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들어 외국인·기관 340억원어치 순매수
[아시아경제 이민지 기자] 국내외 5G 인프라에 대한 투자 확대 기대감이 커지면서 상반기 부진한 주가 흐름을 나타냈던 케이엠더블유가 이달 들어 10%대의 주가 상승률을 보였다. 외국인과 기관이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에 이름을 올리는가 하면 증권가에선 사상 최대 실적이 기대된다며 눈높이를 올려잡고 있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케이엠더블유 주가는 이달 들어 전날까지 9.8% 상승했다. 지난 8일에는 장중 8만9500원까지 올라서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3월 저점 (3만8350원) 대비로는 133%가량 급등한 수치다.
상반기 케이엠더블유는 5G 관련 업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수혜주로 주목받았지만 주가 흐름은 기대와 달랐다. 해외시장에서 5G 투자를 확대한다는 기대감만 있을 뿐 상반기 실적은 오히려 지난해보다도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코로나19로 투자가 지연된 점도 반영됐다. 장기간 외국인과 기관의 외면을 받으면서 주가는 지난달까지 6만~7만원대에서 정체되는 양상을 보였다.
그러나 케이엠더블유는 5G 장비 공급 증가가 가시화되자 이달 들어 주가 상승에 시동을 걸고 있다. 증시 큰 손들의 매수세도 잇따르고 있다. 9월1~9일 코스닥시장에서 외국인과 기관투자자는 각각 202억원, 138억원 순매수하며 7거래일 동안 총 340억원어치 주식을 사들였다. 코스닥시장에서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이다.
본격적인 수주는 미국의 중대역(3.5GHZ) 경매 절차가 끝나는 시점인 3분기 말부터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디시네트워크를 비롯한 주요 통신업체들은 5G 네트워크 구축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밝혔다. 일본의 투자 사이클과도 맞물리면서 장비 업체들은 4분기까지 글로벌 시장에서 수주 규모를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실적에 대한 우려도 크게 줄어들 것으로 분석된다. 수주 실적이 4분기 반영된다고 가정했을 때 시장에선 사상 최대 실적을 내놓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시장이 예상한 케이엠더블유의 분기 매출액은 3291억원, 영업이익은 711억원으로 집계됐다. 4분기 동안 상반기 영업이익(286억원)의 두 배 이상을 벌어들이는 셈이다. 내년 회사의 매출액과 영업이익 추정치는 1조938억원, 2288억원으로 각각 올해 대비 55%, 88% 늘어날 전망이다.
정부가 추진하는 디지털 뉴딜 정책의 본격화에 따른 수혜도 주가 상승을 자극하고 있다. 완전한 5G 전환을 통해 IoT(사물인터넷)로 진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관련 매출을 확보하기 위한 통신사들의 투자가 장기간 이뤄질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김홍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5G는 모든 사물을 무선으로 구현한다는 목적으로 설계됐는데, 상대적으로 우호적인 환경을 가진 국내 통신사들의 경우 완전한 IoT 구현을 위한 행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며 "사실상 케이엠더블유는 디지털 뉴딜 정책의 최대 수혜자"라고 설명했다.
증권가에선 회사에 대한 눈높이를 상향 조정하고 있다. 올해 안에 10만원을 돌파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한화투자증권과 이베스트투자증권은 목표주가를 직전보다 각각 43%, 60% 올려잡았다. 유진투자증권은 투자의견 중립에서 매수로 조정하고 목표주가도 22% 상향했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외 5G 인프라에 대한 투자 확대 기대감으로 향후 주가는 실적 회복과 함께 상승세로 전환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전했다.
이민지 기자 m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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