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쿠르디 사건 이후 난민 지원 캠페인…임시 거처 제공하기로
"사람들 설교하고 싶지 않아…옳다고 생각하는 일 하는 것"
잉글랜드 국가대표 출신 축구스타 게리 리네커 [EPA=연합뉴스] |
(런던=연합뉴스) 박대한 특파원 = 잉글랜드 국가대표 축구선수 출신으로 BBC 축구 프로그램 사회자로 유명한 게리 리네커가 자신의 집에 난민을 받아들이기로 해 화제가 되고 있다.
리네커는 3일(현지시간) 일간 데일리 미러와의 인터뷰에서 자선단체 '난민을 집에'(Refugees at Home)가 운영하는 프로그램에 신청했다고 밝혔다.
이 단체는 영국 내 2천250명 이상의 난민 및 망명 신청자가 임시 거처를 찾는 것을 도와준다.
앞으로 인터뷰와 자택 방문 등의 과정을 거쳐 승인을 받으면 리네커의 집에서 난민이 당분간 머무르게 된다.
리네커의 집은 런던 교외 서리주의 저택이다.
낯선 이들을 집에 받아들이는 것에 대한 불안함은 없을까.
리네커는 "전혀 문제없다. 나는 최근 수년간 축구 프로그램을 통해 수많은 난민 청소년들과 연결돼 왔다"면서 "그들은 정말로 멋진 친구들이며, 그들이 받는 도움에 감사할 줄 아는 이들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나의 4명의 자녀는 모두 20대(로 출가했다)"라며 "그래서 집에 빈방이 많아서 일시적으로 그들을 도울 수 있을 것 같다. 왜 안 되겠는가"라고 밝혔다.
리네커는 "나는 집에 젊은이(자녀)들이 있는데 익숙하다"면서 "그들(난민)이 내 아이들보다 훨씬 잘 행동하리라는 것을 안다"고 말했다.
그는 즉흥적인 결정이 아니라 최근에 계속해서 이와 같은 일을 생각해왔다고 설명했다.
리네커는 2015년 전 세계인들의 마음을 아프게 했던 아일란 쿠르디 사건 이후 난민 문제에 관심을 기울여왔다.
당시 세 살에 불과했던 시리아 꼬마 난민 쿠르디는 난민 사태가 정점이던 2015년 9월 터키 남서부 보드룸의 해안에서 엎드려 숨진 채 발견됐다.
최근 영불해협을 통해 밀입국하려다 사망한 수단 출신 난민 소식은 그의 결심을 굳게 했다.
스카이 뉴스에 따르면 이날 소형 선박 등을 통해 영불해협을 건너 영국에 밀입국을 시도한 이는 409명으로 일일 기준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올해까지 밀입국에 성공한 이는 5천600명에 달하는 등 최근 들어 영국으로 건너오는 난민들이 급증하고 있다.
리네커는 전형적으로 영국적인 것들이 역사적으로 보면 해외에서 건너왔으며, 많은 영국인이 과거 난민의 후손이라고 지적했다.
리네커는 "그들은 이 나라를 위해 많은 것을 했고 지금도 일자리 측면에서 그렇다"면서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 기간에도 그들이 국민보건서비스(NHS)와 돌봄 노동자, 필수인력 등으로 일하는 것을 봐 왔다"고 말했다.
영불해협을 통해 밀입국하려다가 적발된 난민들 [EPA=연합뉴스] |
일부에서는 자신이 축구 외에 관심을 갖고 활동하는 것을 불편해하는 이들이 있는 것을 알고 있다고 리네커는 전했다.
리네커는 난민 지원 활동 외에도 브렉시트(Brexit)와 관련해 제2 국민투표를 주장하는 캠페인을 벌이는 등 사회 현안에 대해 목소리를 높여왔다.
이로 인해 반대 측 지지자로부터 "좌파 연기자"라는 말을 듣기도 했다.
그는 난민을 자신의 집에 받아들이기로 한 결정이 온라인에서 많은 비난의 대상이 될 수도 있다고 인정했다.
리네커는 그러나 "올바른 편에 서는 일에 관한 것이다"라면서 "사람들에게 무엇을 해야 할지 말하거나 설교하고 싶지 않다. 옳다고 믿는 일에 집중하는 것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소셜미디어 등에서 나오는 자신에 대한 비난이나 욕설 등은 개의치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사람들은 나를 모른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면서 "(실제로) 거리에서 (비난하는 이들을) 만나지 못했다. 사람들은 모두 친절하다"고 전했다.
pdhis9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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