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편지 비꼰 것” 돌연 말 바꿔
우드워드 ‘친서 폭로’ 대비 분석도
격노(Rag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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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자신에게 보낸 친서를 “러브레터로 생각하지 않는다”며 자신이 그 편지를 진짜 러브레터로 생각하는 줄 알고 그렇게 말하고 다니는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멍청하다고 비난했다. 공개 석상에서 직접 여러 차례 “사랑에 빠졌다” “아름다운 편지”라고 언급했지만, 돌연 이를 부인한 것.
트럼프는 트위터에서 “또라이 존 볼턴은 내가 ‘김정은으로부터 온 러브레터’를 진짜 그렇게 대하고 상의한 것처럼 얘기한다고 방금 들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분명히 나는 그저 빈정거린(sarcastic) 것이었다”면서 “볼턴은 완전한 얼간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느닷없이 김정은 친서를 깎아내린 이유는 분명치 않다. 자신과 척 진 볼턴 전 보좌관을 공격하려는 목적 외에, 대선 정국의 전술과도 무관치 않아 보인다. 북핵 협상을 성과로 포장하는 게 더는 도움이 안 된다고 판단했을 수 있고, 오는 15일 발간 예정인 워싱턴포스트 밥 우드워드 기자의 신간 『격노(Rage)』(사진)와 관련 있다는 분석도 있다.
우드워드가 트럼프-김정은 간 친서 25통을 입수했다고 한 만큼 이 가운데 일부가 책에서 공개될 수도 있어서다. “사랑에 빠졌다”고 한 건 ‘비꼰 표현’이었다며 비판을 미리 차단하려 한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발언에 대한 비판이나 우려가 제기될 때 종종 ‘사캐즘(sarcasm·빈정거림이나 비꼼)’을 구실로 써왔다.
워싱턴=박현영 특파원 hypar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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