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이어 유럽·인도 등에서도 추가 수주 기대
"성장 정체 보이는 스마트폰 대신할 새 성장동력 확보" 의미
삼성전자(CG) |
(서울=연합뉴스) 채새롬 기자 = 삼성전자[005930]가 7일 미국 1위 이동통신사 버라이즌에서 8조원대의 5G 통신장비를 수주하면서 삼성전자의 해외 5G 시장 확대에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미국은 지난달 25일 처음으로 민간 통신사업자를 위한 6GHz 이하(서브-6GHz) 주파수 경매를 완료했다. 이전까지는 고주파 대역을 중심으로 경매가 이뤄졌다.
그간 주파수 부족으로 5G 망을 확대하지 못했던 버라이즌은 주파수 경매 완료를 계기로 5G 투자에 본격적으로 나선 것으로 보인다. 다른 미국 통신사들 역시 4분기부터 5G에 대규모로 투자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이 같은 미국의 5G 투자 확대 기조에서 혜택을 톡톡히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미·중 무역분쟁으로 미국 통신사들이 세계 1위 통신장비사인 화웨이의 장비를 배제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에릭슨, 노키아와 함께 삼성전자가 미국 이동통신사에 5G 장비를 나눠서 공급하는 '3파전'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이번 대규모 수주로 미국뿐 아니라 글로벌 시장 확대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미국 최대 통신사업자의 기술, 보안 검증을 통과했다는 점을 내세워 유럽 등 다른 국가에서도 5G 장비 영토를 넓히는 데 활용할 수 있다.
특히 글로벌 시장에서는 이미 미국에 이어 영국, 캐나다, 호주, 인도 등이 자국 5G 네트워크 구축 사업에서 화웨이를 배제하겠다고 밝힌 상황이어서 화웨이의 빈자리를 삼성전자가 차지할 가능성이 크다.
삼성전자가 최근 5G 장비 수주 계약을 한 캐나다 이통사 텔러스는 기존에 화웨이 장비를 100% 사용하고 있었으나, 5G 사업에서 화웨이를 배제하면서 삼성전자, 에릭슨, 노키아를 장비 공급사로 선정한 바 있다.
시장조사기관 델오로에 따르면 작년 기준 삼성전자의 5G 기지국 점유율은 16.6%로 화웨이(32.6%), 에릭슨(24.5%), 노키아(18.3%)에 이어 4위였다.
올해 1분기에는 점유율이 13.2%로, 화웨이(35.7%), 에릭슨(24.6%), 노키아(15.8%)에 이어 역시 4위였다.
화웨이는 막대한 자국 5G 투자 확대를 기반으로 점유율을 높이고 있지만, 미국·유럽이 잇따라 등을 돌리면서 향후 점유율 하락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5G 네트워크 투자는 2021∼2022년 가장 많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매출과 수익 면에서 성장 정체를 보이는 스마트폰 대신 새 성장동력이 본격화했다는 의미도 있다. 삼성전자는 2018년 8월 180조를 투자하고 4만명을 고용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면서 5G 사업을 미래 성장의 핵심으로 제시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네트워크 글로벌 시장 점유율 확대는 삼성전자와 협력하는 국내 중소기업들이 성장하는 동시에 글로벌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srch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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