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주 로체스터에서 인종차별 항의 시위 도중 경찰이 쏜 최루탄에 시위대가 우산으로 맞서고 있다. 로체스터|AF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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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 위스콘신주 커노샤에 이어 뉴욕주 로체스터에서 인종차별 항의 시위가 격화하고 있다. 지난 3월 흑인 남성 대니얼 프루드(41)가 경찰이 체포하기 위해 씌운 복면에 의해 질식사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다.
현지 매체 데모크래트앤드크로니클에 따르면 5일(현지시간) 오후 1500여명이 로체스터 시청 주변에서 행진했다. 시위대는 불꽃놀이 폭죽을 터뜨리며 “정의가 없으면 평화도 없다”고 구호를 외쳤다. 경찰은 해산 명령을 따르지 않은 시위대를 향해 최루탄과 후추볼을 발사했다. 로레타 스콧 로체스터 시의회 의장은 “프루드의 죽음을 애도하고 실패한 시스템에 대한 책임을 묻기 위해 모였다”면서 폭력 행위는 자제하라고 말했다.
전날에도 2000여명이 거리로 나왔고, 경찰과 시위대가 대치하면서 한때 긴장이 고조됐다. 일부 시위대가 경찰을 향해 폭죽 등을 던져 경찰관 3명이 병원으로 이송됐다. 경찰도 시위대에 최루탄과 후추볼 등을 발사하고 최소 11명을 폭동과 불법 시위 등의 혐의로 체포했다고 AP통신이 전했다.
로체스터에선 지난 2일 프루드 가족이 기자회견을 열어 3월23일 경찰이 나체로 거리를 헤매는 프루드를 체포하는 과정에서 복면을 씌워 프루드가 질식사했다고 주장한 후로 시위가 격화했다. 프루드 가족에 따르면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프루드가 집을 나간 후 가족은 경찰에 프루드를 찾아달라고 신고했다. 프루드 가족이 공개한 영상을 보면 경찰은 프루드에 수갑과 얼굴덮개(스핏후드·spit hood)를 씌우고, 바닥에 엎드린 프루드의 등을 무릎으로 눌렀다. 조지 플로이드 사건과 유사한 장면에 로체스터를 비롯해 뉴욕시 맨해튼 등지에서도 시위가 거세졌다.
앞서 경찰 내사과는 지난 4월 사건에 연루된 경찰관들이 당시 상황에 훈련받은 대로 적절하게 대처했다고 결론내렸다. 하지만 러블리 워런 로체스터 시장은 지난 3일 기자회견에서 관련 경관 7명의 정직 처분을 발표하면서 프루드의 사망은 조직적인 인종차별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러티샤 제임스 뉴욕주 검찰총장은 5일 “프루드의 가족과 로체스터의 지역 사회는 이번 사건으로 엄청난 고통과 괴로움을 겪었다”며 “대배심을 소집해 철저한 조사가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대배심은 일반 시민이 재판에 배심원으로 참여해 기소 여부를 심사할 수 있는 배심제도의 한 형태다. 형사사법제도 개혁 요구가 커지는 와중에 개별 경찰관에 대한 형사기소가 이뤄질지 주목된다고 워싱턴포스트는 전했다.
김향미 기자 sokh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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