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태경 "이재명, 文 저주했다가 곧바로 돌변…친문 위세 무섭나"

이재명, 6일 2차 재난지원금 지급 방안 두고 정부 비판

"文 정부 대한 배신감·원망 퍼질 불길처럼 퍼질 것"

선별 지급 결론난 뒤 "충정이었다…갈라치기 악용 말라"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 / 사진=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임주형 기자] 하태경 국민의힘(옛 미래통합당) 의원이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향해 "새털처럼 가볍다"며 꼬집었다. 2차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범위를 두고 정부를 비판했다가 하루가 채 지나지 않아 입장을 바꿨다는 이유에서다.

하 의원은 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쓴 글에서 "이 지사가 전 국민에게 재난지원금을 주자는 자신의 주장을 수용하지 않는다고 문재인 대통령을 저주했다가, 친문(친문재인) 지지자들의 비난을 받고 곧바로 태도가 돌변했다"며 "'문 정부를 향한 원망과 배신감이 불길처럼 번진다'에서 '오로지 충심으로 따른다'로 바뀌는 데 한나절도 걸리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하루 안에 입장 바꾸는 '24시간의 법칙'이라도 만들고 싶은가"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난번 '내년 보궐선거에 후보 내지 말자' 주장은 그래도 하루는 버티더니 이번에는 조변석개(일관성 없이 자주 고친다는 뜻)로 입장이 바뀌었다"며 "아무리 친문 위세가 무섭다 해도 대권주자란 분 발언이 새털처럼 가벼워서야 되겠나"라고 비판했다.

앞서 이 지사는 전날(6일) 2차 재난지원금의 전 국민 일괄 지급이 사실상 무산하자 정부를 강하게 비판했다. 이날 오전 이 지사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쓴 '미안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에서 생활고를 겪고 있는 한 젊은 부부 사연을 소개하며 "이 젊은 부부처럼 갑자기 사정이 나빠진 사람은 이번 (재난지원금) 지원 대상이 못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지난달 20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경기도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수도권 대유행에 따른 대도민 호소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이어 "(재난지원금 선별 지급으로 인한) 분열에 따른 갈등과 혼란, 배제에 의한 소외감,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 나아가 국가와 공동체에 대한 원망과 배신감이 불길처럼 퍼져가는 게 제 눈에 뚜렷이 보인다"며 "적폐세력과 악성 보수언론이 장막 뒤에서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권토중래를 노리는 것도 느껴진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국민이 주인이라는 민주공화국에서 모두가 어렵고 불안한 위기에 대리인에 의한 강제당한 차별이 가져올 후폭풍이 너무 두렵다"고 토로했다.

그러나 정세균 국무총리가 이날 서울 국무총리 공관에서 열린 고위 당정 협의에서 "소상공인·저소득층 등 피해가 크게 발생한 계층을 중심으로 맞춤형 지원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힌 뒤 이 지사는 '여당 결정에 따르겠다'는 취지로 강조했다.

이 지사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저 역시 정부의 일원이자 당의 당원으로서 정부 여당 최종 결정에 성실히 따를 것"이라며 "국가 지원책이 국민들께 신속하게 파고들 수 있도록 최전선에서 집행을 지휘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보수 언론은 더 이상 제 견해를 '얄팍한 갈라차기'에 악용하지 말라"고 덧붙였다.

또 "제 충정과 의무를 왜곡하지 말아달라"며 "지금 언론은 정쟁이 아니라 고단한 국민들의 삶을 대변해야 할 때"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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