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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현의 기자] 정부는 8일부터 의대 본과 4학년을 대상으로 의사 국가고시 실기시험을 예정대로 시행한다. 의사 국가고시는 실기와 필기로 모두 합격해야 의사 면허증이 나오는데 이번에 실기를 치르지 않으면 1년을 더 기다려야 한다.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에 따르면 올해 실기시험은 이날부터 11월 20일까지 서울 광진구 국시원 본관에서 치러진다. 의대생들은 의대 정원 확대, 공공의대 설립 등에 반대해 시험 응시를 거부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현재 의사 국시 실기시험 전체 응시 대상자 3172명 중 14%인 446명만이 응시했다. 한해 국가고시를 통해 배출되는 의사 수는 약 3000명으로 이들은 대부분 200여곳 대형병원 인턴으로 채용돼 전문의가 되기 위한 수련 과정을 시작한다.
◆어떤 문제가 나오나=실기시험은 마네킹을 이용해 기본적인 기술을 확인하는 단순수기평가(OSCE)와 훈련받은 환자를 직접 진료하는 환자진료평가(CPX) 등 총 12개의 문제로 이뤄진다. CPX에서 응시생은 모의 환자(30시간 교육을 받은 연기자)에게 증상을 물은 뒤 신체 진찰 등을 거쳐 진단을 내리는 것이다. OSCE는 환자 모형에 상처 꿰매기, 주사 놓기, 붕대 감기 등의 기본적인 의료기술을 테스트한다.
◆어떻게 진행되나=실기시험이 치러지는 국시원 본관에는 12개의 방이 있다. 응시생들은 각 방을 이동하며 문제를 푸는 구조다. 시험 소요시간은 방당 평균 10분이며 총 2시간 30분가량 걸린다. 교수들과 환자 역할을 하는 연기자 등이 응시자의 점수를 매긴다.
◆합격률은 어떻나=의사 국가고시 실기시험 합격률은 대체로 95% 이상을 웃돈다.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에 따르면 지난해 진행된 2020년도 제84회 의사국가시험 실기시험 합격률은 97.0%다. 응시자 3189명 중 3093명이 합격했다. 2019년도 83회(95.6%), 2018년도 82회(95.8%), 2017년도 81회(96.4%) 등 앞서 진행된 실기시험도 높은 합격률을 기록했다.
◆응시거부, 이번이 처음인가=의대생들은 지난 2000년에도 집단으로 국가고시 응시를 거부한 사례가 있다. 당시 의료계가 정부가 추진하는 의약분업에 반대하며 총파업까지 벌이자 의대생들도 힘을 보탠 것이다. 응시 대상자 90%가량이 시험을 치르지 못할 뻔 했으나 정부와 의료계의 합의로 예정된 일정보다 한 달 뒤 진행됐다. 실기시험 도입 이전인 만큼 필기시험만 치러졌기 때문에 시험 연기에도 혼란은 없었다.
의대생들이 새 학기 수업거부를 한 적도 있다. 1996년 3월 당시 의대 본과 4학년생들은 국가시험 불합격률이 30%에 달하자 "예년의 탈락률 10%와 비교해 납득이 가지 않는다. 국가고시 시험문제가 인력 공급과잉을 우려한 기성의사들의 개입으로 공정성과 객관성을 잃고 있다"며 추가 시험 실시 등을 요구했다.
조현의 기자 hone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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