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경기도시가 금액을 줄여서라도 2차 재난지원금을 전국민에게 지급하는 '절충 방안'을 검토해달라고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호소했다.
이 지사는 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2차 재난지원과 관련해 8조~10조원을 선별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한다는 보도가 있었는데 지원총액은 이미 결정했으니 그 범위에서 지원방식이 어떠하든 재정건정성과 관련없음이 분명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선별지원은 나름의 장점은 있지만 위기극복에 가장 중요한 연대감을 훼손하고 갈등을 유발하며, 민주당과 문재인 정부에 심각한 부담을 줄 것임이 여론에서 드러나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 지사는 "준비된 재난지원금이 8조원이라면 국민 1인당 10만원씩 3개월 시한부 지역화폐 지급으로 가계지원, 자영업 매출증대, 기업생산증가, 국민연대감 제고 효과를 보고 나머지는 선별 핀셋지원하자"고 제안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로 인한 미증유의 재난은 장기화될 것이고 3차, 4차 재난지원은 피할 수 없으니 차제에 보편지원을 하되 내년 소득세 정산시 일정기준 고소득자는 감면세액에서 환수하는 방법까지 미리 검토하기를 제안한다"고 밝혔다.
더불어 일각에서 보편지급을 주장해온 이 지사가 선별지급에 따르자 '소신을 꺾었다'고 보도된 것에 대해 "결정 후 정책이 잘 집행되도록 당과 정부의 일원으로 수용하고 따르는 것이지 소신엔 변함이 없다"고 했다.
②재난지원금, 이번엔 피해업종만 지급…9조규모 추경 15일 국회 제출
정부가 이르면 오는 15일 약 9조원 규모의 4차 추가경정예산안(추경안)의 국회에 제출한다. 추석 연휴 전 2차 재난지원금(지원금) 지급에 머리를 맞댄 결과다. 코로나19(COVID-19) 재확산세로 인한 민생경제 충격을 최우선 고려했다.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등 코로나19 피해가 극심하거나 취약한 곳에 맞춤형으로 ‘집중 지원’하기로 가닥을 잡았다. 소득 기준으로 차등 지급하는 기존의 ‘선별 지급’에서 벗어난 새로운 방식이다.
당정은 소상공인이나 자영업자, 폐업 후 재기를 노리는 상인 등 코로나19로 인한 극심한 피해를 겪는 업종이나 직종을 ‘집중 지원’하기로 잠정 결정했다.
소득 기준에 따라 일괄적으로 지급 대상과 규모를 결정하는 ‘선별 지급’ 방식과 구별된다. 전국민을 대상으로 했던 1차 지원금과도 다르다. 1차 지원금은 △1인 가구 40만원 △2인 가구 60만원 △3인가구는 80만원 △4인가구 이상은 100만원 식으로 전국민에게 지급됐다.
당정이 ‘집중 지원’으로 뜻을 모은 데에는 이번 추경 재원을 사실상 전액 국채로 마련해야 하는 점도 고려했다. 올해 3차례 추경에서 강도 높은 지출 구조조정을 한 결과 국채 발행 외에는 ‘돈 나올 곳’이 없는 상황이다. 1차 지원금을 위한 2차 추경 편성 당시 정부는 3조4000억원의 국채발행 외에도 지출 구조조정 등으로 8조8000억원을 조달했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소득을 기준으로 ‘선별 지급’한다기보다는 피해를 많이 본 곳을 중심으로 지원금이 제대로 지급되는 방식으로 논의했다”며 “추석 전 지급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③홍남기·이재명 '재난지원금 논쟁'…이낙연이 소환되는 이유
(수원=뉴스1) 조태형 기자 =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오른쪽)가 30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경기도청에서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20.7.30/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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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의 차기 대권주자로 꼽히는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뚜렷한 정책 노선의 차이를 보이면서 '대선 전초전' 성격을 이어가고 있다. 차기 대권 경쟁은 이르면 연말부터 본격화될 전망이다.
3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지사는 연일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겨냥한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2차 긴급재난지원금을 둘러싼 두 사람의 입장 차이는 분명하다. 이 지사는 재난지원금의 보편적 지급, 나아가 기본소득 지급까지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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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부총리를 가운데 둔 李 vs 李 '대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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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재정당국을 이끌고 있는 홍 부총리는 재난지원금 지급에 신중하다. 지급하더라도 선별적으로 지급해야 한다고 본다. 국무위원인 홍 부총리가 여당 소속 광역단체장인 이 지사에게 "책임감이 없다"고 언급한 것도 이례적이다.
이 지사와 홍 부총리의 논쟁은 결과적으로 대리전 양상까지 띤다. 홍 부총리의 입장은 이 대표와 유사하다. 이 대표는 당대표를 맡기 전부터 재난지원금의 선별지급을 주장했다. 지난달 29일 당대표가 된 이후에도 소신을 유지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이낙연(선별지급) VS 이재명(보편지급)'이라는 대권주자들의 정책 노선 차이가 이 지사와 홍 부총리의 논쟁으로 가시화됐다. 홍 부총리는 이 대표가 국무총리 시절 국무조정실장으로 호흡을 맞추기도 했다.
재난지원금은 현재로선 집권여당의 당대표인 이 대표와 재정당국의 수장인 홍 부총리의 뜻대로 관철될 가능성이 크다. 정부와 여당은 이날 저녁 열릴 고위당정청 회의에서 재난지원금 지급방식에 대해 논의한다.
(서울=뉴스1) 박세연 기자 =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2020.9.2/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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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흙수저 논쟁'때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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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표와 이 지사의 '다른 목소리'가 불거지기 시작한 건 지난 7월부터다. 대법원이 이 지사의 선거법 위반혐의를 무죄로 판결하면서 이 지사의 정치적 보폭은 더 넓어졌다. 이 지사의 대선주자 선호도 역시 그때부터 급상승세다.
이 지사는 대법원 판결이 나온 직후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엘리트와 흙수저' 구도를 만들었다.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도지사, 국무총리 등을 지낸 이 대표를 엘리트로, 본인을 인권운동가 출신의 흙수저로 표현한 것이다.
이 대표 역시 언론 인터뷰 등에서 "저도 가난한 농부의 7남매 중 장남으로 자랐다"며 '엘리트와 흙수저' 구도에 불편한 기색을 보였다. 이 대표는 내년 4월 서울시장 무공천을 주장하는 이 지사에게 다소 성급한 결정이라는 입장을 내비치기도 했다.
이 대표가 집권여당의 당대표로 올라서면서 당분간은 정국과 이슈의 주도권이 이 대표에게 넘어갈 전망이다. 이 대표는 대선 1년 전인 내년 3월까지만 당대표를 맡을 것으로 보인다. 차기 대선 캠프는 올해 말부터 꾸려질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수원=뉴스1) 조태형 기자 =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21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경기도청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상급종합병원장 간담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0.8.21/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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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수 기자 gustn99@mt.co.kr, 이원광 기자 demia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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