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 참석해 의원들을 바라보고 있다. /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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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추미애 법무부장관이 아들의 휴가 연장과 관련 보좌관 전화여부에 대해 '거짓말'을 했다는 논란이 있다.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언론매체 등의 추가 취재에 따르면 추 장관이 민주당 대표였던 시절, 보좌관 중 한 명이 부대에 전화했다는 관계자 증언이 다수다. 이를 전제로 야권 등에서 추 장관이 국회에서 거짓 답변을 했다고 지적하고 있다.
법조계에선 논란이 되고 있는 1일 예결특위에서의 추 장관 발언에 대해 '거짓말'을 했다는 법적 판단을 피하기 위해 기술적인 답변을 한 것으로 평가했다. '인지하지 못했을' 가능성을 열어두는 방식으로 '거짓말' 책임을 피해는 전형적인 '법조인 화법'이 아니냐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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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인 추미애의 계산된 답변에 야당의원들 추가 답변 못 끌어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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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추 장관은 "보좌관이 뭐 하러 그런 사적인 일에 지시를 받고 하겠습니까", "(전화를 시킨)그런 사실은 없습니다", "보좌관에게 그런 사실을 시킨 바가 없습니다. 그리고 그럴 이유조차 없습니다"라고 일관되게 자신이 전화를 지시하지 않았다는 점만 강조하며 반복해 답했다.
야당 의원들이 '보좌관에게 통화하라고 지시한 게 아니냐'고 여러 차례 유도했지만 직접 답하지 않고 '시키지 않았다'는 취지로만 답하고 그외 질문엔 '동문서답'하듯 자신이 미리 준비한 내용만 일방적으로 말했다.
이에 대해 김운용 변호사(다솔 법률사무소)는 "이런 사안은 서로 마음속에 결론이 있고 말로 하는 논리는 그것을 뒷받침 하는 것에 불과한데 법조인처럼 답한 추 장관에 대해 야당의원들이 추가질문으로 이끌어내지 못한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일부러 추 장관이 의원들이 모호하게 말한 부분을 자기가 재정의해서 답한건데 이걸 지적하지 못하고 질의응답이 끝나서 야당 의원들이 추 장관의 준비된 답변에 말려 든 셈"이라고 평했다.
이필우 변호사(법무법인 강남)는 "추 장관이 보좌관의 통화를 사전에 인지했는지가 중요한데 수사중인 사안임을 감안해 장관은 최대한 신중하게 '통화여부를 몰랐다'는 취지로만 답하고 그외 법적으로 문제될 수 있는 추가 정보는 말하지 않았다"며 "'인지하지 못했다'는 장관의 발언이 사실이라면 설사 보좌관의 휴가 연장 문의 전화가 '청탁성 민원'으로 평가받아 법적 문제가 되더라도 장관에게 책임이 없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 변호사는 "추 장관 인지여부는 수사로 밝혀지지 않는 한 '허위'라 할 수 없으니 국회 예결위에서의 발언은 '거짓'이 아니게 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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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지사도 썼던 "그런 일 없다"는 법조인 특유의 '소극적' 화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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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법사위 출신 한 변호사도 "야당 의원들이 둘씩이나 '정치적'으로 물었지만 추 장관은 '법적'으로 답했는데 정치인 추미애가 오랜만에 '법조인' 추미애처럼 행동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어 "법조인들은 불리한 상황에 놓이면 '위증'을 피하는 방법으로 '아니다'라고 단정적으로 답하지 않고 '모른다' 혹은 '기억나지 않는다'고 답하거나 묻지 않은 부분에 대한 답은 하지 않고 묻는 부분에 대해서만 소극적으로 답한다"며 "법조인들의 방어적 화법을 비법조인들은 살을 붙여 해석해 '거짓말'을 했다고 하곤 하는데 논란이 된 추 장관 화법이 딱 그런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대법원에서 무죄취지로 결론 난 이재명 경기지사의 지방선거 방송 토론회 발언과 추 장관 발언은 묘하게 닮은 면도 있다"며 "이 지사도 토론회 도중 '그런 일 없습니다'로만 반복해 답했는데 전형적인 법조인의 화법"이라고 덧붙였다.
추 장관은 1일 이후로는 휴가 논란에 이어 아들의 보직 변경 등에 대해서도 특혜성이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지만, 그에 대한 추가 입장을 내놓지는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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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는 9월1일 국회 예결특위 회의록 중 관련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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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박세연 기자 =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정경두 국방부 장관이 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382회 국회(정기회) 개회식 및 1차 본회의에서 대화하고 있다. 2020.9.1/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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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면 1 박형수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의원 "직권남용 가능?"...추미애 장관 "그런 사실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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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형수 의원 (이하 박) = 조간신문에 의하면 추미애 장관 아들이 소속되었던 부대 관계자 A씨가 검찰 조사에서 추미애 장관 보좌관이라는 사람이 전화 와서 ‘추미애 의원 아들의 휴가가 곧 종료되는데 통원과 입원이 아닌 집에서 쉬면서 회복하려 한다, 병가 처리해 줄 수 있느냐’ 이렇게 물었다라고 보도. 당시 장관의 보좌관이 이렇게 전화를 한 사실은 맞습니까?
