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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2 (금)

[단독]故설리다큐 PD "최자 비난, 의도치 않아…그 역시 피해자"(직격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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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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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방송 이후 화제와 반향을 일으킨 ‘다큐플렉스’, ‘설리가 왜 불편하셨나요?’ 편을 연출한 이모현 PD가 연출의 변을 밝혔다.

지난 9일 방송된 MBC ‘다큐플렉스’, ‘설리가 왜 불편하셨나요?’ 편은 지난해 10월 스물다섯 나이로 거짓말처럼 세상을 떠난 배우 겸 가수 고 설리의 이야기를 다뤘다. 처음으로 인터뷰에 응한 설리의 어머니를 비롯해 주변 사람들의 인터뷰, 생전 영상과 일기 등을 통해 환한 웃음 속에 깊은 외로움과 우울, 고민을 담고 살다 세상을 등진 설리의 이야기를 다면적으로 조명했다.

이 PD는 스포티비뉴스와의 통화에서 "설리에 대해 알아보고 싶다, 몰랐던 부분이 있다면 재조명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처음 고(故) 설리 다큐를 기획한 배경을 설명했다. 이 PD는 방송 이후 설리의 전 연인 최자에 대한 악성 댓글이 쏟아지는 상황을 무엇보다 안타까워 하며 "전혀 의도하지 않았고, 가장 우려한 대목"이라면서 "그 역시 피해자"라고 강조했다.

-고 설리의 1주기가 아직 되지 않은 시점이다. '설리가 왜 불편하셨나요' 편을 어떻게 기획해 선보이게 됐는지.

"설리가 떠나고 얼마 되지 않았다. 사망 기사 보고 다들 그랬겠지만 언론에 종사하는 사람으로서 미안한 마음도 있었다. 나서서 욕하지 않았어도 그것을 바라만 보고 있었다는 것 사실만으로도 책임이 없다 할 수 없다. 악플 때문에 세상을 떠났다 하긴 했지만 어떤 사람이 젊은 나이에 생을 마감할 때 그 이유만으로 그랬을까. 설리를 알아보고 싶다, 몰랐던 부분이 있다면 재조명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MBC '다큐플렉스'로 새 단장하면서 사람에 대해 깊이 볼 수 있는 유일한 장르인 만큼 사람에 대한 다큐를 하고 싶었고, 설리를 조명하게 됐다."

-설리의 어머니가 처음으로 직접 출연해 딸의 이야기를 들려주셨다. 쉽지 않은 결심이었을 텐데 어떻게 출연하게 됐나.

"설리 다큐를 준비하면서 가장 먼저 연락을 드린 분이 어머니다. 어머니는 딸을 보낸 안타까움이 있으셨고, 저희 취지에 공감하셨다.. 딸을 잘 재조명하도록 다큐를 만들고 싶다는 말에는 너무 기뻐하시고 좋아하셨다. 하지만 출연은 부담이 되셨을 것이다. 망설이셨지만 누가 설리의 이야기를 가장 잘 해줄 수 있겠나. 자칫 오해를 살 수도 있고. 결국 오랜 고민 끝에 본인이 이야기할 수밖에 없겠다 결론을 내리고 출연해 주셨다. 마음먹고 나서는 굉장히 솔직하게 말씀해 주셨다. 방송 이후에는 일부러 연락드리지 않았다. 방송 직전에는 못 볼 것 같다고 말씀하시더라. 괜찮다고 천천히 하시라고 말씀드렸다. 설리가 생전에 악플 때문에 너무 고생할 때 어머니에게 악플을 보지 말라고 했다더라. 그래서 본인은 일부러 보지 않았다고 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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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다큐멘터리를 통해서 설리의 어떤 면에 가장 주목하고자 했는지.

"설리는 사람들과 언론에게는 기행을 일삼는 이른바 '관종'이었다. 그러나 저는 설리가 우리나라 아이돌, 특히 여자 아이돌 생태계에서 굉장히 중요한 존재고 그 특이성이 굉장히 의미있다고 봤다. 여성 아이돌을 보는 대중과 언론의 감수성은 평균의 성인지 감수성보다 많이 떨어져 있다고 생각한다. 여자 아이돌에게 섹시하며 귀여워야하지만 사생활은 순진무구할 것을 요구한다. 그렇지 않으면 불편해 한다. 설리도 숨기면서 그런 척 하려고 하면 누구보다 잘 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모든 욕을 감수하면서 모든 걸 오프냈다. '나는 이런 사람이다. 이렇게 산다'고 보여준 것이다. 살아 생전에는 이상하다며 욕을 먹었지만, 여성 아이돌을 보는 시선이나 편견을 깨주는 데 일조했다고 생각한다. '이제야 생각해보니 설리가 잘못한 게 없네, 왜 불편했지' 그렇게 우리의 시선이 넓어지고 편견이 넓어졌으면 한다."

-방송 이후 설리의 전 연인 최자에 대한 악플이 이어지고 있다.

"전혀 의도하지 않았다. 가장 우려한 반응이기도 하다. 말하자면 싱글남녀가 연애를 하다 헤어진 것이다. 어머니의 입장에서는 설리가 엄마밖에 모르다가 20살 성인이 되어 독립적 연애를 하고 경제적으로도 독립하면서 가족과 소원해졌다. 엄마 입장에서는 멀어졌다는 것이다. 저도 조심하며 만들었고 내부 시사를 하면서도 혹시 그렇게 보이지 않느냐 의견도 구했다. 그분 역시 비난받을 일이 없다. 일기에서 보셨겠지만 설리가 최자를 사귈 때 심리적으로 그 어느 때보다 안정됐고 자존감도 높고 언제 때보다 행복했다. 헤어짐이야 누구의 잘잘못이겠나. 의도하지 않았고 마음아프다. 최자도 피해자라고 생각한다."

-설리를 향했던 악플의 문제를 함께 다룬 프로그램이기에 더 안타깝게 느껴진다.

"여전히 누군가를 희생양 삼으려 하는 것 같다. 저희 프로그램은 설리의 죽음에 굉장히 다면적 요인이 작용했다고 말하고 있다. 가정사, 어머니와 떨어져 살며 느낀 불안함, 연애와 결별의 아픔, 언론과 악플러들에게 욕을 먹고… 모든 것들이 이 친구를 힘들게 했을 것이다. 본인의 일기, 친구들의 이야기를 통해서도 전해진다. 더 안타깝다."

-방송에 담긴 설리의 모습이 참 예뻐서 더 슬프게 다가온다. 연출자로서 바람이 있다면.

"(예쁘게 나온 장면을) 고를 것도 없이 다 예뻤다. 젊고 찬란하고…어딘가 살아있을 것 같고 믿어지지 않는다. 영상의 힘이 그렇겠지만 연출하며 안타까웠고, 여러가지 괴로움과 외로움, 우울함과 고민이 겹쳐 극단적 선택을 했다는 것을 알게 되며 또한 안타까웠다. 이른 나이에 세상을 등진 연예인을 다루는 우려도 있지만, 그만큼 힘들었던 그 시기를 잘 견뎌냈으면 귀하고 재능있는 아티스트로 우뚝 섰을 텐데 안타까움이 크다. 혹시 똑같이 힘들고 어려운 시기를 겪는 분들이 있다면 설리가 안타까운 만큼 힘을 내고 그 시기를 견뎌주셨으면 좋겠다."

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 roky@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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