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젊은층 분노·절망” 연일 공세
민주당 ‘사퇴 땐 답 없어’ 방어 총력
“불법여부 떠나 여권 타격 불가피”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8일 오후 열린 국회 본회의에 출석해 국무위원석에 앉아 있다. 공동취재사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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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의 ‘특혜 군 복무’ 의혹이 정국의 핵으로 떠오르고 있다. 야권은 ‘편법 휴가’와 ‘파견 청탁’ 등 추 장관 아들의 군 복무 관련 의혹을 문재인 정부의 트라우마인 공정성 이슈로 확전시키려는 태세다. 여권은 ‘밀리면 끝장’이라는 위기감이 팽배하지만, 추 장관 쪽의 대응을 지켜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 난감한 기색이 역력하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8일 국회 본회의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추 장관 아들 서아무개씨 사건은 추 장관 이야기대로 간단한 사건이다. 그런데 왜 서울동부지검은 8개월째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느냐”며 “문재인 대통령은 지금이라도 추 장관에게 잘못된 검찰 인사를 시정하라 지시하고, (추 장관 아들 의혹을) 제대로 수사하라고 명령해 달라”며 문 대통령을 직접 겨냥했다. 그러면서 “청와대 회의실 문 대통령의 뒤편에는 ‘나라답게 정의롭게’라는 문구가 보인다. 과연 지금 나라답게, 정의롭게 하고 있느냐. 많은 젊은이들이 분노하고 절망하는 이유는 입으로 공정과 정의를 외치던 사람들이 앞장서서 공정과 정의를 짓밟고도 뻔뻔하게 변명만 늘어놓고 있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주 원내대표의 이날 발언은 전날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추 장관의 사퇴를 촉구하며 “조국 사태의 데자뷔”라고 언급한 것의 연장선이다. 지난해 조국 사태에서 시작해 정의기억연대 회계 부정 의혹, 인천국제공항 정규직 전환 논란 등으로 이어진 여권의 악재들을 환기시키면서 청년층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불공정 프레임’을 전면화하려는 의도가 다분한 셈이다.
추 장관 쪽은 그동안의 격한 태도를 누그러뜨린 채 법률 대리인을 내세워 팩트 공방을 이어가는 한편, 검찰 수사로 국면을 연착륙시키려고 총력전을 펼치는 모양새다. 추 장관 아들의 변호인단이 무릎 수술을 받았던 삼성서울병원의 진단서 등의 의무기록과 청원휴가 관련 규정 등을 잇따라 공개한 대목에선 이번 논란을 적법성 시비로 축소하려는 속내가 엿보인다. 추 장관을 정치적으로 대변해온 김남국 민주당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제발 정치 공세는 그만 좀 하시고 그냥 수사 결과를 지켜보면 좋겠다. 너무 시끄럽고 지친다”고 지원사격을 했다.
여권의 지배적 분위기는 ‘사퇴하면 답이 안 보인다’는 것이다. 민주당의 한 다선 의원은 “추 장관이 ‘소설 쓰시네’ 등의 발언으로 야당과 너무 각을 세워 놓아 여기서 굽히면 바로 사퇴 수순으로 가게 된다. 문제는 검찰개혁이 완성되지 않은 상황에서 ‘포스트 추미애’ 카드가 없다는 점”이라고 했다. 추 장관이 사퇴할 경우 새 장관 후보자의 인사검증 국면 등으로 넘어가면서 정국 주도권이 보수 야권으로 넘어가게 된다는 점도 민주당이 추 장관 사퇴에 부정적인 이유다.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추 장관은 아들과 관련된 의혹에 대해 ‘불법은 아니다’라고 강조하고 있지만, 이는 결과적으로 이미 밀리고 있음을 자인하는 것”이라며 “불법 여부가 아닌 공정성과 ‘내로남불’ 논란의 단계에 들어선 이상 여권의 타격이 불가피하다”고 짚었다.
노현웅 김원철 기자 golok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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