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오른쪽)가 당 대표 경선이 진행 중이던 지난 7월 30일 경기도청을 방문해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만났다. /사진제공=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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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차기 대권주자 '양강' 구도가 굳어지는 양상이다. 도드라지는 보수야권 후보가 없는 가운데 두 사람은 정국 이슈의 한 가운데서 치열한 '차기' 경쟁을 펼칠 전망이다. 그러나 지지율을 더 끌어올리는 건 쉽지 않다. 한 사람의 강점이 다른 이의 약점일 만큼, 두 대권주자의 장단점 차이가 극명해서다.
한국갤럽은 지난 8~10일 전국 18세 이상 성인 1002명을 대상으로 '다음번 대통령감으로 누가 좋다고 생각하는지'를 조사한 결과 이 지사라고 답한 응답자가 22%로 가장 많았다고 11일 밝혔다.
이 지사는 지난달 같은 조사에서 19%를 기록하며 처음으로 이 대표를 제치고 1위에 올랐다. 이달에는 전월보다 3%포인트(p) 상승한 수치로 2달 연속 선두를 차지했다. 이 대표는 같은 기간 4%p 상승한 21%를 기록했다. 상승 폭은 이 지사보다 컸지만 1%p 오차범위 내 2위 자리를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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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이낙연 '양강구도' 굳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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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월 2주 발표되는 갤럽의 대권주자 지지율 조사에서 두 사람이 1·2위에 나란히 오른 건 지난 3월이 처음이다. 2월 조사에선 이 대표가 25%로 1위, 황교안 당시 자유한국당(현 국민의 힘) 대표가 10%로 2위, 이 지사는 3% 지지율을 얻는 데 그쳤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산 이후 이 지사는 특유의 신속한 대응, 경기도 내 신천지 시설 강제 폐쇄 등으로 존재감을 과시하면서 3월 조사에서 11%를 기록, 이 대표(23%) 뒤를 이었다.
/사진=한국갤럽 |
올해 7월까지는 이 대표가 23~28%, 이 지사가 11~13%의 지지율을 기록하며 적잖은 격차가 유지됐다. 경쟁이 불붙은 계기는 7월 16일 이 지사의 대법원 판결이다. 공직선거법 위반(허위사실 유포) 등 혐의로 기소된 이 지사는 작년 9월 2심에서 당선무효형 선고를 받았지만, 3심에서 '무죄 취지 파기환송' 판결을 받으면서 정치적 불확실성이 해소됐다.
이후로는 8월 이 지사 19%와 이 대표 17%, 9월까지 두 달 연속 이 지사가 앞서며 본격 지지율 경쟁이 펼쳐졌다. 또 이 지사는 광역지자체장임에도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의 무공천 요구, 2차 재난지원금 보편지급, 기본소득 주장 논의 등 중앙정치 논쟁의 한가운데 뛰어들었고, 이 대표는 전당대회서 압도적 승리를 거두며 존재감을 과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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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문' 지지 단단한 이낙연, '민주당 밖' 선호 높은 이재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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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슷한 지지율에도 두 사람의 핵심 지지층 구성은 뚜렷하게 갈린다. 9월 갤럽 조사 결과 민주당 지지층 내 이 대표 선호도는 40%, 이 지사는 28%다. 이마저도 격차가 많이 좁혀진 결과다. 이 대표는 8월(37%)을 제외하면 3월부터 줄곧 40%대 중·후반을 지켰지만 이 지사는 3~7월 14~17% 그치다 8월 들어 급등했다.
이 지사는 지난 대선후보 당내 경선에서 문재인 대통령에 날을 세웠고, 그 결과 당 주류 지지층인 친문으로부터 '남보다 못한 우리 편'으로 미운털이 박혔다. 반면 이 대표는 문재인 정부의 초대 국무총리를 지내며 문 대통령과 좋은 호흡을 보이며 유력 대선후보로 부상했다. '텃밭' 민심은 이 대표가 월등한 셈이다.
그러나 '외연확장' 측면에선 이 지사가 좀 더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 갤럽 9월 조사에서 무당층의 이 지사 선호도는 14%를 기록하는 등 5월(6%) 이후 줄곧 올라가고 있지만, 이 대표 선호도는 4월(10%)을 제외하곤 3~9월 내내 7~8%에 머무르고 있다. 야당인 국민의힘 지지층에서도 8월 이 지사 선호도는 10%, 이 대표는 3%였다. (9월엔 이 지사 9%, 이 대표 6%로 격차가 줄었다.)
지역별로(갤럽 9월)는 광주·전라에서 이 대표가 선호도가 43%로 이 지사(23%)를 압도했고, 대전·세종·충청(23%, 이 지사 17%)과 근소하게 서울(20%, 이 지사 18%)에서도 앞섰다. 이 지사는 정치적 기반인 경기·인천(27%, 이 대표 18%)과 고향인 대구·경북(23%, 이 대표 12%), 부산·울산·경남(21%, 이 대표 18%)에서 근소하게 우세했다. 격전지인 서울·수도권과 야당의 영토인 영남에 강점을 드러낸 셈이다.
더불어민주당 19대 대선후보 경선에서 후보들이 당원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2017.4.3/사진제공=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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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독립' 쉽지 않고…이재명 '경선' 험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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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강점이 내일까지 이어진다는 보장은 없다. 텃밭 장악력이 강점인 이 대표는 문 대통령의 국정지지율이 떨어지거나 정부·여당의 실책이 불거지면 당 대표로서 '책임론'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또 문재인 정부 막판 이 지사가 외연확장을 위해 차별화에 나선다면 친문의 민심 이반에 직면할 수도 있다.
이 지사에게는 여당의 대권주자로 발돋움하기 위해선 당내 경선을 넘어야 하고, 이를 위해선 친문의 표심을 얻어야 한다. 최근 이 지사가 보궐선거 공천, 재난지원금 방식 등에서 연거푸 독자적 목소리를 내다 "당론을 존중한다"며 승복한 것도 이런 이유다. 또 주목할만한 야권 후보가 등장하면 민주당 밖으로의 확장성이란 이 지사의 강점이 다소 퇴색할 수 있다.
변휘 기자 h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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