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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8조원 장비수주 잭팟…그 뒤엔 이재용의 5G 세일즈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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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조성훈 기자]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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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26일 오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삼성전자 화성사업장을 방문한 셰이크 모하메드 빈 자예드 알 나얀 아부다비 왕세제와 화성캠퍼스를 둘러보고 있다./ 사진제공=삼성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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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미국 최대 이동통신사인 버라이즌에 최신 5G(5세대 네트워크) 장비를 비롯해 대규모 통신 네트워크 솔루션을 공급한다. 계약 규모만 8조원에 육박하는 ‘초대형 잭팟’. 단일 계약건으로 국내 통신장비 산업 역사상 최대규모다. 이 사업 수주로 삼성은 글로벌 5G 장비 메이저 기업인 중국 화웨이를 바짝 추격할 수 있는 기반을 다졌다는 평가다. 이재용 삼성 시대를 대표하는 ‘플래그십(선발) 사업’ 중 하나인 5G 통신장비 사업이 마침내 물꼬를 터트렸다는 분석도 나온다.

삼성전자는 버라이즌과 총 66억4000만 달러(7조8983억원)에 달하는 무선통신 솔루션 장기 공급계약을 체결했다고 7일 공시했다. 삼성전자는 앞으로 5년간 버라이즌에 5G 이동통신 장비를 포함해 네트워크 솔루션을 공급하고, 설치·유지 보수까지 맡는다. 단일 규모론 국내 통신 장비 계약 사상 최대치다. 삼성전자 연결 자산총액의 10%에 해당하는 액수다.

삼성은 무엇보다 이번 계약을 통해 세계 최대 통신 시장인 미국에 5G 장비 핵심 사업자로 발돋움할 수 있게 됐다. 미국은 이동통신 시장 규모는 약 2500억 달러로, 세계 기지국 투자의 20~25%를 차지하는 핵심 장비시장으로 꼽힌다. 이중 버라이즌은 가입자 1억 8300만명을 보유한 미국 1위 통신사업자다.


美 5G 장비 핵심 사업자로 도약한 삼성…韓 통신장비 역사상 최대 규모


이번 수주는 삼성전자가 1999년 스프린트에 2G CDMA 장비 수출을 시작으로 미국 시장에 첫 진출한 지 20년 만에 일군 쾌거다. 애플과 양강구도를 달리는 스마트폰 단말기와 달리 통신 장비 시장에서의 삼성의 존재감은 미약했다. 재도약의 발판은 ‘5G’. 삼성은 수년 새 5G 장비 기술력 확보에 대대적으로 투자하며 북미와 일본 통신사로 고객기반을 넓혀왔다. 일본 이통사 KDDI에 5G 장비를 공급한 데 이어 AT&T, 스프린트, US셀룰러 등 미국 내 주요 통신사업자들과도 잇따라 장비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결정적으로 미국 최대 이통사인 버라이즌과의 대규모 장비 공급 계약을 성사시킴으로써 미국 핵심 통신 장비 사업자 반열에 올라섰다는 평가다.

이번 버라이즌의 대규모 계약건을 계기로 삼성전자 통신장비 글로벌 시장 점유율도 가파른 상승세가 예상된다. 시장조사업체 델오로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5G 장비 시장은 중국 화웨이가 32.6%로 1위이며, 스웨덴 에릭슨(24.5%), 핀란드 노키아(18.3%)에 이어 삼성전자는 16.6%로 4위에 머물렀다. 그러나 이제 막 초창기에 불과한 시장이다. 올해 버라이즌을 시작으로 미국 이통업계가 5G 투자에 본격 나설 경우, 화웨이를 따돌릴만한 입지를 갖추게 될 것이라는 기대도 흘러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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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임성균 기자 tjdrbs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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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웨이가 미국 트럼프 정부의 제재로 발목이 잡힌 형국도 삼성전자에 득이 될 전망이다. 미국은 최근 안보위협을 이유로 영국과 프랑스, 독일 등 유럽 주요 국가와 우방국들을 상대로 화웨이 퇴출을 압박하고 있다. 중국 정부가 프랑스와 독일 등 유럽 각국을 상대로 대대적인 외교전을 벌이며 화웨이 퇴출저지에 나서고 있으나 버거운 상황. 여기에 세계 3대 통신 장비 시장 중 하나인 인도마저 화훼이, ZTE 등 중국 통신기업 배제 입장을 공표했다.


삼성 통신장비 사업 화려한 부활 이면엔…이재용 매직 있다

2014년 영업이익률이 0.7%까지 내려앉으며 한때 매각설까지 제기됐던 삼성의 통신장비 사업. 그랬던 통신사업이 5G 장비 상용화를 계기로 화려하게 재기할 수 있었던 이면엔 차세대 통신 사업에 대한 이재용 부회장의 강력한 의지가 깔려 있다는 후문이다. 이 부회장은 2018년 ‘180조 투자계획’을 발표하며 인공지능(AI), 전장용 반도체, 바이오와 더불어 5G를 4대 미래성장 사업으로 지정하고 3년간 25조원을 투자해 집중 육성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지난해 연초 첫 경영 행보로 5G 네트워크 통신장비 생산라인을 찾기도 했다. 가동식 행사에 참석한 이 부회장은 “새롭게 열리는 5G 시장에서 도전자의 자세로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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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2020년 2분기 잠정 영업이익을 8조 1000억원으로 공시한 7일 오전 서울 강남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에 직원들이 지나고 있다. /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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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부회장은 해외 계약 건을 수주하는데도 최일선에 나섰다. 미국, 아시아, 유럽 등지의 글로벌 정보통신기술(ICT)업계 리더들과 활발히 교류하며 5G 네트워크 통신장비 마케팅을 직간접 지원했다. 대표적으로 이 부회장은 지난해 극비리에 방한한 한스 베스트베리 버라이즌 CEO를 직접 만나 사업협력을 논의했으며 이번 계약을 앞두고도 베스트베리 CEO와 여러 차례 화상통화를 하며 적극적으로 영업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한일관계가 극도로 경색됐던 지난해에도 일본 NTT도코모, KDDI 등 이동통신 경영진을 만나 5G 사업 협력 방안을 논의했으며 이는 KDDI의 5G 통신장비 공급계약으로 이어졌다.

재계 한 관계자는 “이번 버라이즌 사업 수주와 화웨이 제재까지 더해져 글로벌 통신장비 시장에서 삼성의 입지가 빠르게 높아질 것”이라면서 “이 부회장이 장기적 안목으로 첨단 통신장비에 대한 중장기 투자를 챙기면서 선대 회장의 ‘반도체 산업’에 필적하는 이재용 시대의 첫번째 ‘플래그십 사업’으로 성장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크다”고 말했다.

조성훈 기자 sear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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