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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연합뉴스) 김상연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여파로 소상공인들이 극심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이들을 돕기 위한 마을 주민들의 '착한 구매' 행렬이 눈길을 끌고 있다.
인천에서 서울로 출퇴근하며 도넛 전문점을 운영하는 김모(39·여)씨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줄곧 매출 부진에 시달리다가 최근 한숨을 돌렸다.
김씨가 사는 송도국제도시 한 아파트를 중심으로 자영업에 종사하는 입주민을 돕기 위한 단체 구매 행사가 열리면서 배달 주문량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앞서 김씨는 손님이 줄어 팔리지 않는 도넛을 퇴근길에 이웃들에게 무료로 나눠주기로 마음먹고 아파트 커뮤니티에 글을 올렸다.
그러자 입주민들은 김씨의 게시글에 "판매해도 괜찮을 것 같다", "돈 내고 먹겠다"는 댓글로 응원했고 이를 계기로 자영업자를 돕자는 의견이 모여 본격적인 단체 구매가 시작됐다.
해당 아파트입주자대표회의에서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판매자로 참여할 입주민을 모집하고 홍보용 글을 올릴 수 있도록 허용했다.
A씨의 도넛 전문점 외에도 한식 전문점·소고기 전문점 등 다양한 가게들이 동참했으며 이후 입주민들의 주문 문의가 빗발쳤다.
김씨는 10일 "1주일 매출을 하루 만에 올릴 정도로 호응이 좋았다"며 "월세와 인건비를 어느 정도 감당할 수 있게 됐다"고 기뻐했다.
이어 "적극적으로 나서준 이웃들 덕분에 이 힘든 시기를 버텨보자는 의지가 생겼다"며 "정말 감사한 마음으로 서울 가게에서 송도 집으로 돌아오는 퇴근길에 도넛을 배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코로나19로 소상공인 매출 감소 (PG) |
미추홀구에서 한식 전문점을 운영하는 신모(61·여)씨도 이른바 착한 구매의 도움을 받고 있다.
신씨는 최근 딸이 사는 아파트 커뮤니티에 판매자 신청을 했다.
차로 왕복 1시간 정도 걸리는 거리를 오가며 배달하는 번거로움을 감수해야 하지만, 그는 그저 고맙다는 반응이었다.
신씨는 "육류를 주로 취급하다 보니 오후 9시 이후 영업 제한으로 큰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면서 "그래도 하루에 10개 팀 정도 입주민들의 주문이 이어지고 있어 든든하다"고 말했다.
최근 소상공인연합회가 전국 일반 소상공인 3천415명을 대상으로 한 온라인 설문 조사에서 코로나19 재확산이 소상공인 경영활동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부정적'이라는 응답은 전체의 96.4%에 달했다.
또 재확산 이후 매출액이 90% 이상 줄었다는 응답이 60%로 가장 많았다.
사업장 전망으로는 '사업을 유지하고 있으나, 폐업을 고려할 것 같다'는 응답이 50.6%로 절반을 넘었다. '폐업상태일 것 같다'는 대답도 22.2%였다.
이런 상황에서 마을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이뤄지는 주민들의 단체 구매 행위는 소상공인들에게 새로운 활기를 불어 넣고 있다.
업주들은 기본적으로 매출 상승에 도움을 받고, 주민들은 별도의 배달비 없이 믿고 먹을 수 있는 음식을 받으면서 상생 관계를 형성한다.
이달 초 공동구매에 직접 참여한 박모(59)씨는 "자영업자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을 주면서 입주민들도 배달 온 음식을 집에서 편하게 먹을 수 있어 서로 '윈윈' 하는 것 같다"며 "어려운 시기일수록 이런 모습들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소비 반 토막에 매출 급감 (CG) |
goodluc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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