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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2 (금)

'다큐플렉스' PD "故 설리 엄마·최자 악플? 비극에서 조금도 안 달라진 것" [직격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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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

[사진=MBC 제공] '다큐플렉스'에서 설리의 생애를 재조명했다.


[OSEN=연휘선 기자] "설리의 죽음은 굉장히 복합적인 이유 때문에 벌어졌어요. (중략). 그런데도 누구 한 명에게 책임이 있는 것처럼 비난하고 악플이 쏟아진다면 과거에서 조금도 달라지지 않은 거라고 생각합니다". '다큐플렉스' PD가 고(故) 설리의 생애를 재조명한 이유를 밝혔다.

10일 밤 방송된 MBC '다큐플렉스'에서는 '설리가 왜 불편하셨나요?'라는 제목 아래 지난해 세상을 떠난 배우 설리(본명 최진리)의 생애가 그려졌다. 이 가운데 설리 엄마부터 소녀시대 티파니 등 고인의 생전 모습을 지켜본 가까운 사람들이 등장해 설리를 추억했다.

설리는 2005년 SBS 드라마 '서동요'로 데뷔한 아역 출신 배우다. 걸그룹 에프엑스(f(x))로도 데뷔했던 그는 다양한 드라마, 영화에 출연하고 솔로 앨범까지 내는 등 왕성하게 활동하던 중 지난해 불과 25세의 나이로 스스로 세상을 떠나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이에 방송 이후 '다큐플렉스' 설리 편은 곧바로 화제를 모았다. 설리 엄마가 방송에 직접 등장해 안타깝게 세상을 떠난 딸에 대해 이야기하는 모습이 처음이었거니와, 여전히 설리를 그리워하는 사람들이 많았기 때문. 다만 고인 사후 1년이 채 지나지 않은 시점에 생전 모습을 조명했다는 점, 일각에서 여전히 논쟁적인 고인과 전 연인 다이내믹 듀오 최자의 관계를 조명했다는 점에서 비판을 사고 있기도 하다.

이와 관련 프로그램을 연출한 이모현 PD와 직접 이야기를 나눠봤다. 이모현 PD는 11일 오전 OSEN과의 통화에서 "설리 같은 경우, 논란의 인물을 다면적으로 깊이있게 보고 싶었다. 조심해서 보지 않으면 또 다른 편견을 만들 수 있다는 생각에 다큐멘터리로 깊이 있게 조명하고 싶었다"며 "'다큐플렉스' 새단장 과정에서 인물, 사회를 다면적으로 보겠다는 취지로 만들었다. 개인적으로 설리는 사망 당시에도 안타까우면서 방송에 있는 사람으로서 미안해서 관심을 갖고 있었다"고 기획 의도를 밝혔다.

특히 그는 설리 모친과 티파니가 출연한 것에 대해 "설리 어머니는 기획 과정에서 제일 먼저 연락 드렸다. 가족의 허락이 제일 중요하다고 봤다. 다큐 취지가 설리를 재조명하고 싶고, 어떤 사람인지 몰랐던 것들을 알려주고 싶고 제대로 사람을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에 다들 너무 좋아하셨다"고 섭외 비화를 설명했다.

다만 이모현 PD는 "설리가 지금 없으니까 누가 얘기해줄 수 있을지 본인밖에 없다는 생각을 하셨다. 출연 부담은 당연히 있으셨고, 그래서 굉장히 오랫동안 망설이셨는데 고민 끝에 최종적으로는 하고 싶다고 하셨다. 어머니가 설리에게 주는 선물처럼 하고 싶다고 하셨다"며 "티파니는 어려서 설리와 숙소 생활을 같이 했던 기억을 떠올리며 '여성 아이돌’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어 했다. 그러면서 취지를 듣고 좋아했다. 그렇지 않아도 그런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고 하더라. 대한민국에서 여성 아이돌로 살아가는 고충에 대해 할 얘기가 많다고 하더라. 코로나19 때문에 미국에서 못 들어오는 상황이었는데 한국에서 서로 연락 주고받으면서 자가격리까지 기다리면서 바로 인터뷰에 임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설리 어머니는 방송을 못 보겠다고 하시더라. 원래 설리가 살아있을 때 어머니한테 악플 같은 건 절대 보지 말라고 했다고 들었다. 어머니는 딸과 약속 지킨다는 심정으로 한번도 그런 악플을 보지 않았다고 했다. 방송은 물론 댓글도 안 볼거라고 하시더라. 대신 하고 싶은 얘기 다 했으니까 제작진을 믿겠다고 하셨다"고 덧붙였다.

무엇보다 이모현 PD는 방송 후 논쟁적인 반응에 대해 "설리의 일생을 보는 다큐인데, 최자와의 연애는 설리의 연애에서 굉장히 중요한 순간이었다. 그 전에도 논란과 구설은 있었지만 연애를 기점으로 굉장히 본격적으로 악플에 시달렸기 때문에 빼놓고 갈 수 없어서 다루긴 했다. 하지만 중요한 건 설리는 불법을 한 적이 없고 SNS는 사적 공간이었고, 설리는 '아이돌은 이래야 해’라는 편견에서 자유롭게 스스로를 보여준 점이었다. 연애도 프라이빗한 선택의 영역이다. 유부남, 유부녀도 아니고 나이 차이가 무슨 문제며 설리도 진심으로 사랑하고 잘 만나다 청춘 남녀가 헤어진 거다. 그 연애에서 최자도, 설리도 모두 피해자라고 본다. 방송을 보고 엄하게 최자 씨를 욕하는 반응은 전혀 예상 못했다. 그러지 말자는 의미로 짚은 건데 또 그런 반응이 나온다면 다큐를 오독하신 것"이라며 안타까워했다.

끝으로 그는 "이 다큐가 나가고 설리가 어떤 사람이었는지 그가 받은 편견, 불편했던 것들이 사실상 우리가 여성 아이돌을 보는 편협한 시각 때문에 불편했던 것은 아닐까 하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왜' 불편했는지 물어보고 우리의 편견을 돌아보자고 만든 다큐였다. 그 안에서 어떤 사람도 비난 받지 않았으면 한다"며 "설리의 죽음 원인은 굉장히 복합적이다. 연애, 악플 무엇 하나 때문이 아니라고 본다. 굉장히 불안한 상태에서 가족과 떨어진 환경에 있으면서 여러 가지 상황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거다. 어느 한 쪽이 일방적으로 죽음에 책임이 있는 것인 양 해서는 안 된다고 본다. 결과적으로 누군가 한 명을 비난한다면 과거의 비극에서 조금도 달라지지 않은 채 아픈 일이 반복되는 것일 뿐"이라고 꼬집었다. / monamie@osen.co.kr

[사진] MBC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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