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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영국에 '브렉시트 합의 존중하라' 경고…'노딜' 대비도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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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집행위 "이달 말까지 영국 반응 기다린 뒤 다음 조치 검토"

연합뉴스

영국 브렉시트 (PG)
[정연주 제작] 일러스트



(브뤼셀=연합뉴스) 김정은 특파원 = 유럽연합(EU) 회원국들은 11일(현지시간)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협정 일부를 무력화하려는 영국 정부의 움직임에 일제히 경고의 메시지를 보냈다.

동시에 EU는 무역을 비롯한 미래관계 협상에 진전이 없자 영국이 아무런 협정을 맺지 못하고 EU를 떠나는 '노 딜'(no deal) 시나리오에 대한 대비도 강화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로이터, AFP 통신에 따르면 EU에서 유로화를 사용하는 19개 회원국인 유로존 재무장관들은 이날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회의에서 영국은 국제적 합의를 존중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영국 정부는 지난 9일 작년 체결한 EU 탈퇴 협정 일부를 무력화할 수 있는 내용을 담은 '국내시장법'(The internal market bill)을 발의했다.

EU는 영국에 3주 내 이 법안을 폐기할 것을 요구했으나 영국은 거부 의사를 밝혔다. EU는 심각한 우려를 표하면서 법적 대응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올라프 숄츠 독일 재무장관은 이날 "누구든지 이미 합의한 것을 지켜야 한다는 것은 분명하다"면서 "협정은 지켜져야 한다"라고 말했다.

파샬 도노호 아일랜드 재무장관도 이미 이뤄진 합의를 존중하는 것은 영국과 EU 간 향후 무역 합의의 전제조건이라고 강조했다.

브뤼노 르메르 프랑스 재무장관은 "우리는 EU 단일시장을 약화하고 위태롭게 할 수 있는 어떠한 결정도 절대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면서 "우리는 모든 EU 회원국이 단합을 유지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밝혀왔다"라고 강조했다.

EU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 대변인은 11일 EU가 영국에 기한으로 제시한 이달 말까지 영국의 반응을 기다릴 것이며 이후 다음 조치를 검토할 것이라고 했다.

영국이 지난 1월 31일 EU를 탈퇴함에 따라 양측이 무역 협정을 포함한 미래관계에 대한 협상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영국이 국내시장법 입법을 강행할 경우 협상 결렬로 이어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연합뉴스

영국과 EU의 미래관계 협상에서 EU 측 협상 수석대표를 맡고 있는 미셸 바르니에 [AP=연합뉴스 자료사진]



양측이 공정경쟁, 어업 등 핵심 쟁점을 두고 이견을 좁히지 못해 협상은 이미 교착상태에 빠진 상황이다.

만약 양측이 연말까지 미래관계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 관세 등 무역 장벽이 발생해 '노딜' 브렉시트와 다름없는 상황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EU 측 협상 수석대표인 미셸 바르니에는 10일 런던에서 영국과 미래관계 협상을 한 뒤 EU의 필수적 이익과 관련한 분야에서 상당한 이견이 남아있다면서 EU는 올해 말 '노딜 브렉시트'에 대비한 계획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누구도 '노 딜' 시나리오의 실질적, 경제적, 사회적 결과를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면서 영국 측과 계속 접촉할 것이지만, 동시에 "EU는 2021년 1월 1일에 발생할 수 있는 모든 시나리오에 준비될 수 있도록 대비 작업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k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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