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경기도지사가 6일 정치권의 ‘재난지원금 지급 대상’ 문제를 놓고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에 원망·배신감이 불길처럼 퍼져가는 것이 뚜렷히 보인다”고 비판했다. 이 지사는 최근까지 전 국민 대상 재난지원금 지급을 주장해왔다.
이 지사는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사과문’을 올렸다. 이 지사는 “젊은 남편이 너무 살기 힘들어 아내와 함께 결혼반지를 팔고 돌아와, 반대쪽으로 몸을 돌리고 밤새 하염없이 우는 아내의 어깨를 싸안고 같이 울었다는 글을 봤다. 짧은 글을 읽는 동안 어느새 제 눈에서도 눈물이 난다”면서 “그러나 이 젊은 부부와 같이 갑자기 사정이 나빠진 사람은 이번 지원의 대상이 못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이어 “분열에 따른 갈등과 혼란, 배제에 의한 소외감,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 나아가 국가와 공동체에 대한 대한 원망과 배신감이 불길처럼 퍼져가는 것이 제 눈에 뚜렷히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 지사는 “적폐세력과 악성 보수언론이 장막뒤에서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권토중래를 노리는 것도 느껴진다”고 덧붙였다.
그는 ‘환불균 불환빈’(患不均 不患貧, 백성은 가난이 아니라 불공정한 것에 분노한다는 뜻)이라는 논어 구절을 인용하면서 “2400년전 중국의 맹자도, 250년전 조선왕조시대에 다산도 ‘백성은 가난보다도 불공정에 분노하니 정치에선 가난보다 불공정을 더 걱정하라’고 가르쳤다”며 “하물며, 국민이 주인이라는 민주공화국에서 모두가 어렵고 불안한 위기에 대리인에 의해 강제당한 차별이 가져올 후폭풍이 너무 두렵다”고 비판했다.
이 지사는 “어쩔 수 없이 선별 지원하게 되더라도 세심하고 명확한 기준에 의한 엄밀한 심사로 불만과 갈등, 연대성의 훼손이 최소화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촉구했다.
그는 “결혼반지를 팔고 밤새 울었다는 그 젊은 부부에게 지금은 하나마나한 얘기겠지만 ‘그래도 내일은 해가 다시 뜬다’는 말씀을 꼭 드리고 싶다”며 “저도 잠이 안 온다”고 토로했다.
앞서 이 지사는 전날 <홍남기 부총리님께 드리는 마지막 호소>라는 SNS 글을 올려 “당정에서 2차 재난지원과 관련해 8조~10조원을 선별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한다는 보도가 있는데, 국민 1인당 10만원씩 3개월 시한부 지역화폐로 지급해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국민 1인당 30만원씩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정치권 내에서 ‘선별 지급’ 쪽 의견이 강하게 나오자 절충안을 제시한 것이다.
이 지사는 “어차피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위기는 장기화 될 것이고 지금의 경제 재정 정책으로는 코로나 극복 후에도 기술혁명에 따른 디지털화와 노동소멸, 소득의 극단적 양극화와 소비수요 절벽에 따른 경제침체는 계속될 것이니, 뉴노멀(새 일상)에 맞는 질적으로 새로운 정책을 미리 고민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지난달 20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경기도청에서 코로나19 수도권 대유행에 따른 대도민 호소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경기사진공동취재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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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홍두 기자 ph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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