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환경 열악한 프리랜서 등도 피해 증빙 어려워
개업·창업 기간 짧아 매출 감소 증명 힘들거나 개업 미룬 경우 등 지원기준 애매
그간 지원에서 배제돼왔던 주점·자체휴업 소규모사업장 등 반발 등도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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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 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따른 2차 긴급재난지원금 지급과 관련, 고용취약계층과 소상공인 및 저소득층에게 7조원 가량을 선별지원하는 것으로 윤곽을 잡았다. 관건은 이견을 최소화 할 수 있는 세부적이고 명확한 기준 마련과 다양한 사례조사를 통한 사각지대 없는 '틈 막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우선 당정청은 관계부처와 최종 협의를 거쳐 생계유지와 피해보전에 필요한 지원이 추석 전까지는 이뤄지도록 서두른다는 방침이다.
정부와 여당은 지난 6일 서울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고위 당정청 협의를 개최하고, 코로나19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피해가 큰 계층이나 저소득층을 우선 지원하는 '선별지원' 방침에 합의했다. 이를 위한 4차 추가경정예산은 7조원대로 편성하고, 세부적인 논의를 거쳐 추석 전 국회를 통과할 수 있도록 협의할 계획이다.
◆소득정보·피해기준 등 어떻게 해결하나= 지난 5월 지급된 1차 긴급재난지원금은 전 국민을 대상으로 지급해 선별지원에 따른 사회적 갈등을 피했지만,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재원 마련의 어려움과 재정건전성 악화 등의 문제로 2차 지원은 피해 계층에 집중하는 방식으로 결정됐다. 2차 지원을 받을 수 있는 국민이 얼마나 될지, 구체적으로 얼마를 받게 될 지는 추가 논의가 필요하지만, 현재까지는 200만원 이내에서 결정되는 방안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원 대상은 포괄적으로 특수고용형태 근로자 등 고용취약계층(긴급고용안정지원금)과 소상공인(소상공인새희망자금), 저소득층(긴급 생계비) 등이다. 또한 4차 추경에는 최대 1조원 가량이 소요될 것으로 추산되는 아동 특별돌봄쿠폰 지원과 수요가 급증한 통신비용 지원 등도 포함된다.
이번 지원 방안이 성공적으로 지급되고, 당초 목적인 피해구제에 부합하기 위해서는 제도권 밖 노동자의 소득정보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소상공인의 피해 기준을 명확히 세워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우선 학습지 교사, 학원 강사, 스포츠 강사, 방문판매원, 학원버스 운전기사, 방문판매원, 간병인 등 특고노동자와 프리랜서, 영세 자영업자, 무급 휴직자, 청년층 등 고용보험 제도의 바깥에 있는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어떤 기준에 맞춰 소득 상 피해액을 산정할지 논란의 여지가 있다. 정부가 정한 기준을 충족한다면 일정금액을 일괄 지급하는 방안도 논의중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 역시 업무 기간이나 지역 등에 따라 세부 여건이 달라 갑론을박이 예상된다.
소상공인 및 자영업자의 경우 최근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격상에 따른 집합금지 12개 고위험시설 중 일부 업종이 우선 지원 대상이다. 정부의 집합 금지 결정 여파로 손실을 입었으니, 보상 해주겠다는 것이다. 해당 고위험시설에는 클럽ㆍ룸살롱 등 유흥주점, 콜라텍, 단란주점, 감성주점, 헌팅포차, 노래연습장, 실내 스탠딩 공연장, 실내집단운동(격렬한 GX류), 뷔페, PC방, 방문판매 등 직접판매홍보관, 대형학원(300인 이상) 등이 포함되는데 정부는 이 가운데 노래연습장, 뷔페, PC방, 대형학원 등을 지원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의 집합금지 관련 업종이 아니지만 자연스레 매출이 급감한 사업장이나 자체 휴업을 결정한 소규모 사업장, 코로나19 사태 이후 정부가 내놓은 면세 및 감세 혜택이나 외식비 지원 사업 등에서 줄곧 제외됐던 주점 등 관련 사업주의 집단 반발도 우려된다.
정세균 국무총리와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6일 서울 종로구 총리공관에서 열린 고위당정협의회에 참석하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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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적이고 쉬운 길 택한 것" 지적도= 실제 심각한 금전적 손실이나 피해를 입었지만, 이를 입증하기 어려운 소상공인·자영업자를 위한 별도 대책 마련의 필요성도 제기된다. 코로나19 확산과 비슷한 시기에 개업을 해 영업을 거의 하지 못한 탓에 매출 피해 수준을 가늠할 수 없다거나 코로나19 사태로 개업을 장기간 미뤄 장사를 해보지도 못한 채 손해를 입은 경우 등이 대표적이다. 또한 코로나19 사태로 이미 폐업을 한 경우도 적지 않아 이를 위한 재창업 프로그램 등을 기존 유사 프로그램 대비 강화해 가동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그밖에 일부 특고 프리랜서들의 경우 일거리나 수입이 일정하지 않고, 증빙서류를 챙기기에는 관련 노동환경 자체가 열악하다는 문제도 있다.
코로나가 최초 확산 된 이후 시스템 마련을 통해 현재의 상황을 대비했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최현수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은 "공급자입자에서 추석 전에 지급을 서두르기 위해 행정 편의적이고 쉬워 보이는 길을 선택한 것"이라면서 "선별 지준의 논란과 지원 대상시 신청하고 이를 조사·증빙·확인하는 혼란스러운 또 다른 과정이 기다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최 연구위원은 이어 "자영업자나 소상공인들의 소득재산 상황은 천차만별이고, 매출 정보에 대한 투명성과 신뢰성이 중요한데, 이에 대한 신뢰가 쌓여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선별 지급을 마친 뒤 계층간 갈등이 커지거나 코로나19에 공동대응하려는 연대의식이 약해지는 등의 사회적 문제도 정부가 해결해야 할 과제로 지목된다. 2차 재난지원급 지급안이 거론된 이후 줄곧 보편지급을 주장했던 이재명 경기지사는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국민 불만과 갈등, 연대성 훼손 등 1차와 달라진 2차 선별지급의 결과는 정책 결정자들의 생각보다 훨씬 더 심각하고 위험할 수 있다"면서 "때문에 수많은 경우의 수와 대안을 꼼꼼하고 세심하게 따져봐야한다"고 강조했다.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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