▶추미애 장관 (이하 추) =그런 사실이 있지 않고요. 이 부분에 대해서 제가 뭐라고 언급을 하면 제가 말씀드리는 것도 수사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고요 또 질의하신 위원님께서 말씀하시는 것도 수사 분위기에 영향을 미칠 수가 있지요.
(중략)
- 박 = 그런 사실 없다라는 것이 보좌관이 전화하지 않았다라는 것입니까, 아니면 이런 내용으로 전화하지 않았다라는 얘기입니까?
▶추 = 어떤 내용을 제가 말씀을 드릴 수가 없는 상황 아니겠습니까?
- 박 =그러면 보좌관에게 이렇게 전화하라고 지시한 것은 사실입니까?
▶추 =수사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면……
- 박 =지시했습니까, 장관님 그 당시에?
▶추 =보좌관이 뭐 하러 그런 사적인 일에 지시를 받고 하겠습니까?
(중략)
- 박 =그러면 지시 자체도 안 하고 보좌관이 전화한 적도 없다 그런 얘기네요? 그렇게 답변하신 겁니까?
▶추 =이 부분에 대해서는 수사 중이기 때문에 위원님 질의 다 포함해서 사건에 영향을 미쳤는지 아니면 부당하게 특혜를 받은 적이 있는지 그 모든 것이 밝혀지면 될 것 아니겠습니까?
(중략)
- 박= 지금 제가 그러면 이렇게 묻겠습니다. 만약 그 당시에 보좌관이 부대 관계자에게 이렇게 전화를 했다라면 그 보좌관이 직권남용죄가 될 수 있고요. 그다음에 만약에 장관님이 그때 보좌관에게 지시를 했다라면 장관님도 같이 직권남용죄에 해당될 수 있고요. 장관님이 그렇게 전화하라고, 개인적인 일에다가 보좌관에게 부대에 전화하라고 시킨 것 그 자체가 직권남용죄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법률적인 제 생각이 틀렸습니까?
▶추 = 일반적으로라면 맞겠지요.
- 박 = 알겠습니다.
▶추 = 그러나 그런 사실은 없습니다.
- 박 = 예, 그런 사실 없다고 대답하셨습니다.
[서울=뉴시스]배훈식 기자 = 추미애 법무부장관이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 참석하고 있다. 2020.09.01. photo@newsis.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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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면2 유상범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의원 "보좌관이 전화했나" 추미애 "(전화) 시킨 사실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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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상범 의원(이하 유) = 보좌관이라고 하는 사람이 군 장교에게 전화를 한 사실이 있느냐, 병가로 처리해 달라는 그 질문에 대해서 그러한 사실이 없다고 답변을 하셨지요?
▶추미애 장관(이하 추) = 진단서, 소견서 없이 마치…
- 유 = 그게 제 질문이 아니잖아요.
▶추 = 우리 아들이 허위로 자료를 제출하거나 하고…- 유 = 제 질문은 오늘 그런 질문에 대해서 사실이 없다는 답변을 하셨냐고 묻잖아요
▶추 = 마치 병가 사유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병가를 받았던 것처럼 지금 사실 왜곡을 하시는데요.
- 유 = 장관님! 장관님!
▶추 = 일단 아들이 아팠던 것도 사실이고요. 아픔에도 불구하고 군대를 갔고…수술 이후에도 불구하고 군에 복귀를 해서…정상적으로 군 생활을 다 마쳤기 때문에,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수사 중인 사실에 대해서…
- 유 = 제 질문 알아들으셨잖아요. 못 알아들으셨어요? 보좌관이 전화해서 병가로 처리해 달라는, 그러니까 ‘보좌관이라는 사람이 장교에게 전화해서 병가로 처리해 달라는 요청을 한 사실이 있느냐는 질문에 그런 사실이 없다고 답을 하셨지요?’라고 물어봤잖아요.
▶추 = 보좌관에게 그런 사실을 시킨 바가 없습니다. 그리고 그럴 이유조차 없습니다.
- 유 = 예, 그러면 없다고 하면 되잖아요.
▶추 = 아이가 수술을 받았고 당연히 병가 사유가 있고…
- 유 = 거참, 싸우자는 겁니까?
◇ 정성호 예결위원장 = 추 장관님, 질문에 답변하시고 그다음 또 질문하시면 답변하시고 이렇게 해 주시지요.
▶추 = 이것도 답변입니다, 위원장님
- 유 = 초등학생도 그렇게 답을 안 합니다.
▶추 = 자꾸 질문하는 것은 해당 수사관서에서…
- 유 = 저만 만나면 싸우려고 그래요?
▶추 = 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입니다.
◇ 정 = 그 불필요한 말씀은 좀 안 하시면 좋겠습니다.
(이하 생략)
유동주 기자 lawmaker@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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