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김병문 기자 =된장. 2019.10.31. dadazon@newsis.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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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된장·고추장은 국내로 들어올 수 있을까. 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힘을 주고 있는 '작은 교역'의 성과에 달렸다. 술 물물교환이 무산된 상황에서 통일부는 신중하게 사업을 계속 추진하고 있다.
2일 정부에 따르면 통일부는 우리 기업과 북측 기업 간 물물교환의 승인 여부를 지속 검토하고 있다. 물물교환 후보 품목에는 북측의 된장·고추장·간장 등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의 설탕과 북한의 술을 교환하는 거래가 사실상 어려워진 탓이다. 당초 우리 기업 남북경총통일농사협동조합의 설탕 167톤과 북측 개성고려인삼무역회사의 술 35종을 맞바꾸는 1억5000만원 어치 물물교환 계약이 체결됐었다. '설탕-술 물물교환'이 플랜A였던 것이다.
통일부는 이 거래의 진행 여부를 검토하다가 북측 개성고려인삼무역회사가 유엔 제재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을 포착하고 승인을 하지 않았다. 이 과정에서 통일부가 유엔 제재 리스트를 확인하지 않고 무리하게 사업을 추진한 것 아니냐는 비판도 들었다.
통일부는 다른 물품에 눈길을 돌리고 있다. 이인영 장관은 지난달 25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 "꼭 (북측의) 술만 (물물교환 대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게 아니다. 여러가지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리고 이런 대안 모색의 연장선에서 북측의 된장·고추장·간장 등이 거론되고 있는 것이다. 남북경총통일농사협동조합의 박종필 부회장은 지난달 "1차가 술이고, 2차는 된장·간장 등"이라고 설명했다.
된장 등을 취급하는 북측 기업의 경우, 현재까지는 국제 제재와 거리가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통일부 관계자는 "현재 검토 중인 거래 품목 중에서 국제 제재에 저촉되는 북측 기업의 제품은 없는 것으로 안다"며 "개성고려인삼무역회사만 제재 가능성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통일부는 일단 신중하다. '설탕-술 물물교환'이 무산된 상황에서, '플랜B'까지 뒤집어질 경우 그 타격이 클 것이기 때문이다. 이 장관이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1단계 격으로 힘있게 추진해온 '작은 교역' 구상 자체가 흔들릴 계기가 될 수 있다. 확실하게 거래가 성립될 상황까지 기다릴 게 유력하다.
미국 국무부가 '북한 탄도미사일 조달 관련 권고안'을 내며 북측의 제재 회피기법 등에 말려들지 말 것을 강조한 시점이기도 하다. 미 국무부는 "미사일 관련 기술과 장비 획득을 위한 북한의 노력에 경계를 늦추지 말고, 무심코라도 이 기술 조달에 방조하지 않도록 미국과 유엔 당국의 제재에 유의할 것을 촉구한다"고 설명했다.
북측이 우리 정부와의 교류에 큰 신경을 못쓰고 있는 상황 역시 변수다. 이 장관도 꾸준히 남북 당국 간 대화가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다는 메시지를 내는 중이다. 정부 관계자는 "코로나19(COVID-19)로 인해 북측이 교류·협력을 더 꺼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경민 기자 brow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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