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미국 최대 이동통신사 버라이즌에 5세대(5G) 이동통신 네트워크 장비를 공급한다. 계약 규모는 약 8조원으로, 우리나라 통신장비 분야 최대 규모 단일 수출 계약이다.
삼성전자는 삼성전자 미국법인(SEA)이 버라이즌과 계약을 체결했다고 7일 밝혔다.
계약금액은 7조 8983억원이다. 삼성전자는 2025년 12월 31일까지 버라이즌에 5G 장비 일체와 솔루션 등을 공급하고 설치, 유지보수를 담당한다.
삼성전자는 세계 최대 이동통신 시장이자 세계 기지국 투자의 20∼25%를 차지하는 미국에서 입지를 확대하게 됐다. 미·중 무역분쟁으로 미국이 세계 1위 장비사 화웨이를 배제하고 있어 삼성전자 입지는 지속 확대가 예상된다.
이에 따라 글로벌 시장에서 삼성전자 5G 장비 점유율도 크게 상승할 전망이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해 국내 이통사와 세계 최초 5G 상용화를 한 데 이어 미국에서 버라이즌, AT&T, 스프린트와 5G 장비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일본 KDDI와도 5G 장비 계약을 체결했다.
버라이즌과의 계약은 삼성전자 수출 확대는 물론이고, 중소 협력사 매출 확대와 고용 창출에도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국내 중소 장비부품 86개와 협력해 네트워크 제품을 제조하고 있다. 5G 장비는 국내 부품비중이 40∼60%에 이른다.
삼성전자가 버라이즌에 5G 장비를 대규모 공급함에 따라 국내 중소기업이 글로벌 시장에서 동반성장 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버라이즌 고객에게 향상된 모바일 경험을 제공하기 위한 5G 혁신을 지속하겠다”고 말했다.
버라이즌과 계약은 이재용 부회장의 차세대 이동통신 사업 육성 의지가 결실을 맺은 것이라는 평가다.
통신장비 사업은 반도체, 스마트폰, TV, 가전사업에 비해 삼성전자가 상대적으로 취약한 사업이었고, 경쟁사와 격차도 상당했다.
하지만, 이재용 부회장은 4차 산업혁명의 인프라 기술로서 엄청난 잠재력을 가진 차세대 통신장비 시장에 과감한 도전장을 던졌다.
이 부회장은 2018년 '180조 투자계획'을 발표하며 인공지능(AI), 전장용 반도체, 바이오와 더불어 5G를 '4대 미래성장 사업'으로 지정하고 3년간 25조원을 투자해 집중 육성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바 있다. 삼성전자는 사실상 새로운 미래를 위한 '창업'이었다고 소개했다.
이 부회장은 2019년 새해 첫 경영 행보로 5G 네트워크 통신장비 생산라인 가동식에 참석, “새롭게 열리는 5G 시장에서 도전자의 자세로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뿐만 아니라 이 부회장은 삼성전자가 5G 시대를 선도할 수 있는 역량을 빠르게 키울 수 있도록 전담조직 구성, 연구개발, 마케팅까지 전 영역을 진두지휘했다.
또 무선사업부와 네트워크사업부에 분산돼 있던 통신기술 연구 조직을 통합해 5G 사업을 전담하는 '차세대 사업팀'으로 조직을 확대하고, 글로벌 기업과의 공동 연구 및 협력 확대를 지원하는 등 5G 통신기술 연구개발에도 각별한 관심을 피력했다.
이 부회장은 그간 미국, 아시아, 유럽 등의 글로벌 ICT업계 리더와 활발히 교류하며 5G 네트워크 통신장비 마케팅 활동을 직간접적으로 지원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6G 백서를 통해 차세대 6G 이동통신 비전을 제시하는 등 6G 분야 준비에도 착수했다.
삼성전자가 반도체에 이어 5G를 필두로 한 통신시장에서도 초격차를 실현하며 '미래를 만드는 기업'으로 변화를 시작했다는 게 안팎의 분석이다.
박지성기자 jisu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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