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대형 증권사 가운데 미래에셋대우가 최초로 영업이익 1조원 클럽 가입 문턱에 성큼 다가섰다.
미래에셋대우는 올 상반기 영업이익 5258억원을 기록하며 합병 이후 분기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4038억원) 대비 30% 증가했다. 지난 1분기 코로나19 여파로 영업이익이 1386억원에 그쳤지만 지난 2분기 3871억원 호실적을 낸 덕분이다.
올 들어 개인 투자자들의 국내외 주식거래 증가로 매매 위탁수수료가 늘면서 증권사들은 웃음꽃을 피우고 있다. 여기에 증권사 기업공개(IPO)사업도 호황을 맞고 있다. 증권사의 기업 IPO에 고객 예탁금 수십 조원이 몰리면서 이자수익도 증가하고 있다. 또 증권사 부동산PF 등 대체투자 사업부문이 수익을 내고 있고 증권사의 채권시장 운용 수익률 또한 높아 이래저래 증권사에 우호적인 환경이 지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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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희연 신한금투 연구원은 "하반기로 갈수록 경쟁사들이 해외주식 수수료를 인하하며 해외 주식 점유율이 변동될 개연성이 있지만 여전히 영업환경이 개선되면서 미래에셋대우 실적호조를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올해 초 1조원 클럽 가입 증권사로 유력하게 전망됐던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1분기 영업손실(1914억원)을 기록하며 장담할순 없는 상황이 됐다. 한국투자증권은 2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3636억원을 기록하며 손실을 만회했다.
영업이익 1조원 달성은 증권사에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 증권사 최초 달성이라는 것과 IB사업과 부동산PF 등 사업을 다변화시켜 얻은 성과라는 점에서다. 그만큼 국내 금융투자업계가 성장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또 자본력 확대를 발판으로 더 넓은 해외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유리한 구조를 만들었다는 의미도 있다. 유연한 해외투자 금융상품 소싱 등이 가능해진다는 얘기다.
김인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증권사 영업이익 1조원 달성은 그동안 안가 본 길을 가는 것과 같다"며 "변동성이 큰 수탁수수료 이익이 아닌 장기적이고 안정적 수익을 낼 수 있는 IB와 PF사업 등 대체투자를 통해 이같은 성과를 낸다는 점은 증권사들이 이익 다변화에 성공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다만 아직 증권사의 영업이익 1조원 달성을 예단하기는 이르다는 시각도 있다. 증권사 업종 특성상 매 4분기마다 실적이 좋지 않아서다. 북클로징(회계년도 장부 마감 및 결산하는 일) 기간으로 대부분 사업이 마무리 되는데다, 다음해 사업을 준비하는데 중점을 두기 때문이다. 또 몇몇 증권사들이 사모펀드 투자 배상 이슈에 연관되면서 실적은 연말에 가봐야 제대로 나올 것이라는 분석이다.
대형 증권사 한 관계자는 "몇년 전부터 1조원 클럽 가입 증권사 탄생이라는 말이 종종 나왔지만 증권사의 하반기 실적이 통상 좋지 않기 때문에 그동안 달성이 어려웠다"며 "올해도 연말까지 가봐야 알 수 있어 섣불리 판단하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말했다.
aza@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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