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상공인·中企에 3조8000억, 고용안정 1조4000억 지원
저소득층 생계지원 4000억, 긴급돌봄 등 2조2000억 지원
총지출 554조7000억·전년比 18.1%↑…국가채무비율 43.9%
정 총리 "가장 힘든 분께 빠르게 전달…선별지원 불가피"
정세균 국무총리가 10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임시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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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광호 기자]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2차 맞춤형 긴급재난지원금을 지급하기 위한 7조8000억원 규모의 4차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이 10일 임시 국무회의에서 심의·의결됐다. 정부는 추경안을 내일 오전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고, 정세균 국무총리는 다음주 국회에서 추경안 시정연설을 할 전망이다.
정부는 이날 오전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열린 제8차 비상경제회의에서 4차 추경안 편성을 확정하고, 오후 정 총리 주재로 임시 국무회의를 열어 재난지원금 지급을 위한 7조8000억원 규모의 '2020년도 제4회 추경안'을 심의·의결했다.
◆코로나19 피해 대상 '맞춤형 지원'= 4차 추경은 코로나19 재확산으로 피해가 집중되는 소상공인, 고용 취약계층, 생계위기·육아부담가구에 맞춤형 지원된다. 전국민에게 지급했던 1차 재난지원금(2차 추경) 성격과 달리 지원이 시급한 계층을 돕는다.
우선 4차 추경 자금 7조8000억원 중 약 절반인 3조8000억원을 사회적 거리두기 격상 조치 등으로 피해를 입은 소상공인·자영업자에 새희망자금을 지급한다. 먼저 코로나19 재확산 이후 매출이 감소한 연매출 4억원 이하 일반 업종은 100만원씩 지급한다. 또 음식점과 커피전문점 등 영업시간 제한을 받는 '집합제한업종'에는 150만원을, PC방이나 학원·독서실 등 '집합금지업종'에는 200만원을 준다. 집합제한업종과 집합금지업종은 매출액 규모와 매출 감소 여부와 상관없이 지급한다. 새희망자금을 받는 이는 291만명으로 전체 소상공인의 86%에 해당한다.
폐업 소상공인에게는 폐업점포 재도전 장려금 50만원을 지급한다. 기존의 소상공인 금융지원 프로그램도 리모델링한다. 1단계 금융지원 프로그램은 학원과 PC방 업종으로 문턱을 낮추고 2차 프로그램은 지원한도를 기존 1천만원에서 2천만원으로 격상한다. 임대료 인하액의 50%를 소득·법인세에서 세액공제하는 '착한 임대인' 세제지원의 적용기한은 올해 상반기에서 연말까지 6개월 연장한다.
정부는 또 일자리 119만개를 지키기 위해 총 1조4000억원을 투입한다. 소득이 감소한 특수고용노동자와 프리랜서 70만명에게는 2차 긴급고용안정지원금 50~150만원을 지원한다. 1차 지원금(150만원)을 받은 50만명은 별도 심사 없이 추석 전에 50만원을 추가지원하고, 이번 재확산 시기에 소득이 감소한 신규 20만명에게는 150만원(50만원×3개월)을 지급한다.
아울러 기존의 근로자 고용유지지원금 제도는 연장·확대해 24만명을 추가 지원하고, 취업에 어려움을 겪는 청년(만18∼34세) 20만명에게는 특별 구직지원금 50만원을 준다.
이밖에도 위기 가구에 대한 안전망도 더 넓게 펼친다. 실직이나 휴폐업 등으로 생계위기에 빠진 가구를 대상으로 긴급 생계지원 프로그램을 가동한다. 기존 긴급복지제도보다 조건을 완화해 4인 이상 가구에 최대 100만원(1인가구 40만원·2인 60만원·3인 80만원)을 한시 지급한다.
코로나19 확산으로 급격히 늘어난 긴급돌봄에 대한 지원 프로그램도 가동한다. 20만원씩 지원하는 특별돌봄 지원대상을 만 7세 미만에서 초등학생까지로 대폭 늘린다. 미취학 아동 252만명에 초등학생 280만명을 더하면 대상이 532만명까지 늘어난다.
다수 국민의 비대면 활동이 급증한 만큼 13세 이상 국민 4640만명에게 통신비2만원을 경감해주기로 했다.
◆전액 국채 발행…건전성·국가신용 우려= 재원은 국채 7조5000억원, 중소기업진흥채권 3000억원으로 마련된다. 신속한 사업집행을 위해 지방비 부담없이 국고 100%로 지원한다.
이에 따라 총수입은 470조7000억원으로 3차 추경과 동일하며, 총지출은 554조7000억원으로 전년대비 18.1% 증가한다.
총지출에서 총수입을 뺀 통합재정수지는 84조원 적자가 예상된다. 통합재정수지에서 각종 사회보험 등을 제외한 관리재정수지는 118조6000억원으로 전년(본예산 37조6000억원)보다 81조원 늘어날 전망이다.
전액 적자국채 발행으로 올해 국가채무는 846조9000억원으로 늘어나고, GDP(국내총생산)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43.9%로 뛴다. 올해 GDP 역성장 시 국가채무비율은 45%를 돌파할 전망이어서 향후 재정건전성과 국가신용등급 관리에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4차 추경은 5·16 군사정변이 있던 1961년 이후 59년 만이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얇고 넓게 지원할 것인지 필요한 곳에 두텁게 지원할 것인지 보편지원과 맞춤지원을 놓고 의견이 다양했지만 필요한 곳에 더 두텁게 지원하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졌다"며 "선별이라기보다 '집중'이고 차등이라기보다 '맞춤'으로 국민께서 너그럽게 헤아려주기를 감히 요청 드린다"고 말했다.
정 총리는 "가장 힘든 분들께 추경이 빠르게 전달되도록 준비하겠다"며 "매출이 급감했거나, 거리두기 강화로 영업에 제한을 받았던 분들이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모두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만큼, 지원대상에서 제외된 분들의 실망과 아쉬움이 크실 것"이라며 "국민 모두에게 드리고 싶지만, 한정된 재원을 감안할 때 소액을 모두에게 지원하는 것보다 피해가 큰 분들을 중심으로 두텁게 지원하는 것은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국민 여러분의 너그러운 이해와 협조가 다시금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이광호 기자 kwa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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