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현장에 함께 있었고, 논의해"…공동재판 강조
플로이드 사건 담당검사 엉성한 일처리로 재판서 배제
11일(현지시간) 미국 미네소타주(州) 헤너핀카운티법원에서 진행된 조지 플로이드 사망사건 공판에 출석한 데릭 쇼빈 전 미니애폴리스 경찰관(가운데). [AFP=연합뉴스] |
(서울=연합뉴스) 이재영 기자 = 전 세계에 인종차별 규탄 시위를 불러일으킨 흑인 조지 플로이드 살해 혐의로 기소된 경찰관 4명이 처음 한꺼번에 법정에 섰다.
화상으로 참여했던 주범 데릭 쇼빈 전 경관이 법정에 합류하면서다. 이들은 공판 내내 네 탓공방을 일삼았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이 사건 담당 검사들은 엉성한 일 처리로 사건에서 배제됐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11일(현지시간) 미국 미네소타주(州) 헤너핀카운티법원서 열린 플로이드 사건 공판에서는 플로이드의 목을 눌러 제압한 주범인 쇼빈이 처음 법정에 출두하면서 플로이드 사건으로 기소된 경찰관 4명이 처음으로 모두 법정에 섰다.
주(州) 교도소에 수감 중인 쇼빈은 앞서 공판 땐 화상으로 재판에 임했다.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기소된 4명의 경관이 법정에서 내내 서로 네 탓 공방을 했다고 평가했다.
경찰관들은 플로이드 사망의 책임을 서로에게 넘기며 각기 재판을 받아야 한다는 주장도 펼쳤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제압과정을 각기 다르게 설명하기도 했다.
이들은 또 플로이드의 목을 눌러 제압한 행위가 정당했다고도 주장했다.
기소된 경찰관들은 플로이드의 사인이 '마약성 진통제(펜타닐) 중독'이라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살인공모 혐의로 기소된 토머스 레인과 알렉산더 킹 전 경찰관 측은 신참으로서 고참인 쇼빈의 지시에 따를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했다. 살인방조 혐의를 받는 투 타오 전 경찰관의 변호인은 그가 사건 현장에서 군중을 통제하는 역할을 맡아 다른 경찰관들과 완전히 떨어져 있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2급·3급 살인과 2급 우발적 살인 혐의인 쇼빈 전 경찰관 측은 먼저 출동한 레인과 킹 전 경찰관이 플로이드가 중독상태라고 생각하게끔 행동했다고 주장했다.
반면에, 검찰은 경찰관들이 공동으로 범행을 저질렀다며 함께 재판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경찰관별로 재판이 진행되면 플로이드 유족과 증인이 같은 증언을 여러 번 반복해야 하는 점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닐 카티얄 주 특별검사는 "피고인들은 현장에 같이 있었고 플로이드가 땅바닥에 엎드려있던 8분간 대화했다"면서 함께 재판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플로이드 살해 연루 전 경찰관들[AP=연합뉴스] |
이날 재판장인 피터 카힐 판사는 마이크 프리먼 헤너핀카운티 검사 등 검사 4명에게 더는 검사로서 재판에 참여하지 말라고 명령했다.
플로이드의 사인을 조사한 주요 증인인 검시관을 만날 때 외부변호사를 입회시키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번 사건 주범으로 기소된 데릭 쇼빈 전 경관 측이 이를 문제 삼아온 것으로 전해졌다.
카힐 판사는 "제삼자 없이 주요 증인을 만난 건 부주의(sloppy)한 행동이었다"고 지적하면서 업무에서 배제된 검사들은 앞으로 증인으로서만 재판에 참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이날 성명을 내 카힐 판사에게 재고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법원앞의 인종차별 반대시위자들[AFP=연합뉴스] |
지난 5월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흑인 플로이드가 경찰에 체포되는 과정에서 목을 짓눌려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후 미국을 비롯해 전세계로 인종차별을 규탄하는 시위가 확산했다.
jylee2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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