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 검사는 14일 오후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덮밥과 침소봉대:휴가 후 미복귀’라는 제목으로 글을 올렸다.
그는 이 글에서 “침소봉대란 작은 바늘을 큰 몽둥이라도 되는 양 과장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운을 뗐다.
이어 자신이 지난 6월 휴가를 냈다가 가족상을 당한 뒤 밟은 절차에 대해 설명했다.
진 검사는 “휴가 둘째 날 심야에 저희 가족 한 분이 소천하셨는데, 평소 가족 개개인의 소신과 개성을 이해해 주셨던 고인의 마음과 개인적인 신념에 의해 저는 따로 부고를 내지 않고, 조문이나 부조도 받지 않았지만, 장례 절차를 위해 새벽에 간부들과 회사 담당자들께 문자로 소천 사실을 알리고 이후 5근무일 간의 장례휴가를 마친 뒤 복귀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사망진단서와 가족관계증명서 등 각종 증빙 서류도 제출하기 위해 미리 준비했지만, 회사 총무과로부터 문자로 알려 드린 내용 외에 다른 서류는 필요하지 않다는 답변을 듣고 직장 내에서 관련된 절차는 마무리했다”고 덧붙였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14일 광진구 자택을 나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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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 검사는 “숭구리당 선거운동원들의 입장에 따르면 권력과 지위를 이용한 장례휴가 바꿔치기이자 휴가 후 미복귀로 수사받을 일”이라고 주장했다. 과거 그는 국민의힘으로 당명을 바꾼 미래통합당을 ‘숭구리당’이라고 표현했다.
특히 그는 “휴가나 병가는 법령이 정하는 바에 따른 일수의 범위 내에서는 국민 개개인의 권리라고 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특정하게 기간을 정해 허가권자의 허가를 받은 휴가가, 그 허가권자에 의해 연장되었다면, 문자나 전화에 의한 연장이 불가능하다는 규정이 없고, 서면으로만 사전에 허가를 받아야 한다는 규정이 없는 한, 누가 신청했든 그 사람의 권리라는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했다.
진 검사는 “당연한 문제를 침소봉대하여 거대한 비리라도 되는 양 형사처벌권이나 감독권이나 감찰권을 남발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민주적 법치국가의 기본 이념”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러나 독재권력 하에서 상대방을 탄압하는 공을 세워 출세하는 것을 기본권으로 알고 성장해 온 테라토마(teratoma, 비정상적으로 분화된 세포)들에게는 전혀 다른 이념이 존재한다”며 “‘(자기가 알아서) 무죄 판결 확정받기 전까지는 유죄로 추정된다!’ 그러나 테라토마들의 유죄추정 원칙에 테라토마들은 해당 사항이 없다”고 덧붙였다. 진 검사는 검찰을 ‘테라토마’에 비유해왔다.
그는 또 “성범죄를 저지르고, 그것을 덮어줘도 어차피 자기들끼리 밀고 당겨주기 때문에 선거운동원들끼리는 덮밥으로 처리하고, 상대편에게는 침소봉대하여 몽둥이로 대응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기 때문”이라면서 “연중무휴 선거운동에도 도리와 윤리가 있는 법이라고 생각한다”며 글을 맺었다.
진 검사는 이번 글에서 추 장관을 언급하지 않았으나, 여야가 치열한 공방을 벌이고 있는 추 장관 아들 의혹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피해자를 조롱했다는 논란에 휩싸였던 진 검사는 지난달 27일 고검 검사급 및 평검사 등 승진·전보 인사에서 서울동부지검 부부장검사로 자리를 옮기게 됐다.
이를 두고 당시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소속 법제사법위원회 위원들은 성명을 통해 “표창성 전보”라고 주장했다.
조수진 의원은 “징계 대신 ‘추미애 아들’ 수사청으로 ‘배려’성 전보된 친문(親문재인 대통령) 여검사”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조 의원은 “진 검사의 새 근무지인 서울동부지검은 추 장관 아들의 ‘황제 탈영’ 의혹 수사가 8개월째 답보 중인 곳”이라며 “아마도 그는 추 장관을 위해 열정적으로 ‘일’을 할 것”이라고 비꼬았다.
진 검사는 이러한 비난을 의식한 듯, 자신의 전보 인사가 발표된 뒤 SNS에 “서울 지역으로 지망하지 않았다. (제주도 지망했다)”면서 “집도 멀어서 하숙집(방) 구하는 전화 돌리고 대답 기다리는 중”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한편, 서울 동부지검은 의혹의 당사자인 추 장관의 아들 서모씨를 전날 소환 조사했다. 검찰에 고발된 지 8개월 만이다.
특히 추 장관이 아들 의혹과 관련해 첫 공식 사과문을 밝힌 날, 검찰이 추 장관 아들을 소환해 사실 관계 파악에 나선 점이 눈길을 끈다.
서씨는 지난 2017년 카투사 복무 당시 두 차례 병가와 한 차례 휴가를 내는 과정에서 휴가 연장이 거절되자, 추 장관 보좌관 등이 상급부대에 전화해 외압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또 ‘평창 올림픽 통역병’ 선발과 관련해 당시 부대장이었던 대령에게 청탁을 했다는 의혹도 불거졌다.
앞서 국민의힘 등 야당의 압박과 시민단체의 추가 고발까지 이어지면서 검찰이 수사에 속도를 내는 것으로 보인다. 최근 해당 사건의 검사를 3명으로 증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지난 12일 추 장관의 전 보좌관인 A씨도 소환 조사했다. A씨는 2017년 서 씨 휴가 연장을 직접 군 관계자에게 전화를 걸어 문의했다는 의혹을 받는 인물이다.
지난주에는 당시 휴가 승인권자인 예비역 중령 A씨와 지역대 지원 장교인 B대위를 비롯한 대위 2명과 서씨의 미복귀 보고를 받은 당직 사병 C씨를 조사했다.
검찰은 추 장관의 아들 서씨와 전 보좌관 A씨의 구체적인 진술 내용에 대해서는 공개금지정보에 해당해 밝힐 수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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