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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세상을 떠난 고(故) 설리(본명 최진리)의 삶을 다룬 다큐멘터리가 공개됐다. 가족들과 친구들이 '다큐 플렉스'를 통해 생전 설리의 모습을 돌이키며 고인을 추모했다.
10일 밤 방송된 MBC '다큐 플렉스'는 故 설리의 모친인 김수정 씨의 인터뷰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진행됐다. 김 씨는 "예쁘다"라는 말을 달고 살았던 설리의 어린 시절부터 딸이 배우로 데뷔한 과정 등을 전했다.
경제적으로 넉넉하지 않아 유치원 대신 연기학원을 보냈다는 엄마. 설리를 본 부산의 연기 학원에서는 "얼굴이나 말투를 보니 서울에서도 통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에 서울 학원으로 가 등록했지만, 연기 수업료와 경비를 계속 감당하기 힘들었고, 포기하기 직전 기적처럼 '서동요'(2005)에 캐스팅됐다.
당시 설리와 같이 연습생 생활을 한 티파니 영은 설리를 "오빠, 언니들도 다 예뻐해서 다 알고 있던 이미 유명했던 SM의 연습생이었던 것 같다"라고 회상했다.
초등학교 중학교 시절을 학업과 연습생 생활을 병행하며 꾸준히 아역 연기자로 활동한 설리, 하지만 갑자기 키가 크면서 연기 생활에 어려움을 겪게 됐다. 이후 회사에서 대안으로 걸그룹으로 데뷔를 제안했고 f(X)로 재데뷔하게 됐다.
'서동요'를 연출한 이병훈 감독은 "설리가 연기를 잘했다. 당당하고 밝고 얼굴 전체가 공주처럼 화려했다"라고 회상했다. '서동요' 출연 이후 SM엔터테인먼트에서 계약 제안이 들어왔다. 당시 SM 트레이닝 팀장이었던 조유은 씨는 "설리는 너무 예뻤다. 에너지가 좋았다. 보는 사람이 기분 좋아지곤 했다"라고 말했다.
2013년 9월, 가수 최자와의 열애설 보도 이후 많은 상황이 바뀌었다. 김 씨는 설리가 최자와 교제하면서 딸과 관계가 멀어지기 시작했다고 고백했다. 설리와 최자는 2014년 8월 열애 사실이 알려졌고, 2017년 3월 결별했다.
김 씨는 "(최자와의 열애설) 사진을 보고도 안 믿었다. 오보라고, 과장된 기사라고 생각했다. 바로 설리에게 전화해서 물었더니 '엄마, 사실이야'라고 하더라"라며 "갑자기 13살이나 많은 남자친구가 나타난 건 중간 과정 없이 너무 많은 계단을 상승한 것이었다. 노는 문화, 술 문화, 대화의 패턴 등 모든 것이 달라지는 것이었다. 자신이 만나는 남자친구를 내가 허락 안 하니 화가 많이 났더라. 많이 서운해했고 화도 많이 냈다"라고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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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설리가 '그간 내가 고생한 것 같고 이만저만 돈을 벌었으니 그 돈을 알려 달라' '다음 정산부터는 내역서를 쓰고 돈을 타 써야 한다'라고 했다. 나도 성격이 불같아서 그때 모든 것을 정리했다. 이후로 (설리와) 연락은 간간이 하지만 얼굴 보는 건 거의 단절 상태로 들어갔다"라고 고백했다.
2016년 11월 설리가 응급실을 방문한 사연의 전말도 공개됐다. 당시 소속사에서는 "설리가 새벽 집에서 부주의로 인한 팔 부상이 생겨 병원 응급실을 찾아 치료받고 귀가했다"라고 공식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김 씨는 "회사로부터 '설리가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욕실에서 미끄러져서 다친 것으로 기사가 나갔다"라면서 "아마 그게 둘(故 설리와 최자) 사이에서는 마지막이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김 씨는 2019년 10월 14일 설리가 세상을 떠난 날을 떠올리며 "회사로부터 연락을 받았다. (설리가) 2년 전에도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한 적이 있으니까 당연히 괜찮을 거로 생각했는데 아니었다"라면서 "한 시간 넘게 다리에 베게 해서 (설리를) 안은 채 손도 만져주고 얼굴도 만져줬다. 내게 허락된 시간을 다 썼는데도 지금 생각하면 계속 모자란 것 같다. 마지막 인사도 다 하지 못했던 게 아닌가 하는 생각에 지금도 계속 후회가 남는다. 얼마나 외로웠을까. 이제야 내가 안다는 게 마음 아프다"라며 눈물을 흘렸다.
설리는 생전 공황장애와 우울증으로 치료를 받고 있었다. 당시 SM엔터테인먼트 매니저 팀장은 "회사 안에 상담 치료나 필요하다면 약물치료라든지 정신과 상담을 하게끔 회사에서 지원해주는 게 있었다. 설리도 정신과 상담 치료를 계속 받아왔다"라고 말했다. 설리와 함께 '진리상점'을 진행한 제작진은 "힘들어하는 게 보였다. 잠도 좀 많이 못 자고 오는 느낌이었다"라고 기억했다.
설리의 친구는 "10월 초 즈음 연락이 왔다. 평소 안 좋았던 목소리보다 훨씬 많이 안 좋았다. 많이 외롭다고 했다"라며 "비공개 계정에 그날(사망한 날) 밤에 유독 사진을 많이 올렸다. 스케줄 바빴던 모습을 많이 올렸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 사진들이 인사였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
티파니는 "왜 내가 한 번이라도 먼저 다가가지 못했을까. 가까이서, 옆에서 깊은 대화를 못 한 것에 대한 미안함이 남는다"라면서 "(설리에게) 그동안 씩씩하게 밝고 멋지게 시간을 보내줘서 고맙다고 이야기하고 싶다"라고 전했다.
YTN Star 최보란 기자 (ran613@ytnplus.co.kr)
[사진캡처 = MBC '다큐플렉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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