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을왕리에서 치킨 배달하던 50대 들이받은 벤츠 승용차 사고 현장.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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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을왕리 음주운전 사망사고의 최초 목격자이자 신고자가 유족 측에 당시 상황을 증언한 녹취록이 공개됐다.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는 을왕리해수욕장 인근에서 치킨 배달을 하던 50대 가장이 음주운전 차량에 치어 숨진 당일 목격자 A씨가 피해자 지인에게 전달한 녹취록 내용을 14일 보도했다.
A씨 증언에 따르면 A씨가 타고 있던 차량 앞좌석에는 지인 두 명이, 뒷좌석에는 A씨 본인이 탑승했다. 운전하던 지인이 "사고가 난 것 같다"고 얘기했고 A씨 측은 119와 112에 각각 전화했다. 차에서 내려 사고 현장을 보니 고인은 4차선 중앙에 엎드려 있었다. 주변에 오토바이와 치킨이 널부러져 있었고 벤츠 차량도 세워져 있었다. 벤츠의 번호판이 날아가 있어 사고 차량임을 감지했다는 게 A씨 설명이다.
A씨는 "벤츠 동승자석에 있는 남성이 창문을 내렸는데 완전 만취 상태에서 곧 시비 걸 것처럼 절 쳐다봤다"며 "안쪽(운전자석)에 여자도 취해 있었고 창 유리 등이 다 깨져 있었다"고 말했다.
그 사이 사고 현장에 뒤따라 도착한 A씨의 또 다른 지인들은 2차 사고를 막기 위해 차량 지도를 했다. 가해자들은 차 안에서 꼼짝 않고 있었고 나중에야 여성이 비틀거리며 나왔다. 여성은 술에 취해 꼬인 발음으로 A씨에게 "여기서 역주행한 분이 누구냐"고 물었다. 이후 여성은 고인을 가리키며 "저 분과 무슨 관계냐"고 질문하기도 했다.
A씨는 "가해자들이 정말 미쳤구나 생각했다"며 "구급차와 경찰이 온 뒤 이 여성은 또 나를 붙잡으며 '제가 대리를…' 이런 얘기를 시작하려 해 경찰한테 얘기하라고 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그는 "내 지인들은 동승자 남성이 본인 변호사에게 전화했다는 얘기를 듣고 벙찌기도 했다"며 "이 남성은 자기가 잘못을 했는데 도리어 경찰 앞에서 당당했고 여성은 '오빠, 이 사람들 경찰이라고'라며 남성의 손을 끌어당겼다"고 말했다.
이어 "남성이 전혀 반성의 기미가 없어 보여서 너무 화가 났다"며 "저희는 구급차가 고인을 실어가고 정리가 다 된 후에도 심장이 벌렁거려 주변에서 계속 서 있었다"고 덧붙였다.
김지혜 기자 kim.jihye6@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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