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 “큰 사회적 비용 감내하며 내린 어려운 결정”
피해 입은 소상공인 등에 재난지원금 지급 검토
지난 4일 서울시내 한 전통시장을 찾은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뉴스1 |
정부가 오는 6일 종료 예정이었던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조치를 1주일 더 연장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다음 주에도 수도권 내 일반 음식점, 제과점 등은 오후 9시부터 매장 내 영업을 할 수 없고 프렌차이즈 커피점과 제과점, 빙수점도 포장 배달만 허용된다. 헬스장, 당구장 같은 실내체육시설도 운영이 중단되고 학원도 비대면 수업만 할 수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우려에 “가급적 집에 머물라”는 정부의 방침도 계속된다.
◆거리두기 연장에 실망한 소상공인들…코로나19 재확산으로 매출 30% 감소
4일 정부의 이 같은 거리두기 연장 발표 이후 가장 먼저 실망감을 전한 건 ‘소상공인’들이었다. 영업 규제와 사람들의 외출 자제 등에 따른 매출 급감이 다음 주에도 계속 이어질 것이란 걱정에서다. 소상공인연합회는 논평을 통해 “또다시 연장된 수도권 사회두기 2.5단계 조치에 아쉬움을 표한다”며 “영업중지, 영업단축, 매장 내 판매금지 등 직접 영향을 받는 수도권 50여만개 업체에 대한 특별 직접 지원 방안을 국회와 정부가 수립해 줄 것을 촉구한다”고 호소했다.
상당수 소상공인들은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라 매출이 전월 대비 30%가량 급감했다고 토로했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1일까지 도소매·음식·숙박·기타서비스업 소상공인 사업장 500곳을 대상으로 한 인식 조사 결과 소상공인 56.2%가 7월 매출액 대비 지난달 15일 이후 매출액이 30%이상 감소했다고 답했다. 소상공인 4%는 폐업 후 임금 근로까지 희망한다고 했다.
실제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기간 동안 소상공인 매장의 카드 결제 정보에서는 매출 감소 추세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전국 65만 소상공인 카드 결제 정보를 관리하는 ‘한국신용데이터’에 따르면 거리두기가 강화된 지난달 마지막 주(8월 24일~30일) 서울 지역 소상공인 사업장 평균 매출은 지난해 대비 68%를 기록했다. 경기 지역의 경우 지난해 대비 75%, 인천 지역은 78%로 수도권에서만 30% 내외의 카드 매출 감소가 확인됐다.
박능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1차장(보건복지부 장관)이 4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합동브리핑실에서 수도권의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 관련 발표를 하고 있다. 뉴시스 |
◆정부 “일상생활 집단감염 잇따라 연장 불가피…피해 업종 지원방안 논의 중”
방역당국은 지난달 27일 400명대로 치솟았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최근 100명대를 유지하며 대규모 유행은 막았다고 판단하고 있지만 확진자 수가 언제든 급격하게 늘 수 있음을 경계하고 있다. 특히 감염 경로를 모르는 이른바 ‘깜깜이 환자’ 비율이 20%대까지 높아진 상황에서 다양한 생활시설의 확진 사례가 나오고 있는 만큼 방역망을 풀 수 없다는 지적이다.
박능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1차장(보건복지부 장관)은 “음식점, 카페, 실내체육시설, 소모임 등 일상생활과 밀접한 곳곳에서 집단감염이 연쇄적으로 발생하는 등 방역망 통제력이 약해져 있는 상황”이라며 “이번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연장) 조치는 방역적으로 필요하지만 큰 사회적 비용을 감내하면서 선택한 어려운 결정이었다”고 했다.
정부는 2차 긴급재난지원금을 코로나19 피해를 입은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선별 지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은 KBS ‘김경래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2차 재난지원금은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피해를 본 계층을 중심으로 선별 지원할 방침”이라며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는 매출기준을 (2차 재난지원급 지급의) 기본 지표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당정은 지난 3일 비공개 협의를 통해 노래방과 PC방, 카페, 음식점 등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로 직접적인 업종에 휴업보상비 명목으로 100만원을 주는 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지난 1일 오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집단감염이 발생한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인근 거리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뉴스1 |
◆소상공인 “휴업보상비 100만원?…실질적 피해 고려해 300만원 수준까지 높여야”
소상공인들은 사회적 거리두기 연장에 따라 정부가 언급한 휴업보상비 100만원은 다소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소상공인연합회 측은 “100만원의 지원금은 해당 업종의 실질적 피해 금액에 미치지 못해 아쉽다”며 “향후 국회 심의 과정에서 여야가 초당적으로 협의해 이번에 논의된 업종에 대한 지원 금액 향상뿐 아니라 전체 소상공인 업종에 대한 직접 지원까지 대폭 확대하는 방안을 폭넓게 논의, 의결하여 코로나 19사태로 인한 소상공인들의 고통이 조금이나마 경감되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매출 감소를 기준으로 하겠다는 정부 입장에 대해서도 “소상공인의 소득증빙이 복잡하고, 작년까지의 매출 실적은 현재와는 무관한 상황이 벌어진다”며 “많은 소상공인들이 직접 지원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점을 감안하여 매출과는 관계없이 소상공인 생존자금을 현실적으로 300만원 수준까지 높여 지급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안승진 기자 prodo@segye.com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