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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이슈 정부 VS 의료계 첨예한 대립

전공의,예상뒤엎고 7일 업무복귀 안한다…의대생,국시거부(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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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현 대전협 비대위원장, 단체행동 잠정 중단 결정 배경 밝혀

"복귀 조건은 '철회 또는 원점 재논의의 명문화'였다"

"파업 지속 필패 지름길…7일 오후 1시, 전공의 간담회 예정

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학생협회, 의사 국가고시 거부 유지

(서울=연합뉴스) 김잔디 계승현 기자 = 단체행동을 잠정 중단하기로 했던 전공의들이 7일에도 집단휴진을 이어간다.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에서 업무 복귀를 의결했으나 현장의 전공의와 의대생 등의 반발로 무산됐다. 전국의 의과대학생들은 의사 국가고시를 보지 않겠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대한의사협회와 여당, 정부의 '원점 재논의' 합의로 풀리는 듯했던 의료계 상황이 다시 한 치 앞을 가늠할 수 없게 됐다. 전공의들은 지난달 21일부터 지금껏 무기한 집단휴진(파업)을 이어오고 있다. 이날이 17일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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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협 "현장의 목소리 반영하라"
(서울=연합뉴스) 지난 9월 1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서울시의사회관에서 열린 '젊은의사 비상대책위원회 출범식'에 참석한 박지현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 노트북에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하라는 스티커가 붙어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 대전협 비대위, 파업 중단 의결…"7일 복귀는 아냐"

당초 대전협 비대위는 전날 밤부터 이날 새벽까지 이어진 대의원 총회에서 '단체행동 잠정 중단'을 의결했다.

전공의와 학생들이 각자의 자리로 복귀한 뒤 1인 시위만 진행하는 방식을 유지하겠다는 계획이었다. 이와 함께 의협과 여당, 정부가 만든 합의안이 제대로 이행되는지를 감시하고 견제하는 데 집중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의사들의 법정 단체인 의협이 더불어민주당, 보건복지부와 합의한 상황에서 더는 단체행동의 명분을 챙기기 어렵다는 판단이 영향을 끼쳤다. 의대 증원, 공공의대 설립 등을 원점에서 재논의한다는 내용이 합의문에 반영된 사정도 고려됐다.

실제 박지현 대전협 비대위원장은 이날 내부 공지에서 "저희가 복귀 조건으로 외부로 공표한 것은 '철회 또는 원점 재논의의 명문화'"라며 "앞으로의 파업에서 무엇을 목표로 해야 할지 명분이 다소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대전협 비대위의 단체행동 잠정 중단 결정에 따라 7일 오전에 전공의들이 소속 병원에 복귀하는 안이 유력해졌다.

그러나 이런 소식이 알려지면서 대전협 비대위는 내부의 거센 반발에 부딪혔다.

일선 전공의와 의대생들이 '철회' 없이는 파업을 중단할 수 없다는 목소리를 냈다. 대의원이 아닌 전체 전공의의 의견을 듣는 "전체 투표를 해달라"는 요구가 나오기 시작했다.

의견이 분분해지자 결국 대전협 비대위는 왜 파업 유보라는 결정을 내릴 수밖에 없었는지를 소상히 설명하는 자리를 만들기로 하고 업무 복귀 시점을 미뤘다.

박 위원장은 "내일(7일)은 복귀하지 않고 현 상태를 유지한다"며 "7일 오후 1시 온라인으로 전체 전공의 대상 간담회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모든 전공의가 참여하도록 업무 복귀 시점은 월요일 이후로 재설정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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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 집단휴진으로 응급실 진료 지연
(서울=연합뉴스) 전공의 집단휴진 14일째인 9월 3일 서울의 한 대학병원 응급의료센터 입구에 '의료진 부족으로 인한 진료 지연' 안내 문구가 표시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 의대생협회 "국가고시 응시 만장일치 거부…투쟁 지속"

전국 의과대학생들은 의협과 여당, 정부의 '원점 재논의' 합의에도 불구하고 의사 국가고시 거부를 유지하기로 했다.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학생협회(의대협) 비상대책위원회는 전국 40개 의과대학 응시자대표회 의결에 따라 만장일치로 의사 국가시험을 치르지 않기로 했다.

애초 대전협 비대위가 단체행동을 잠정 유보하는 쪽으로 의견이 기울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의대생 역시 국시에 응시하지 않겠느냐는 기대가 커졌다.

그러나 의대협 비대위가 국시 거부 입장을 유지하기로 재확인하면서 올해 의료인력 수급에도 비상이 걸렸다.

연간 3천여명 수준인 신규 의사 배출이 중단되면 당장 수련병원의 인턴은 물론, 향후 공중보건의와 군의관 등의 모집에도 차질이 생길 수밖에 없다. 의대협에 따르면 시험을 봐야 하는 의대생의 90%가 응시 거부 의사를 밝힌 상황이다.

의사 국시 실기시험 재신청 마감은 이날 밤 12시까지다. 정부는 접수 기간을 더는 재연장하지 않겠다고 공표했다. 이날까지 재신청하지 않으면 시험을 치를 수 없게 된다.

복지부는 시험 준비 기간이 부족하다는 의협과 교수, 의료계 원로들의 건의를 수용해 일부 재신청자의 시험일정을 조정해준 상태다.

실기시험 첫 2주간인 이달 1∼18일 응시하는 재신청자는 11월 이후 시험을 칠 수 있도록 했다. 이러한 일정 조정에도 불구하고 의대생들이 마음을 돌려 국시에 응시할지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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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진 부족, 진료 지연' 종합병원 응급실
(서울=연합뉴스) 전공의 집단휴진 14일째인 9월 3일 서울의 한 대학병원 응급의료센터 입구에 '의료진 부족으로 인한 진료 지연' 안내 문구가 표시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jand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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