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 DB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전 국민을 대상으로 재난지원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해온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6일 “분열에 따른 갈등과 혼란, 배제에 의한 소외감, 문재인 정부와 더불어민주당, 나아가 국가와 공동체에 대한 원망과 배신감이 불길처럼 퍼져가는 것이 제 눈에 뚜렷이 보인다”며 정부·여당의 선별지원이 가져올 부정적인 결과를 우려했다.
이 지사는 이날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미안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에서 이 같이 말하며 “적폐세력과 악성 보수언론이 장막 뒤에서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권토중래(捲土重來·어떤 일에 실패한 뒤 다시 힘을 쌓아 일에 재차 착수하는 일)를 노리는 것도 느껴진다”고 지적했다.
이 지사는 ‘백성은 가난에 분노하기보다는 불공정한 것에 분노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는 불환빈 환불균(不患貧 患不均)을 언급했다. 그는 “2400년 전 중국의 맹자도, 250년 전 조선왕조시대에 다산도 ‘백성은 가난보다도 불공정에 분노하니 정치에선 가난보다 불공정을 더 걱정하라’고 가르쳤다”고 말했다.
이어 “하물며 국민이 주인이라는 민주공화국에서 모두가 어렵고 불안한 위기에 대리인에 의해 강제당한 차별이 가져올 후폭풍이 너무 두렵다”며 “어쩔 수 없이 선별지원하게 되더라도 세심하고 명확한 기준에 의한 엄밀한 심사로 불만과 갈등, 연대성의 훼손이 최소화되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밝혔다.
또 이 지사는 “젊은 남편이 너무 살기 힘들어 아내와 함께 결혼반지를 팔고 돌아와, 반대쪽으로 몸을 돌리고 밤새 하염없이 우는 아내의 어깨를 싸안고 같이 울었다는 글을 봤다”며 “그러나 이 젊은 부부와 같이 갑자기 사정이 나빠진 사람은 이번 지원의 대상이 못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 젊은 부부에게 지금은 하나마나한 얘기겠지만 ‘그래도 내일은 해가 다시 뜬다’는 말씀을 꼭 드리고 싶다”며 “저도 잠이 안 온다. 미안하다”고 사과했다.
앞서 이 지사는 전 국민을 대상으로 1인당 30만원씩 2차 재난지원금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정부·여당은 선별지원 방식으로 가닥을 잡았다. 그러자 그는 1인당 10만원씩이라도 지역화폐로 지급하자는 등 절충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 다음은 이 지사 페이스북 전문
<미안합니다.>
젊은 남편이 너무 살기 힘들어 아내와 함께 결혼반지를 팔고 돌아와, 반대쪽으로 몸을 돌리고 밤새 하염없이 우는 아내의 어깨를 싸안고 같이 울었다는 글을 보았습니다. 짧은 글을 읽는 동안 어느새 제 눈에서도 눈물이 나네요.
그러나 이 젊은 부부와 같이 갑자기 사정이 나빠진 사람은 이번 지원의 대상이 못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분열에 따른 갈등과 혼란, 배제에 의한 소외감, 문재인정부와 민주당, 나아가 국가와 공동체에 대한 원망과 배신감이 불길처럼 퍼져가는 것이 제 눈에 뚜렷이 보입니다. 적폐세력과 악성 보수언론이 장막뒤에서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권토중래를 노리는 것도 느껴집니다.
“불환빈 환불균”
2400 년전 중국의 맹자도, 250년전 조선왕조시대에 다산도 ‘백성은 가난보다도 불공정에 분노하니 정치에선 가난보다 불공정을 더 걱정하라’고 가르쳤습니다. 하물며, 국민이 주인이라는 민주공화국에서 모두가 어렵고 불안한 위기에 대리인에 의해 강제당한 차별이 가져올 후폭풍이 너무 두렵습니다.
어쩔수 없이 선별지원하게 되더라도 세심하고 명확한 기준에 의한 엄밀한 심사로 불만과 갈등, 연대성의 훼손이 최소화 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결혼반지를 팔고 밤새 울었다는 그 젊은 부부에게 지금은 하나 마나 한 얘기겠지만 ‘그래도 내일은 해가 다시 뜬다’는 말씀을 꼭 드리고 싶습니다. 저도 잠이 안 오네요. 미안합니다...
윤우열 동아닷컴 기자 cloudancer@donga.com
ⓒ 동아일보 & donga.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