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경기도지사./사진=이기범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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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다 발언'으로 지지자들의 지지를 받아왔던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최근 주요 이슈에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이고 있다.
평소 명쾌하고 거침없는 발언은 그를 대선주자 지지율 1위로 끌어올린 비결로 꼽힌다. 함께 경쟁하는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신중함과 대조돼 더욱 주목받았다. 그런 이 지사가 최근 조심스러워졌다. 난처한 질문엔 '모르겠다' '다른 얘기 하자'며 피하기도하고, 때론 '그런 뜻이 아니었다'며 뒤늦게 수습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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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통신비 질문에 "다른 얘기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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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MBC 라디오에 출연한 이 지사는 '통신비 2만원' 정책 질문에 "글쎄요, 다른 얘기 하시죠. 원래 하던 얘기 하시는 게 어떻겠냐"며 "제가 이미 당에서 결정한 걸 자꾸 왈가왈부하는 게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 혼선만 초래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는 최근 정부·여당의 주요 정책과 다른 목소리로 '독자노선'을 꾀한다는 비판을 의식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이 지사는 최근 정부의 재난지원금 선별 지급 방침이 결정되자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 국가와 공동체에 대한 원망과 배신감이 불길처럼 퍼져가는 것이 뚜렷이 보인다"며 우려를 표했다.
그러나 청와대와 민주당에 정면으로 반기를 들었다는 해석으로 보도되자 "제 견해를 '얄팍한 갈라치기'에 악용하지 말라", "저의 충정과 의무를 왜곡하지 말아달라"며 수습에 나섰다.
또 정부의 13세 이상 국민 통신비 2만원 지원과 관련해 "승수효과가 없다"고 발언한 것이 '효과 없다'고 보도된 것에 대해서도 "갈등조장 왜곡편집"이자 "대표적 가짜뉴스"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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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아들 논란에 "침소봉대"에…"친문 아부꾼" 비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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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 핫이슈인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의 군 휴가 특혜 의혹에 대한 유보적 입장도 논란이다.
10일 KBS 라디오에 출연한 이 지사는 관련 질문에 "정확히 모르겠다"면서도 "저는 마녀사냥을 평생 당해온 사람이어서 (이런 의혹들이) '대체로 침소봉대거나 좀 팩트와 벗어난 것들이 많더라'는 개인적 경험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사실상 추 장관 측을 옹호하는 발언으로 해석될 수 있는 대목이다.
이에 야권에서는 "친문의 아부꾼이 되고 있다"는 비판이 나왔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13일 "이 지사의 장점은 불의와 특혜를 보면 그 대상이 친문 권력이어도 싸웠다는 것"이라며, 최근 추 장관 의혹에 소극적인 태도를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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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채용비리엔 "세습 자본주의"…진중권 "겁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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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오른쪽)가 지난 7월30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경기도청에서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인사를 나누고 있다./사진=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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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지사가 같은 날 은행 채용비리 보도를 공유하며 "'돈도 실력이야, 니네 부모를 원망해'라는 정유라의 말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라고 목소리를 높이자 논란은 또 다시 불거졌다. 추 장관 자녀 문제에는 유보적인 이 지사가 은행 채용비리엔 "세습 자본주의 사회"라며 선택적으로 비판했다는 지적이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14일 "(추 장관에 대해선) 찍소리 못하는 주제에, 아니 슬슬 권력의 눈치나 보며 아예 그 짓을 싸고도는 주제에 무슨 염치로 정의와 공정과 평등을 떠드냐"며 "안심하고 때려도 되는 만만한 소수를 골라 공격의 타깃으로 지목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실제로는 겁쟁이"라며 "공정이라는 공적 가치를 빙자해 사적으로 제 지지율이나 챙기는 기회주의 행태. (대선) 후보 되려면 친문 눈치 봐야 하는 처지는 이해하는데 적당히 하자"고도 거듭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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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치보기 아니라'…"당의 결정에 따르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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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선 이러한 이 지사의 변화가 내후년 대선을 앞두고 일찌감치 톤 조절에 들어가는 것이라고 해석한다. 민주당의 대선주자로 선택받기 위해서 당의 주요 지지자들인 '친문'들의 눈치를 보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다만 이 지사는 해당 이슈가 제기될 때마다 친문 당원을 의식하기보다는 '당내 논쟁을 거친 결정에 따르는 것이 '도리'라고 생각한다고 밝혀 왔다.
지난 3일 민주당 전당대회 후 처음으로 이 대표와 전화 통화에서, 이 지사는 "정책논의단계에서 치열하게 논쟁하더라도 당정이 최종 결정을 하면 그것에 따르고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위해 역할을 다 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구단비 기자 kdb@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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