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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2 (금)

“부끄럽고 창피해”…고(故) 설리, 일기에 아무도 모르게 남긴 ‘외로움과 진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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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MBC ‘다큐플렉스’에서 고(故) 설리를 조명한 가운데 일기장에 남긴 그의 심경도 세상에 알려졌다.

지난 10일 MBC ‘다큐플렉스’에서는 ‘설리가 왜 불편하셨나요?’라는 주제로 방송됐다. 지난 2005년 12살에 아역 배우로 데뷔했다가 2009년 SM엔터테인먼트 걸그룹 f(x) 멤버로 가수 활동을 시작한 후 세상의 중심에서 사람들의 관심과 비난을 동시에 받아야 했던 설리의 생전 모습이 재조명됐다.

이날 방송에서는 설리의 엄마가 밝힌 설리의 데뷔 과정, 최자와의 공개열애로 인해 소원해졌던 관계 등의 이야기가 전파를 탔다. 이 과정에서 설리의 자필 일기장이 공개됐고, 그 안에는 세상에 꺼내놓지 못한 설리만의 세계가 담겨 있었다.

‘정말정말 오랜만의 일기’라고 적힌 일기에는 “후시 녹음을 가서 촬영영상을 보고 왔는데 시커멓고 못생겼다”면서 “주변 사람들이 속으로 이런저런 평가를 할 거라는 것이 부끄럽고 창피하다”는 생각이 적혀있다.

또한 “정말 생각해보면 어렸을 때 잘 기억나지도 않을 때의 상처들이 오래오래 가슴 속에 남아 많은 영향을 주는 것 같다”며 “난 무한사랑을 받아보지 못했다. 잘못한 게 없는데 날 떠난 아빠. 내가 잘못하고 말썽 피우면 엄마마저 떠나버릴 거 같아서 늘 자신 없었고 엄마 의견에 찬성하고 따랐다”고 적혀있어 보는 이들을 안타깝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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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와 공개열애를 했던 최자에 대한 심경도 담겨 있었다.

설리는 2014년 적은 일기에서 “다른 말도 다 필요 없고 나중이 어떻든 누가 뭐라든 상관없고 난 지금 이 순간이 정말 행복하다. 너무 행복해서 내가 느끼는 감정들을 하나하나 놓치지 않고 기억하고 싶고 사소한 것 하나도 세세하게 느끼고 싶다”며 “정말 소중한 사람. 하나하나 소중하고 아낀다. 어떻게 하면 이토록 사람이 순수하며 착하고 계산적이지 않으며 똑똑하고 영리하고 든든하고 포근할 수 있을까. 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사람”이라는 마음을 드러냈다.

하지만 설리와 그의 엄마는 최자와의 연애에 대해 이견을 보였다.

설리의 엄마는 제작진과의 인터뷰에서 “13살 많은 남자를 만나는 건 노는 문화, 술 문화, 음식 문화, 대화의 패턴 등 모든 게 달라지는 것이기 때문에 중간과정이 다 없어진 것”이라며 “설리는 내가 자신의 남자친구를 허락하지 않으니까 화가 많이 났다. 그 뒤로 얼굴도 거의 못 봤다”고 밝혔다.

이렇듯 설리의 일기장에는 화려한 연예계 생활 중에도 스스로 느꼈던 외로움과 당시 연인이었던 최자에 대한 애틋함이 담겨 있어 더욱 주목받고 있다.

강소영 온라인 뉴스 기자 writerksy@segye.com

사진=MBC ‘다큐플렉스’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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