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살 아이가 스타벅스 커피를 산 이유… '아동학대' 교사 징역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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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살배기 아이들을 상습적으로 학대한 보육교사가 법원에서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가해 교사들은 "선생님께 드릴 스타벅스 커피를 사가야 한다"며 조르는 자녀의 행동을 수상하게 여긴 부모들의 신고(한국일보 1월 28일자)로 결국 처벌을 받게 됐다.

서울서부지법 형사10단독 윤혜정 판사는 만 4세 아동들을 신체적ㆍ정서적으로 학대한 혐의(아동복지법 위반)로 기소된 설모(35) 전 보육교사에게 징역 1년 2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14일 밝혔다. 재판부는 80시간의 사회봉사, 40시간의 아동학대 재범예방강의 수강, 4년간의 아동관련기관 취업제한도 명령했다. 함께 기소된 유모(27) 전 교사는 벌금 400만원, 40시간의 아동학대 재범예방강의 수강를 명령받았다.

판결문에 따르면, 서울 은평구 갈현동 소재 A어린이집에서 근무한 설 전 교사와 유 전 교사는 각각 지난해 10월부터 12월까지 총 18회, 지난해 11월 총 3회에 걸쳐서 아동들을 정서적ㆍ신체적으로 학대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설 전 교사는 지난해 11월 20일 만 4세 아동이 장난을 친다는 이유로 손으로 피해 아동의 팔을 잡아 넘어뜨리고, 일어나려는 아이의 가슴을 다시 밀쳐 넘어뜨렸다. 이어 넘어진 피해 아동의 허벅지와 엉덩이 부위를 발로 여러 차례 밀치면서 벽으로 몰아 세운 후 아이를 벽쪽을 보고 앉게 하는 방식으로 학대했다. 유 전 교사는 지난해 11월 28일 또다른 만 4세 아동의 이마를 주먹으로 2회 때리고 손으로 가슴을 밀치기도 했다.

교사들의 학대 범행은 피해 아동들이 어린이집에 가지 않겠다고 떼를 쓰고, 갑자기 스타벅스 커피를 사가야 한다고 조르는 등 평소와 다르게 행동하는 점을 수상하게 여긴 학부모 신고로 드러났다. 당시 한 피해 아동 학부모는 "우리 애뿐만 아니라 다른 아이들도 등원할 때마다 자신이 먹지도 않는 스타벅스 커피를 사달라고 했다"며 "교사가 시키지 않았다면 애들이 어떻게 똑같은 커피를 사가려고 하겠느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재판부는 "통상 1년의 기간 동안 하루의 상당 시간을 보육교사의 보호ㆍ감독 하에 있게 되는 아이들에게 보육교사가 갖는 영향력은 매우 크다"며 "만 4세 정도의 아이들은 피고인의 학대에 전혀 대항 할 수 없고, 그 피해사실조차 부모에게 제대로 전달하기 어려울 정도로 어리다"고 지적했다. 이어 "아이들을 상대로 지속적인 학대 행위를 한 이 사건 범행의 죄질이 나쁘다"며 "같은 반 다른 아이들이 입은 피해가 적다고 볼 수 없고 아이들의 경험이 성장에 어떤 나쁜 영향을 미칠지 쉽게 예단하기도 어렵다"고 양형이유를 밝혔다.

김정현 기자 virtu@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