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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틱톡의 새 주인 찾기

틱톡, MS 아닌 오라클에? '후원자' 팍팍 밀어준 트럼프 [김향미의 '찬찬히 본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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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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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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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산 동영상 공유 앱 ‘틱톡’의 미국 사업 부문 인수전에서 ‘친트럼프 기업’ 오라클이 마이크로소프트(MS)를 제치고 인수 우선협상자로 낙점된 것으로 13일(현지시간) 전해졌다. 틱톡 매각 시한(9월20일)을 며칠 앞두고 오라클이 ‘막판 뒤집기’에 성공한 데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래리 엘리슨 회장의 ‘밀월 관계’가 작용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MS는 이날 틱톡 모회사인 바이트댄스로부터 ‘틱톡을 MS에 매각하지 않겠다’는 통보를 받았다며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에서 밀려난 사실을 알렸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은 “오라클이 미국에서 틱톡의 ‘신뢰하는 기술 파트너’로 선정된 사실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틱톡 자체가 워낙 인기가 많은 앱인 데다, 미·중 갈등이 심해지고 있던 터라 이번 인수전은 여러모로 주목받았다. MS가 새 주인으로 가장 유력했고, MS와 월마트가 손잡고 공동인수할 것이란 관측도 나왔다. 지난달 중순 뒤늦게 인수전에 뛰어든 오라클이 치고나온 과정은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미국 매체들은 오라클이 대표적인 ‘친트럼프 기업’이라는 점을 주목했다.

1977년 설립된 오라클은 MS에 이어 세계 2위 소프트웨어 기업이다. 오라클은 대대로 정부와 기업을 고객으로 삼아, 대중 고객 평가에는 덜 신경 쓰는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과는 여기서 나아가 ‘밀월 관계’를 유지해왔다. 오라클 창립자 엘리슨 회장은 올해 초 자택에서 트럼프 대통령 재선을 위한 모금행사를 열었고, 사프라 카츠 최고경영자(CEO)는 2016년 트럼프 캠프에서 기술고문으로 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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래리 엘리슨 오라클 회장. 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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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츠 CEO가 13만달러를 기부한 것 이외에도 고위 간부나 회사 차원에서 트럼프 캠프나 공화당으로 상당한 기부금이 흘러갔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오라클은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측근, 메르세데스 슐랩 백악관 전략커뮤니케이션 담당 선임고문의 부인 등을 로비스트로 고용했다.

물론 이런 ‘정치 후원’은 오라클의 이익으로 이어진다. 지난 3월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 치료제로 말라리아약 하이드록시클로로퀸(HCQ)을 써야 한다고 주장했다. 뒤에 무산되긴 했지만 미 정부는 당시 엘리슨 회장의 제안을 받아 오라클의 데이터베이스를 기반으로 한 ‘배급망 설계’를 검토하기도 했다. 이번 틱톡 인수전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오라클이라면 다르다”면서 노골적으로 밀어줬다. 그는 지난달 기자회견에서 “오라클은 위대한 기업이고 오너는 대단하고 훌륭한 사람”이라며 “오라클이라면 분명 틱톡을 감당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다만 오라클이 틱톡의 미국 자산을 모두 가져갈지, 미국이 주장한 ‘안보 위협’을 불식시킬 보안 해결책을 내놓을지는 알 수 없다. 14일 중국 관영 매체들은 바이트댄스가 MS는 물론 오라클에도 미국 사업을 팔지 않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미국 언론들도 바이트댄스가 ‘완전 매각’보다는 ‘구조조정’에 가까운 거래를 원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향미 기자 sokh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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