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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2 (금)

故설리 어머니 최초로 전한 딸의 아픔(다큐 플렉스)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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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투데이

설리 / 사진=MBC 다큐 플렉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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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투데이 이소연 기자] 향년 25세의 나이로 별이 된 故설리의 뒷이야기가 공개됐다.

10일 밤 방송된 MBC ‘다큐 플렉스’는 지난해 10월 세상을 떠난 연기자 겸 가수 故설리의 삶을 조명했다.

故 설리 어머니 김수정 씨는 "아이가 7살 때 이혼하고 직업 전선에 뛰어들어야 했다. 겨우 모은 1000만원으로 아이 셋을 키웠다. 유치원에 보내는 돈으로 학원에 보내야 겠다고 생각했다. 연기 학원 대표님이 설리를 보고 너무 좋아하시더라. 저 말투와 표정을 보니 서울도 먹히겠다 이러고 서울에 갔다"고 돌이켰다.

그렇게 서울 연기학원에 다닌 지 7개월 만에 설리는 드라마 '서동요' 주연인 선화공주 아역에 합격했다.

이병훈 감독은 "아역 오디션을 100명~150명 정도 봤을 거다"면서 "당당하고 밝고, 얼굴 전체가 공주처럼 화려했다"고 돌이켰다.

김수정 씨는 "이후에 SM엔터테인먼트에서 연락이 왔다. 계약만 해달라는 느낌이었다. SM을 대표할 수 있는 간판스타로 키우겠다고 해줬다"고 말했다.

2013년 8월 설리는 14살 연상인 최자와 열애설이 났다.

故 설리 어머니 김수정 씨는 "저는 사진 보고도 안 믿었다. 사진이 찍힌 것뿐이고 과장된 기사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설리한테 바로 전화해서 물었더니 '응, 엄마 사실이야'라고 얘기하더라"고 돌이켰다.

김수정 씨는 "갑자기 13살 많은 남자친구가 나타났다는 건 노는 문화, 술 문화, 대화의 패턴 등 모든 것이 갑자기 달라지는 거다. 중간 과정이 없는 거다. 그래서 내가 허락 안 하니까 화가 많이 났다. 어떻게 내가 좋아하는 남자를 못 받아들이지? 하고 많이 서운해하더라"고 털어놨다.

그는 "자기는 고생을 한 것 같고 이만저만하게 돈을 벌었으니 그 돈이 다 얼마인지 알려달라고 하더라. 다음 정산부터는 내역서를 쓰고 돈을 타 써야 한다고 했다. 그때 우리 사이가 끝난 거다. 나도 성격이 불 같다. 오늘부로 우리가 모든 걸 정리하자. 연락은 간간이 했지만 얼굴 보는 건 단절 상태로 들어갔다"고 덧붙였다.

나이 차이가 많은 연인과 공개 연애를 하면서 설리에게 성적인 악플까지 달리기 시작했다. 설리와 같은 소속사 선배였던 소녀시대 티파니는 "어딜가도 글이 올라오고 사진이 찍히고 사실 굉장히 평범한 데이트를 하러 가고 싶었던 자리였는데 갑자기 화제가 되면 너무 힘들거 같다"며 "설리는 이제 스무살이었을텐데 다 내 이야기하는것 같고 죄책감 들고 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2019년 10월 14일 설리는 하늘의 별이 됐다. 티파니는 "모두가 다 도움이 필요했던 것 같다. 저 포함해서. 왜 진작 더 다가가지 못 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면서 눈물 흘렸다.

설리 엄마 김수정 씨가 설리가 떠난 집에서 발견한 것은 수많은 약봉지였다. 김수정 씨는 "설리의 집에 약봉지가 너무 많이 있었다. 소화하지 못할 만큼이었다. 그런 약이 널브러진 걸 보면서 마음 아팠다. 팬들이 바로 앞에서 환호하지 않냐. 좋은 말도 있고, 나쁜 말도 있고. 가수 무대가 굉장히 공포스러워서 공황장애가 왔고 우울증이 왔다. 회사에 얘기했더니 회사에서 상담하는 사람을 붙여주셨다"고 털어놨다.

김수정 씨는 "회사에서 설리가 자살했다는 연락을 받았을 때 2년 전에도 시도를 했으니까 당연히 괜찮겠거니 했다. '생명은 괜찮죠' 하고 물었다"고 돌이켰다.

그는 "5시쯤 출발했다. 매니저가 전화로 '어머니 이제는 더 못 기다리겠습니다' 하더라. 늘 혼자 집에서 살았을 텐데 마지막은 혼자 나가게 허락 못 하겠다고, 내가 가서 그 손 잡고 데리고 나갈 거라고 했다"고 말했다.

그는 "가족만 있게 해주더라. 손도 만져주고 얼굴도 만져주고 한 시간 넘게 다리 베개를 해서 계속 안고 있었다. 항상 미련이라는 게 남지 않나. 발끝까지 다 만져줄 걸 하는 생각이 들었다. 마지막 인사도 다 하지 못했던 게 아닌가 하는 생각에 지금도 계속 후회가 남는다"고 털어놨다.

설리 엄마는 "미안하다는 말밖에 할 말이 없었다. 너무 늦어서 미안하다고. 내가 다시 새로 잘해볼까 얘기하면 다시 뒤로 갈 수 있나 하는 생각이 든다"면서 눈물을 흘렸다.

엄마는 "어릴 때부터 부모는 이혼하고 소속사에 들어갔는데 경쟁 시스템이고, 조금 잘못 하면 바로 욕을 듣고 얼마나 외로웠을까 생각이 들더라. 그게 어떤 외로움으로 자리잡았는지 이제 내가 안다는게 후회스럽다"고 털어놨다.

[스포츠투데이 이소연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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