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참모가 ‘용산 배치 문의’ 보고해
일체의 청탁에 휘말리지 말 것 지시”
“수료식에 추미애 가족 온 사실 듣고
부대장 인삿말에서 청탁 말 것 강조”
“통역병 선발에도 수차례 청탁 들어와”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11일 오전 정부과천청사 법무부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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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 서아무개(27)씨 군 복무 당시 미8군 한국군지원단장이었던 이아무개 전 대령이 “한 참모로부터 서씨를 용산에 배치해 줄 수 있냐는 청탁이 있었다는 보고를 들었다”고 11일 밝혔다.
이 전 대령은 이날 언론에 공개한 입장문을 통해 서씨의 군 자대 배치 관련 청탁의 경위를 공개했다. 앞서 국민의힘 신원식 의원실은 이 전 대령이 “서씨의 부대 배치와 관련해 서씨 아버지와 할머니에게 40분여 분간 청탁을 하지 말라고 교육했다”는 취지의 통화 녹취록을 공개한 바 있다. 이에 서씨의 변호인단은 “서씨의 가족은 미 신병교육 수료식에 참석한 것이 전부로 부대 관계자와 개인적으로 만난 사실이 없고, 청탁을 한 사실도 없다”며 이 전 대령 등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했다. 이에 이 전 대령이 자대 배치와 관련한 구체적인 정황을 밝힌 것이다.
먼저 이 전 대령은 서씨의 자대 배치와 관련한 청탁 사실을 한 참모의 보고로 알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서씨가 미 신병교육대 교육 중 참모 한 명이 ‘모처에서 (서씨의) 용산 배치 여부를 물었는데, 안된다고 하면서 카투사 부대 분류에 대해 설명했다’는 보고를 했다”며 “다른 참모들이 있는 자리에서 일체 청탁에 휘말리지 말라고 강조하면서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의 말을 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서씨 가족에게 청탁하지 말라고 40분간 교육했다”는 취지로 발언하게 된 경위도 함께 밝혔다. “미 신병교육 수료식에 400여명 가족분 가운데 서씨의 가족분들도 오셨다는 이야기를 듣고, (앞선) 청탁 관련 참모의 보고를 의식해 청탁하면 안된다는 내용을 강조해 당부 말씀을 드렸다”며 “일부 매체에서 보도된 것처럼 서씨의 가족분들에게만 한 것이 아니었고 별도로 접촉하지도 않았다”는 것이다. 서씨의 아버지 등을 따로 만나지는 않았지만, 이들을 의식해 부대장 인사말에 청탁 관련 당부 말씀을 강조했다는 것이다.
이 전 대령은 평창동계올림픽 통역병 선발과 관련해 서씨를 선발해 달라는 취지로 여러 차례 청탁 전화가 왔다는 사실도 공개했다. 그는 “국방부로부터 통역병을 선발한다는 공문이 하달되자, 참모들로부터 서씨와 관련해 여러 번 청탁 전화가 오고, 2사단 지역대에도 청탁 전화가 온다는 보고를 받았다”며 “이에 부하들에게 나중에 큰 문제가 된다는 것을 인지시키고 지역대별 추첨으로 통역병을 선발하도록 지시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직접 서씨가 근무하던 2사단 지역대에 가서 서씨를 포함한 지원자들을 모아놓고 제비뽑기로 선발했다고도 밝혔다.
그는 “추 장관 아들의 병가 관련 예비역 카투사의 양심선언을 보면서 현역인 부하들에게 불이익이 생길까 봐 지켜만 보고 있었다”며 “신원식 의원실 보좌관과 통화를 했는데, 일부 내용만 보도되어 오해의 소지가 있어서 입장을 밝힌다”고 입장문을 낸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이어 “부끄럽지 않은 예비역으로 욕심 없는 평범한 시민의 한 사람으로 살고 있다”며 “이 사건이 더 이상 정파 싸움이 되지 말고 군의 청탁 문화가 바뀌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겨레>는 이날 이 전 대령의 입장문에 대한 사실 관계를 확인하기 위해 서씨의 변호인단에 전화와 문자를 남겼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노현웅 기자 golok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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