 사이 다시 기승을 부리고 있다.

1950년 이후 성매매가 사회에서 퇴출당하자 다양한 형태로 변질한 유사 행위들이 빈자리를 자치하며 성행하는 한편 성인들이 만들어낸 유흥문화에 10대들이 뛰어들고 있어 문제로 지적된다.

과거 원조교제는 성인이 10대들을 노린 부적절한 만남이었다면 최근에는 ‘파파카츠’(아빠활동)라고 명칭을 바꿔 10대들이 먼저 이같은 만남을 제안하고 있다.

파파카츠는 원조교제와 달리 부적절한 관계는 맺지 않아 일부 10대들이 쉬운 돈벌이를 위해 뛰어들고 사회도 알면서 이를 외면해왔다.

하지만 이들을 전문적으로 연결하는 웹사이트, 앱 등이 유행하고 지켜야 할 선을 넘는 사례가 보고되자 보다 못한 일본의 일부 지자체들이 경찰 인력을 투입해 10대들 보호에 나섰다.

◆“경제적으로 지원해줄 아빠·오빠 구해요”

11일 산케이신문 등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일본 아이치현, 나라현 경찰은 인터넷, 소셜미디어(SNS)에서 파파카츠나 원조교제 상대를 찾는 10대 여학생들에게 연락을 취해 주의를 당부하고 나섰다.

파파카츠는 경제적으로 여유 있는 남성이 10대~20대 젊은 여성과 데이트 등을 하며 그 대가로 경제적 지원하는 것을 뜻한다. 이들이 남성을 ‘스위트 대디(아빠)’라고 부르면서 파파카츠라라고 불리게 됐다.

파파카츠는 지난 2018년쯤 사회에 나타났다. 처음 단순 용돈 벌이 정도로 인식됐지만 경우에 따라 많은 돈이 오가면서 부적절한 만남을 이어오다 적발되는 사례까지 나왔다.

특히 최근에는 학생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고 마치 유행처럼 번져 나라현의 경우 올해 2월부터 7월까지 경찰이 지도한 건수가 무려 176건에 달했다.

또 갈수록 연령이 어려져 18세 미만인 학생들도 파파카츠에 나선 것으로 현지 경찰 조사에서 밝혀졌다.

가장 큰 문제는 이들을 노린 성범죄 역시 증가한 것으로 현에서만 2015년 26명, 2016년 20명, 2017년 23명, 2018년 15명, 2019년에는 30명의 여학생들이 성범죄로 인해 큰 피해를 봤다.

이는 일본 전국 도도부현(한국 시군구에 해당)이 아닌 1개 현에서 발생한 수치라 피해는 전해진 것보다 더 많다.

성인과 10대들의 잘못된 만남에는 남학생들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10대들은 왜?

파파카츠에 나서는 사정은 모두 다르지만 공통적으로 ‘쉬운 돈벌이’이라는 잘못된 인식이 크게 자리 잡고 있다.

과거 원조교제는 원치 않는 관계가 이어졌다면 파파가츠는 가볍게 만나 산책이나 식사, 쇼핑, 데이트 등을 함께한 뒤 대가로 돈을 받을 수 있어 이들에게 장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이에 가벼운 생각으로 남성들을 찾는 글을 인터넷이나 SNS에 게재하는데 문제는 10대를 노린 범죄가 끊임없이 뒤따르고 일부는 도 넘은 관계까지 가진다는 점이다.

특히 최근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일부 성인 여성이나 18세 미만 어린 학생들도 파파카츠에 뛰어드는 실정이다.

나라현 경찰은 “인터넷에서 낯선 사람과 만나는 일은 납치, 살인 등 중대 사건에 휘말릴 수 있는 매우 위험한 행위”라고 강조하며 주의를 당부했다.

이어 10대들을 유혹하는 일부 성인들을 향해 “아동 매춘 및 아동 포르노 제작 등 10대를 대상으로 한 성범죄는 그들의 인권을 크게 침해하는 매우 악질적인 행위”라고 경고하고 나섰다.

경찰 청소년과 담당자는 “10대들은 범죄 피해를 당한다고 생각지 않고 남성들을 찾아 나선다”며 “위험이 뒤따를 수 있다는 걸 학생들이 깨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파파카츠는 성행위기 적발되지 않은 이상 처벌할 수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10대와 성인 남성을 연결하며 돈벌이하는 사업자까지 활개 치는 상황이다.

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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