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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미국 흑인 사망

흑인은 뻣뻣, 백인은 부드러운 머리? 남아공의 자폭 샴푸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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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김주동 기자] 미국을 시작으로 인종차별 문제가 세계적으로 관심을 끄는 가운데, 흑인 인구가 많은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는 최근 샴푸 홍보사진 때문에 시끄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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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릭스' 홈페이지에 게재됐던 '트레제메' 샴푸 홍보용 이미지. /사진=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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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 자지라, 가디언 등에 따르면 7일(현지시간) 남아공의 대형 드러그스토어 '클릭스' 체인점들 앞에서는 시위가 벌어졌다. 클릭스는 현지에서 800개 넘는 매장이 있는 것으로 전해지는데, 현지 매체는 이날 시위 중 화염병으로 인해 매장 한 곳 이상이 물리적인 피해를 입었다고 보도했다.

시위가 일어난 것은 클릭스 홈페이지에 게재된 사진들 때문이다. 이 업체에 입점한 샴푸 브랜드 트레제메는, 지난 4일 홍보용 사진 4장을 클릭스 홈페이지 내에 올렸다. 물론 클릭스 담당자를 거쳐서 공개된 것이다.

사진은 흑인 여성 머리카락 부분 2장과 백인 여성 2장인데, 흑인 사진에는 "건조하고 손상된 머리", "윤기없는 머리"라는 문구가 백인 사진에는 "부드럽고 정돈된 머리", "중성인 머리"라는 글이 쓰여 있었다.

사진이 공개된 후 SNS(소셜미디어)를 통해 비난의 목소리가 즉각적으로 쏟아지자 클릭스는 당일인 4일 사과문을 발표하고 논란의 사진들은 삭제했다.

클릭스는 "이미지들이 만든 상처, 분노에 사과한다"면서 담당 직원이 정직 처분을 받았고, 직원들에게 다양성 교육을 하겠다고 밝혔다. 샴푸 업체의 모기업인 유니레버도 "사진들이 모발에 대한 인종차별적 고정관념을 조장해 매우 죄송하다"고 사과문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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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코노믹 프리덤 파이터스(EFF) 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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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문이 공개됐지만 시위는 이어진다. 현지 좌파정당인 이코노믹 프리덤 파이터스(EFF)는 7일부터 11일까지 "클릭스 매장 880개 모두를 문닫게 하겠다"면서 시위를 촉구하고 있다.

EFF는 알 자리라에 "우리는 남아공에서 반성 없고 비뚤어진 인종차별이 계속되는 걸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남아공은 인구의 80%가량이 흑인이다.

김주동 기자 news9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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