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세 이상 전 국민 통신비 2만원 지원·미취업 청년 50만원 지급
성남시 "부채 생기더라도 독자적 성남연대안전자금 지원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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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장세희 기자]정부가 추석 이전에 지급하기로 한 2차 재난지원금에는 자영업자ㆍ소상공인 지원 외에도 아동돌봄쿠폰, 13세 이상 통신비 지원 등이 담겼다. 보편적 지급에 가까운 정책이 포함돼 맞춤형 선별 지원 취지가 무색해졌다는 비판이 나온다. 2차 재난지원금을 대부분 적자국채로 조달하는 가운데 명분도 부족하고 실익도 불분명한 지원책이 담기면서 논란이 거셀 것으로 전망된다.
10일 당정청에 따르면 정부는 이날 7조원대 4차 추가경정예산(추경)을 국회에 제출한다.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에 따라 영업이 중단된 12개 고위험시설 중 유흥주점과 단란주점을 제외한 나머지 업종에 대해 일괄 200만원을 지급한다.
13세 이상 전 국민에게 통신비 2만원을 지원하고, 미취업 청년에게는 1인당 50만원을 지급한다. 미취학 아동 및 초등학생 가구에 20만원의 아동돌봄 쿠폰을 지원하고, 특수고용형태근로종사자(특고 노동자) 등 고용 취약계층에도 최대 200만원의 지원금을 주기로 했다. 이번 재난지원금 대상을 살펴보면 아동부터 고령까지 전 국민을 아우르는 보편적 성격이 강하다.
복수의 정부 관계자들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이 아동돌봄쿠폰과 13세 이상 통신비 지원 등을 강력히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재난지원금을 받지 못하는 사람들의 불만이 곳곳에서 터져 나오자 부랴부랴 예산을 쪼개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정부 관계자는 "초기 추경 논의 과정에서 통신비 지원에 대한 부분은 없었다"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 19)으로 전 국민이 고통받고 있는 상황에서 금액이 크지 않기 때문에 보편적 지원으로 가는 게 맞다는 의견이 나왔다"고 말했다.
당초 당정은 통신비 지원을 35~49세를 제외하고 17~34세, 50세 이상에게만 하려고 했지만, 대상에서 제외된 계층에서 반발이 일자 선별 지급에서 보편 지급으로 방향을 바꿨다. 8월 주민등록 인구통계에 따르면 만 13세 이상(4640만명)은 전체 인구의 89.5%를 차지한다. 장기 미취업 청년 50만원 지급과 관련해서도 일부 40ㆍ50대의 반발이 거세지자 이들을 달래기 위한 차원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7조원대 중반이 될 추경 예산 중 5조원은 자영업자ㆍ소상공인에게 지원하고, 나머지 2조원은 통신비, 장기 미취업 청년, 초등학생 자녀를 둔 가정에 나눠줘 지원 범위를 넓히겠다는 취지다. 하지만 코로나 19 피해를 입은 분들을 먼저 지원하겠다는 원래 4차 추경 취지와 어긋난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이 "국민 모두에게 지급하자는 의견도 일리 있지만 현실적으로 재정상 어려움이 크다"고 말했던 것과도 상충된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이날 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통신비 2만원 일괄 지원과 관련해 "영세 자영업자나 동네 골목의 매출을 늘려주는 효과는 기대하기 어려워 아쉽다"며 "통신비는 직접 통신사로 들어가 버리니 승수 효과가 없다"고 말했다. 최현수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도 "기존 복지 대상자나 고용안정지원금은 대상 그대로 추가하고 나머지 소득감소로 생활이 어려워진 국민들은 사각지대에 몰린다"면서 "2차 긴급재난지원금, 선별 지원이라는 취지가 무색하다"고 지적했다. 최 연구위원은 이어 "1차 재난지원금 논란 이후 지원금 지급을 위한 데이터나 전달 체계에 아무런 준비나 개선이 없다"면서 "준비는 안 돼 있고 할 수 있는 방법도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긴급고용지원금과 미취업 청년 지원금 등 일부는 대부분 중복 신청이 예상된다. 정부는 신속성을 강조하며 기존 수급자와 중복을 가려내지 않을 방침인 가운데, 현금 지원과 기존 복지 정책이 중복되면서 이에 따른 재정 낭비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향후 선별 지급에 따른 2차 재난지원금 후폭풍도 거셀 전망이다. 2차 재난지원금이 지급되기도 전에 일부 지자체에서는 직접 재원을 조달해 추가 지원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이 지사는 지방채를 발행해서라도 추가 지원을 하겠다고 밝혔고, 은수미 성남시장도 부채를 내는 각오를 하고 필요시 정부 재난지원금 등 대책과 별도로 독자적인 2차 재난지원금(성남연대안전자금)을 지원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세종 =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
장세희 기자 jangsa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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